이번 달에는 유전자 변형체(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GMO라는 용어는 바이러스, 박테리아, 동물, 식물을 모두 포함하는 유전자 변형 유기체(생물체; Organisms)를 말합니다. 최근에 안정성에 대해 많이 논란이 되고 있는 유전자 변형 작물을 말할때는 GMP 또는 GMC(Genetically Modified Plants or Crops)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GMO의 시작
인류가 최초로 만든 GMO는 의약물질을 생산하는 미생물이었는데, 인슐린 대량 생산을 위해 인슐린 유전자를 미생물에 삽입하고 발현시켜 생산했던 것을 시작으로, 미생물뿐만 아니라 동식물의 배양세포를 이용해 여러 가지 백신이나, 호르몬, 항체 등 다양한 단백질이 의학용으로 개발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희귀 질병 치료를 위한 유전자 테러피 기술까지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의학용으로 항체나 백신을 생산하고, 영양학이나 여러 산업 분야에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기 위해 다른 종류의 생명체로부터 유용한 유전자들을 (다른) 식물에 도입하여 유전자 변형 식물을 개발 및 사용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식량 생산 증대와 경제적으로 더 유용하고 품질이 우수한 식용 작물을 개발하고 대량 생산 함에 따라 긍정적인 측면을 넘어 부정적인 폐해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많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GMO 개발은 사람이 임의로 몇몇 생명체의 유전자를 조절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생명체 내에서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완전히 이해할 수도 없고, 또한 생명체의 유전자를 원하는 대로 잘 조절할 수도 없기 때문에 유럽의 그린피스나 다른 시민단체에서 GMO의 부작용이나 폐해 등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동시에 GMO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나, 적절한 대조 그룹를 포함시키지 않은 비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근거로 반대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GMO의 발전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대부분의 농작물은 육종 과정을 거치며 이미 유전적으로 변형이 되어 왔습니다. 또한 토종이라고 불리는 품종들도 박테이아나 바이러스에 의해 유전자들이 계속 조금씩 변형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육종 기술로만으로는 인류의 식량난 문제와 재배 환경으로 인한 제약, 맛과 영양 면에서 우수하고 병충해나 가뭄, 홍수 등에 강한 품종을 개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GMO의 원래 목적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여 인류에게 더 유익하고 우수한 작물을 더 쉽게 많이 생산할 수 있도록 생명공학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GMO의 순수한 목적과는 별개로, GMO 산물의 안정성을 검증하는 데 몇십 년에서 몇백 년이 걸리기 때문에 GMO 산물이 100% 안전하다고 단언할 수 없는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GMO의 안정성
GMO 연구의 초기에는 안정성 검사 및 규제가 미약하여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알레르기 테스트, 새로운 독성 물질 생성 유무, 다른 유용한 유전자들의 변형 여부 등 수많은 검사를 통과해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규제가 강화되어 단기적으로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현재 GMO 산물의 부작용은 자연적인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확률과 비슷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뉴스에 가끔 나오는 방사능에 오염된 농작물이나 부적절한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기형의 동식물보다 훨신 안전합니다.
하지만 생명과학자들이 생명체에서 일어나는 생화학적 반응을 완전히 알 수는 없기 때문에, 당장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부작용이 없다고 말할 수 있지만, 새로운 GMO 작물이 영원히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목적유전자를 실어 나르는 운반체는 게놈에 삽입된 이후 자연 돌연변이가 일어나듯이 세대가 거듭되면서 바깥으로 나가거나 다시 다른 장소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목적유전자의 발현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해 함께 삽입한 박테이라나 바이러스 등 외부 생명체(Organisms)에서 가져온 프로모터(promoter)는 그 주변의 유전자들을 예기치 않게 많이 발현시켜서 그 식물이 기대하지 않았던 좋은 물질을 생산할 수도 있고, 반대로 세대가 지나면서 엉뚱한 유전자를 발현시켜 세포나 조직의 생리적 불안정성을 야기시키고 유해한 물질을 만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GMO가 시판될 때 초기의 안정성 평가로 끝나는 것이 아나라,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그 안정성을 계속 추적 검사하는 장치와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GMO 제품 먹어도 된다
결론적으로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GMO 제품들은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드시면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세심한 안전장치를 만들고 주의를 한다고 해도 사람이 할 수 있는 한계가 있고, 생명체에서는 우리가 모르는 복잡한 반응들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이고 더 강화된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GMO 제품 개발자, 생산자, 시판자, 소비자, 시민단체 모두가 참여하여 장기적으로 GMO 작물을 분석하고 추적하는 기관과 제도를 만들어 우리가 식료품을 안심하고 사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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