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 캐롤라이나의 최고 명문이자 미국 동남부 지역의 최고 명문인 DUKE 대학교에 한국학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KOREAN LIFE는 한국학과가 생긴 역사에 대해 듣고 더 발전적인 아이디어를 나누기 위해 DUKE PASS(Program in Asian Security Studies)의 디렉터를 맡고 있는 Emerson S. Niou 교수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되었으며 그 내용을 간단히 요약 정리하여 싣는다.
먼저, Emerson S. Niou 교수는 대만 출신의 정치학 교수로서 텍사스 오스틴에서 박사과정을 할 때 그 학교에 유난히 한국 유학생들이 많아 한국인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도 문정인 교수와 정동영 의원 등 한국의 여러 정치, 경제계 인물들과 친분관계를 맺고 있다고 했다.
현재 Niou 교수는 PASS 프로그램 디렉터로서 매년 100명 이상의 방문학자(visiting scholar)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그 중에 한국에서 온 방문학자들도 35명 정도 된다고 한다. 그들이 Duke에 와서 머무는 동안 바쁜 일상 업무로부터 벗어나 아이들 등하교를 시켜주며 깊은 유대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아내와도 많은 시간을 보내며 가족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는 게 참 기쁘다고 했다.
PASS 프로그램에는 ‘코리아 포럼(Korea Forum)’이 2002년에 설립되어 법륜스님 등을 초청하여 오픈 포럼을 진행하기도 했는데, 현재는 별다른 활동이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Duke에 한국학과가 생기게 된 배경에 대해 질문해 보았다.
Niou 교수에 따르면, Duke 대학교의 최초의 유학생이 대만의 초대 총통인 장개석의 부인 송미령의 아버지였다고 한다. 그리고 장개석의 맏아들 장진구를 기념해 설립된 ‘장진구재단(Chiang Ching-kuo Foundation)’에서 중국에 대한 연구와 학술교류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 해외 대학에 기금을 지원하는데, Duke 대학에 60년간 해마다 6명의 교수를 채용할 수 있는 지원금을 주면서 1997년에 3명의 한국학과 교수를 채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덕분에 Duke에는 현재 매 학기 2과목의 한국학 관련 과목이 개설되어 학생들이 한국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고, 최근에는 한국 영화감독 초청행사 등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있다고 한다.
Niou 교수를 통해 새롭게 듣게 된 내용이 있었는데, 먼저 그가 한국학과 정교수 한 명을 더 채용하기 위해 한국국제교류재단(Korean Foundation)에 지원금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는 Duke에서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 관심을 한국 정부가 보여주지 않아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한다.
그 이후에 이 지역 한인 커뮤니티에서 한국어 코스를 열도록 $7,000을 모아서 보내 준 일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일회성 지원금은 한 학기 한국어 프로그램을 하고 나면 끝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으며, 장기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교수 한 명을 10년 정도 채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서 Niou 교수는 한국학과 외에는 현재 한국인 교수가 없는 실정이고, 한국학과에서 한국의 정치, 경제,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가르칠 교수들이 필요한데 그러려면 한국학과가 더 확대되어야 하고, 교수들을 장기적으로 채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더불어 Duke에는 각 학과에서 일정 금액의 지원금을 모으면 같은 금액의 기금을 지원해 주는 매칭(matching)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만약 가능하다면 한국의 기업들과 정부 기관들로부터 지원을 받고 Duke의 매칭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Korea Studies Center를 만들어 볼 수 있을 거라는 제안을 해 주었다.
안타깝게도 현재 Duke 대학 내부에서는 한국학과의 확장에 대해 거의 관심이 없지만, Korean Studies Center가 생기면 유학생, 대학원생, 방문학자들의 숫자가 점점 더 늘어날 것이고, 그러면 학교에서도 당연히 교수를 더 채용하는 등 학국학과 확장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동남부의 최고 명문인 Duke에 KOREA STUDIES CENTER가 설립된다면 이는 이 지역 한인사회는 물론, 미 전역의 한인사회와 한국에 있는 국민들에게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한국인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높여주며, 나아가 전 세계 한국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디딤돌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생겼다.
우리 캐롤라이나 지역 한인사회로부터 시작해 이 지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과 함께 KOREA STUDIES CENTER 설립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보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되리라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