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해설자의 말
서울 한복판 광화문 교보빌딩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마다 시 한 편을 선정해 시 한 구절을 크게 써서 내건다. 그것을 흔히 광화문 글판이라고 부른다. 오며가며 사람들은 시 구절을 읽으며 삶에 위안을 얻기도 하고 희망을 읽기도 한다.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광화문 글판에 소개된 시들은 모두 국민들이 애송하는 시가 되었다.
1991년 첫 광화문 글판이 시작되어 지금까지 모두 80여 개의 글이 걸렸는데 그 중에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 1위에 오른 작품이 바로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다. 어린이에서 어른에 이르기까지 ‘풀꽃’ 시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풀꽃’은 국민 애송시가 되었다. 이런 연유로 나태주 시인이 사는 공주에는 풀꽃문학관이 생겼고 풀꽃문학상도 제정되었다.
시 ‘풀꽃’은 짧고 간결하지만 사람살이의 깊은 지혜를 담고 있다. 이 시는 무엇이든 예쁘고 사랑스럽게 보려면 자세히 보고 오래 보라고 말한다. 그렇다. 미워하고 싫어하던 너도, 마음에 들지 않던 너도, 무심히 지나쳐버린 너도,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자세히 보면 예쁘고, 좀 더 기다려 주고 지켜보면 사랑스러운 법이다. 사람을 너무 빨리 판단할 일이 아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 어떤 사람이든 좋은 점과 장점이 있는 법이다. 가족이든 이웃이든 친구든 관심을 갖고 자세히 보라. 인내심을 갖고 오래 지켜보아라. 그러면 풀꽃처럼 모두 예쁘고 사랑스럽고 소중한 존재가 될 것이다. 들길에 핀 풀꽃 향기 같은 이 시 한 편을 모두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면 사람 사는 세상이 얼마나 따뜻하고 훈훈해질까.
이준관
시인, 아동문학가
1949년 전북 정읍에서 출생, 전주교대 및 고려대 교육대학원 졸업했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시가, 1974년 《심상》 신인상에 시가 당선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대한민국 문학상, 방정환 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김달진 문학상, 영랑시 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동시집으로 『씀바귀꽃』, 『우리나라 아이들이 좋아서』,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시집으로 『열 손가락에 달을 달고』, 『부엌의 불빛』, 장편동화『눈이 딱 마주쳤어요』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