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좌우하는 일
미국에서 매 10년마다 실시하는 인구조사가 이번 3월 중순부터 시작된다.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이번 인구조사 결과를 기초로 하여 향후 10년간 정부 정책과 예산을 계획하고, 매년 1조 5천억 달러가 넘는 예산을 누구를 위해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결정한다.
따라서 올해 실시되는 인구조사에 미국에 거주하는 모든 한인들의 대대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이번 인구조사에서 한인 인구가 얼마나 집계되느냐에 따라 향후 10년간 한인들을 위한 정부의 정책과 예산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 한 사람이 인구조사에 참여하거나 안 한다고 해서 나에게 무슨 혜택이나 불이익이 있겠나 생각할 수 있지만, 미국의 인구조사는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만약 한인 인구가 여행자까지 포함해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1조 5천억 달러 예산의 파이 중 더 많은 부분이 한인들에게 돌아온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이민국, 메디케어, 소셜 시큐리티 서비스 등 연방정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한국어 서비스가 더 늘어나게 되고, 한국어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한인 공무원 수요가 늘어나게 되며, 한인 커뮤니티센터, 한인 학교 등에도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는 또한 민간기업이나 각 대학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민주주의 시스템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 숫자이다. 미국에 중남미 사람들의 숫자가 많기 때문에 공공장소에 스페인어 안내문이 붙어 있고 스페인어 안내 방송이 나온다. 단지 그들의 숫자가 많기 때문에 한인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시민권자부터 유학생, 여행자, 서류미비자까지 모든 한인 대상
미국 인구조사와 관련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미국 인구조사 대상은 미국에 거주하는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를 비롯하여, 유학생, 주재원, J1비자, E2비자, B1/B2 방문자, 그리고 소위 불체라고 말하는 서류미비자 등 현재 미국에 살고 있는 모든 한인들이 전부 포함된다. 그들 모두가 미국에 살고 있는 동안 여러 가지 공공 시설과 학교 시설, 병원 및 사회복지 제도 등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이 있다. 미국 인구조사를 연방정부에서 수행하기 때문에 인구조사 결과가 연방정부의 정책과 예산에만 반영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미국 인구조사를 실시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은 것은 연방정부이지만, 이 데이터를 사용하는 기관과 조직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자.
- 주정부, 시티, 타운 등 지방정부
각 주정부와 지방정부들도 연방정부의 인구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어느 정도의 예산을 배정할지 결정한다. - 은행 등 금융기관
연방정부의 인구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인들을 위한 지점 설립, 한인 직원 배치 등 한인을 위한 서비스와 금융상품, 특별 프로그램 등을 개발한다. - 각종 봉사기관 및 자선단체
인구조사 데이터를 토대로 한인들을 위한 장학금, 문화 활동 지원금, 커뮤니티 지원금 등 각종 혜택을 마련한다.
미국 인구조사는 10년에 한번씩 실시하기 때문에 올해 2020년에 조사한 데이터를 2030년까지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올해 인구조사 결과가 앞으로 10년 동안 우리 한인들에게 주어지는 각종 혜택을 좌우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조사인만큼 가능한 한 모든 한인들이 이 조사에 최대한 많이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
인구조사 참여 방법
이처럼 중요한 인구조사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 인구조사 시기
이번 3월 중순에 각 가정에 인구조사 통지서가 우편으로 배달된다. 통지서에 인구조사 참여방법이 설명되어 있는데, 3월~4월에는 온라인, 전화, 우편을 통해 참여할 수 있고, 5월~7월에는 조사에서 누락된 각 가정을 방문하는 방문조사가 실시된다. - 한국어로 참여 가능
영어가 편하지 않는 분들은 한국어로 참여할 수 있다. - 참여하는 방법
인구조사 통지서를 받은 후 3월~4월 동안 온라인, 전화, 우편으로 자발적인 참여가 가능하며, 이 세 가지 방법은 모두 한국어로 참여할 수 있다. - 가정 방문조사
4월말까지 온라인, 전화, 우편 등으로 참여하지 않은 가정에 한하여 5월부터 7월까지 인구조사원이 각 가정을 직접 방문해 조사한다. - 서류미비자 등 신분이 불안한 분들은 걱정해야 하는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연방정부는 정확한 인구조사를 목적으로 인구조사에서 혹시라도 알게 되는 개인의 신분 문제를 법률적으로 철저하게 보호하여 어떤 기관에도 통보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 한국어 공식 사이트
인구조사 참여를 위한 한국어 공식 사이트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s://2020census.gov/ko.html
아시아인들의 권익 신장
미국 내에서 아시아인의 권익 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단체인 Asian and Pacific Islander American Vote 또한 한인들을 포함한 전체 아시아 및 태평양 제도 출신 미국 거주자들을 위한 인구조사 참여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 단체에서는 미국 전역에 걸쳐 한국어 등 각종 아시아어로 된 인구조사 신문광고와 온라인 광고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한국어 동영상은 유투브에서 볼 수 있다. 주소는 apia.vote/kor-census이다.
미국 연방정부의 1년 예산을 현재 환율로 따지면 한국 돈으로 1,800조원에 달하고, 주정부와 지방정부, 각종 기관 및 단체들까지 포함하면 매년 수천조원에 달한다. 앞으로 10년 동안 이 파이 중 얼마를 우리 한인들이 가져오는가를 결정하는 인구조사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우리 한인들 모두가 최대한 동참하여 우리 자신과 다음 세대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