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
건선이란 일반적으로 전신의 피부에 경계가 뚜렷하고 크기가 다양한 붉은색 구진이나 발진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이것은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로, 면역계가 피부 세포를 병원균으로 오해하여 피부 세포의 성장주기를 빠르게 하는 잘못된 신호를 내보낼 때 발생한다. 사실 난치성 질환 중에서 아토피성 피부염 다음으로 피부과에서 많은 환자를 접하는 질병이기도 하다. 그럼 이 난치성 피부 질환은 어느 정도까지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일까?
과도한 치료는 오히려 더 해롭다
다 나은 것 같은데 더 치료해야 하나? 치료해도 금방 재발하던데 과연 완치는 되는 것일까? 어느 정도까지 치료해야 완치된 거라고 할 수 있나? 이는 건선환자들이 가장 자주 묻는 질문들이다.
그런데 과도한 치료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오며 약을 중단한 후에 반동현상이 나타나 치료 전보다 증상이 훨씬 더 심해지고 넓게 퍼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일례로 4남매가 모두 건선환자인 가족이 있었다. 두 명은 공장에서 일을 했고 나머지 두 명은 농사를 지었다. 공장에서 일하던 두 명은 건선에 좋다는 약을 모두 써보고 적극적으로 치료했지만 심각한 건선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그런데 농사를 짓던 두 명은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았는데도 상태가 양호하였다.
이 4남매의 경우, 각자가 처한 환경적인 요소나 심리적인 스트레스 등이 건선의 예후나 치료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후 건선의 상태가 심각한 두 명은 건선치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비록 완치되지는 않았지만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개선되었다. 이런 사례는 매우 흔하고 일반적이다.
건선치료의 기준
미국의 유명한 피부과 전문잡지에 실린 논문에 건선치료의 기준에 대해 설명해 놓은 것이 있는데, 이 논문(Feldman SR et al., J Am Acad Dermatol, 2005, vol52, 140)에 따르면, “총체적인 치료를 하더라도 건선을 완치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피부증상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으로 치료의 성공여부를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는 피부를 치료하는 대다수 의사들의 생각과 일치한다.
따라서 가장 흔한 건선인 심상형(판상) 건선의 경우 보수적인 치료방법을 택하는 것이 좋으며 완치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 의사 입장에서는 환자의 보기 싫고 견디기 힘든 고통을 해소해 주는 정도의 치료가 적당하다고 판단한다.
다시 말해서 노출부위의 건선으로 인해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을 피할 수 있도록 피부증상을 제거해주거나, 가려움증이 심해 잠을 설치거나 발진과 통증으로 정상적인 일상 생활에 방해가 되는 경우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개선을 해주는 정도이다.
셀프 케어의 중요성
환자 입장에서는 완치가 잘되지 않는다고 해서 겁을 먹거나 자포자기 하지 말고 냉정하고 꾸준하게 건선을 관리하며 적극적인 셀프 케어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심리적 안정을 취하고 건선에 관한 기본상식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또한 건선을 유발하고 악화시키는 다음과 같은 환경요소를 파악해 이를 최대한 피하도록 한다.
- 각종감염(편도선염, 비염, 인후염등 호흡기 감염, 치주염 등)을 예방하고 즉시 치료해야 한다.
- 외상과 피부자극(자극적인 약물과 과도한 스크럽 등)을 피한다.
- 수면시간과 식사시간을 잘 지키며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들이고 금연과 금주를 실천한다. 가급적 밤 12시 전에 취침하여 질 좋은 수면을 유지하면 건강에 좋은 호르몬이 잘 분비되어 면역력을 높여준다.
- 정기적인 목욕을 하여 피부 청결을 유지하고, 촉촉한 오일이나 크림 등을 발라 피부 보습에 신경을 쓴다.
- 충분한 일광욕을 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독소가 포함된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도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
- 치료 시에는 전문가의 지도하에 건선치료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건선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