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고 즐길 수 있는 일
1997년도에 미국의 “Talent +”라는 회사에 인터뷰 교육을 받으러 간 적이 있다. 그 회사의 창립자인 윌리엄 홀(William E. Hall)은 ‘모든 사람이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다면 어떤 세상이 될까?’ 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고유함과 특별함이 있는데 그것을 발휘할 때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 비전이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고, 한편 설레기도 했다. ‘정말 그런 세상이 온다면 얼마나 멋질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교육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20년 넘게 조직의 인사 전문가로 경력을 쌓아오면서, 지금은 그 말이 더 강렬하게 와 닿는다. 인공지능과 함께 일하는 시대에는 그 어느 때보다 자기만의 ‘독특한’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 인간은 과소평가 되었다 』의 저자 제프 콜빈은 인간이 로봇과 인공지능보다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면 그 대결에서는 인간이 분명히 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제는 나만의 차별성이 깃든 강점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나의 강점 알기
자신의 강점을 아는 것과 그것을 활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강점을 아는 것은 강점 활용의 첫 번째 단계일 뿐, 자신의 강점을 의도적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강점 활용은 개인과 팀, 조직 차원까지 모두 가능하지만 먼저 개인 차원에서의 경험을 하나 공유하고자 한다.
코칭 고객 중에 상사와 상황에 대해서 끊임없이 불평하면서도 정작 자신에 대해서는 집중하기 어려운 임원이 있었다. 그의 얘기를 들어보면 힘든 상황이라는 것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나는 그에게 ‘상무님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 대신 ‘상무님은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당장 대답하기 어려워하여, 다음 미팅 전까지 자신의 강점을 생각해 문자를 보내기로 했다.
그분이 약속대로 문자를 보내오기는 했는데, 강점 대신 본인이 잘하는 일 3가지를 적어 보냈다. 나는 다시,“이런 일을 잘할 수 있게 하는 상무님의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요?” 라고 질문했다. 역시 답하기를 어려워 해서 결국 그분에게 강점 진단을 해보도록 제안했다. 강점 진단을 마치고 그분은 강점 진단 결과와 함께 “제 직업이 저한테 맞지 않나 봐요.”라고 소감을 보내왔다.
이는 강점 진단을 하고 나서 흔히하는 오해 중 하나이다. 또한 여러 조직에서 섣불리 강점 진단을 도입하지 못하는 이유일 수도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강점은 적성이 아니다. 현재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든 상관없이 나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내 강점을 발휘하는데 어떤 일이나 조직이 잘 맞을까?’라는 질문보다는 ‘지금 내 일에서 어떤 강점을 발휘하면 좋을까?’를 물어야 한다.
강점 활용하기
강점 진단 이후 그분은 자신을 더 잘 이해하는 한편, 현재 자신의 강점을 거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 주에 할 일들을 적고 그 업무에 활용할 강점들을 연결해 적어 보는 ‘주간 강점 활용 계획’을 매주 꾸준히 작성해 나갔다.
코칭이 끝날 무렵, 그분에게 강점을 활용해보니 어떠신지 물었더니 그분이 말했다. “나다움으로 무장하니 자신감은 올라가고 두려움은 작아지고, 긍정적인 행동을 많이 하게 되었다.” 즉, 자기 효능감과 에너지가 올라갔다는 것인데, 이는 많은 강점 활용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날마다 내 안의 강점스위치를 켜라
나 역시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주간 강점 활용 계획을 세운다. 이 시간은 내 내면의 강점 스위치를 켜고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다. 미래를 예측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나만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강화하며, 나다움을 지켜 나가는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안의 숨은 잠재력을 끊임없이 개발해 ‘베스트 원(The Best one)’이 되기보다는 ‘온리 원(Only One)’이 되기 위한 의식!
여러분은 자신을 강점을 끌어내기 위해 어떤 의식을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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