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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인간관계는 가려서 맺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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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근
한스컨설팅 대표
코칭경영원 파트너 코치
[email protected]

쓸데 없는 인연
불우(不遇)라는 말이 있다. 불우이웃, 불우한 삶 등에 쓰는 말이다. 아닐 ‘불’에 만날 ‘우’이니 만나지 못했다는 뜻이다. 기회를 만나지 못하고 때를 만나지 못해 불행한 삶을 살았다는 말이다. 그런데 만나지 못하는 것도 불행이지만 만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을 만나는 것 또한 불행이다.
대인관계하면 보통 모든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는 걸로 생각한다.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과 모두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가? 인생은 제한적이다. 제한된 사람들과 제한된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당연히 관계를 가려서 맺어야 한다. 쓸데없이 인연을 맺지 않아야 한다.

관계는 항상 현재진행형
예전에는 친했는데 지금은 소식이 끊기거나 만나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반대로 별 인연이 아닌 줄 알았는데 꾸준히 만남을 유지하는 사람이 있는가? 왜 그럴까?
관계는 늘 살아 움직인다. 예전에 친해도 지금은 만나지 않는 인연도 있고, 별 인연이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하는 인연도 있다.
모든 것에는 유통기간이 있다. 관계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았던 관계도 오랜 세월 관계를 맺지 않으면 퇴색하고, 별것 아니던 관계도 끊임없이 뭔가를 주고받으면 좋은 관계로 발전한다. 그런 면에서 관계는 늘 철저한 현재진행형이다.

인연은 자연스럽게
나는 자연스럽게 인연 맺는 것을 선호한다. 좋은 인연이면 계속 만나게 될 것이고, 인연이 아니면 노력해도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만나자마자 ‘형님’ ‘아우’ 하면서 친한 척 하는 사람을 경계한다. 사람들과 인연을 유지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
나는 오히려 인간관계를 심플하게 하고 싶다. 도의상, 의무적으로 만나는 것도 거부한다.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도 시간이 부족할 판에 무엇 때문에 만나기 싫은 사람을 만나며 시간을 낭비하는가?

의리상, 도리상의 만남
그런 면에서 임경선의『자유로울 것』에 나오는 한 대목이 마음에 와 닿는다. 그녀의 말이다.
“의리상, 도리상 시간을 내서 만나는 것은 싫다. 의리나 도리라는 건 대개 하고 싶지는 않지만 해야 할 때 쓰는 말 아닐까? 만나기는 싫지만 그 사람에게 만족을 주고, 명분을 살리기 위해 지어낸 게 아닐까?
인간관계에서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과거 오랜 기간 우정과 추억을 나눴던 사람일지라도 현재 그 사람과 인연이 없다면 사실 무용지물이다. 관계는 현재진행형이다. 늘 관계에 정성을 기울이는 사람만이 의미가 있다. 과거에 아무리 친했어도 현재 만나지 않고 인연을 이어가지 않는 사람은 과거의 사람으로 놔두는 것이 좋다. 책임감이나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어떤 면에서 과거의 인연은 과거의 인연으로 놔두는 것이 서로를 위해 좋을지도 모른다. 자칫하면 소중한 추억까지 손상될 수도 있다.”

진실은 진실된 사람에게만
법정 스님도 비슷한 말을 했다.
“만나는 사람들과 헤프게 인연을 맺는 것은 쓸데없는 낭비다. 잘못 인연을 맺으면 이로 인해 삶이 힘들어진다. 진실은 진실된 사람에게만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좋은 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아무에게나 진실을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대부분의 피해는 진실 없는 사람에게 진실을 쏟아 부은 결과다.”
여러분의 관계는 어떤가? 정답은 없지만 나는 관계에서도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싶다. 과거에는 친했지만 지금은 관계가 끝난 과거완료형, 과거에서 시작해 현재까지 진행되는 현재진행형, 지금 시작했지만 미래까지 갈 미래진행형, 아직 만나지는 못했지만 미래에 만나 인연을 맺게 될 미래형 등. 세상 모든 것이 변하듯 인간관계 또한 늘 자연스럽게 변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