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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공부하면 뭐가 달라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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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공부하면 뭐가 달라지는가?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코칭경영원 파트너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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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공부
평생 공부를 했다. 공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먹고 살기 위한 공부다. 공부만이 살 길이라는 절박함으로 대학을 가고 국비시험을 보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솔직히 재미도 없고 먹고 살기 위한 공부였다.
마흔 이후 지금까지는 완전 다르다. 내가 좋아서 하는 공부였다. MBA공부는 재미있었다. 공학박사 눈에 그건 신천지였다. 그 후에는 리더십센터라는 곳에서 경영을 하면서 리더십 공부를 열심히 했다. 조직을 이끌면서 배운 것을 적용하려고 했다. 교수를 하면서는 다양한 주제를 가르쳤다. 성공한 CEO들을 보면서 성공에 대해, 자기계발에 대해 공부하고 책을 쓰기 시작했다. 그 다음에는 책에 관련된 일을 했다.

공부해서 달라진 것
진짜 공부는 20년 전 SERI CEO에 책 소개를 하면서 시작한 것 같다. 그러다 DBR(동아 비즈니스 리뷰)에도 책 소개를 하게 됐고, 교보의 북멘토로 일을 하면서 책에 둘러싸여 일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변화하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공부로 인해 무엇이 달라졌을까?
첫째, 문장해독력이 좋아졌다. 일명 문해력이다. 글을 읽고 짧은 시간에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이다.
둘째, 어휘력이 늘어났다. 그 사람의 수준은 그 사람이 알고 있는 단어의 개수에 비례한다. 아는 단어가 500개인 사람과 5,000개인 사람은 보는 시야가 다르다. 500개인 사람이 평지에서 세상을 본다면 5,000개인 사람은 지상 10미터 위에서 세상을 보는 것과 같다.
셋째, 아이디어가 많아졌다. 책에서 배운 것은 하나하나의 점에 해당한다. 그런데 그런 점들이 어느 날부터 연결되는 걸 느낀다. 누가 무슨 얘기를 하면 그것에 대한 아이디어가 탁 떠오르고 그걸 얘기해주면 제법 영양가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
넷째, 코멘트하는 능력이 좋아졌다. 코멘트란 어떤 사안에 대한 나만의 의견이다. 코멘트하는 걸 보면 그 사람 수준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요” 정도의 코멘트를 하는데 그건 초딩들이나 하는 말이다. 코멘트 능력은 절대 공짜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섯째, 질문이 달라진다. 아는 것이 많아지면서 질문의 수준이 달라지는 걸 느낀다.
여섯째, 다양한 곳에 호기심이 생기고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책을 더 읽게 된다.
일곱째, 삶이 더 유연해지는 것을 느낀다. 예전에는 뭔가 걸리는 것이 많았다. 내 마음에 들지 않고 싫은 게 많았다. 그런데 점점 그런 것들의 숫자가 줄어든다.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다양한 시각으로 사물을 보게 된다. 쓸데없는 주장을 하거나 고집을 부리는 일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공자님이 학즉불고(學卽不固, 배우면 딱딱해지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셨던 것 같다.
머리도 좋아지는 것 같고 무엇보다 삶의 충만감이 높아진다. 지식이 지혜가 되고 그로 인해 경제적 풍요도 가져온다는 걸 느낀다. 한마디로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 같다. 이런 느낌은 참 설명하기 어렵다. 실제 책을 많이 읽고 공부를 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기분이다.

공부의 장점
<천년의 내공>이라는 책에 공부의 효용성을 잘 설명해주는 대목이 있어 여기에 인용한다.
“공부를 하면 어떤 효용성이 있을까? 일단 걱정이 사라진다. 미래를 볼 수 있고 거기에 대한 깨달음 덕분에 머리가 맑아진다. 반대로 공부를 하지 않으면 미래를 읽을 수 없고 두려움이 생긴다.
이와 관련된 말이 ‘지자불혹 인자불우 용자불구(知者不惑 仁者不憂 勇者不懼)’이다. 지혜로운 자는 미혹 당하지 않고, 어진 이는 근심하지 않고, 용감한 자는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풀어서 설명하면 어리석으면 사기를 당하기 쉽고, 그러면 자꾸 두려워진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으면 아무 준비 없이 은퇴를 앞둔 사람이 연상된다. 생전 부엌에 들어간 적이 없는 사람이 남의 얘기만 듣고 치킨집을 하다 말아먹는 그림이 그려진다.
공부의 또 다른 장점은 주제파악이다. 공부를 하면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사람들이 공부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학연후지부족 교연후지곤(學然後知不足 敎然後知困)’이 그런 말이다. 배우고 난 뒤 자신의 부족함을 알게 되고, 가르치고 나서야 어려움을 알게 된다는 말이다. 이것과 연결된 말이 ‘교학상장(敎學相長)’이다. 가르치는 것과 배우는 것은 서로를 자라게 한다는 뜻이다.

공부의 핵심은 자기성찰이다. 공부를 해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내가 뭐가 부족한지,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둘 사이에 어떤 갭이 있는지를 알고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 이게 공부의 목적이다.”
여러분은 현재 어떤 공부를 하고 있는가? 혹시 대학 졸업 후 ‘분서갱유’를 한 채 지금까지 살고 있는 건 아닌가? 여러분은 공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공부를 한다면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가? 공부의 결과물로 무엇을 기대하는가?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