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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지기 트럼프] 23. 언론의 여론조사 표본집단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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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지기 트럼프] 23. 언론의 여론조사 표본집단 조작

편집자주 – 트럼프 대통령을 ‘evil (악마)’ 또는 ‘idiot (멍청이)’이라는 프레임으로만 바라보면 한미간의 외교와 무역 문제는 물론, 북한 핵문제와 남북평화, 중국과의 무역 문제 등에 있어 국익에 큰 해가 된다는 판단 아래,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1월에 쓴 『트럼프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전문을 연재한다.

힐러리 50% vs 트럼프 38%
2016년 10월 23일, 선거가 보름 정도 남은 상황에서 ABC 방송과 <워싱턴 포스트>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힐러리가 트럼프를 12% 차로 이기고 있다는 것이었다. ABC는 “클린턴은 트럼프의 부정적 여론 상승으로 두 자리 수로 앞서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힐러리 50% 대 트럼프 38%로 힐러리가 트럼프를 이기고 있으며, 여론조사 이래 최대 격차라고 덧붙였다.
선거를 2주 앞둔 상황에서 이 여론조사 결과는 언론에 대서특필되었고, 주류 언론들과 힐러리 캠프는 이미 선거가 끝났다는 분위기였다.

그러자 트럼프는 언론들이 여론조사를 조작하여 부정선거를 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그 여론조사 결과를 믿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지금 이기고 있으며,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주류 언론들이 힐러리를 돕기 위해 여론조사 표본집단을 조작하고 있다는 주장은 이전부터 계속 제기되어 왔다. 그리고 그 방법도 구체적으로 알려졌는데, 한국의 선거에서도 여론조사 결과가 국민들에게 중요한 지표가 되는 만큼 이 문제에 대해 정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로이터 통신의 여론조사 조작
2016년 8월 1일, 여론조사 전문가 겸 정치평론가인 패트릭 캐덜(Patrick Caddell)은 <로이터 통신>이 힐러리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만들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 설명했다. 캐덜은 카터 대통령의 여론조사 담당이었으며, 그동안 주로 민주당 후보들을 위해 일해 온 인물이었다.

캐덜에 따르면, 로이터 통신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하자 로이터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과거 여론조사 결과 전체를 삭제하고 힐러리가 트럼프를 이기도록 숫자를 수정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여론조사 숫자를 조작하는 행위로, 여론조사 샘플이 매우 소수인 트래킹 여론조사에서 발생한다. 트래킹 여론조사(tracking poll)란 사람들을 여론조사 그룹에 속하게 한 후 후보에 대한 지지가 바뀌었는지 추적하는 여론조사 방법이다. 로이터 같은 언론사가 힐러리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해 발표한다는 것이 참으로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여론조사 표본집단 조작
그런데 ABC와 <워싱턴 포스트>의 여론조사가 조작이라는 증거를 확실하게 밝혀낸 곳이 있었다. <제로 해지(Zero Hedge)>라는 인터넷 언론은 “이것이 워싱턴 포스트가 힐러리가 트럼프를 12% 이기게 만든 여론조사 기법이다”라는 기사에서 ABC와 <워싱턴 포스트>의 여론조사 방법과 문제점을 상세하게 밝히고 있다.

“지난 수요일(2016년 10월 19일) 마지막 3차 토론회를 반영한 ABC와 워싱턴 포스트의 힐러리가 12%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쇼크를 받았을 것이다. 이 여론조사는 일요일 아침 토크쇼의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도록 오전 9시까지 금지령이 걸려 있었다. 물론 요즈음 로이터 등 많은 여론조사 경우에서 보듯이 ABC 여론조사에서도 12% 이면의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2016년 10월 20일부터 10월 22일에 걸쳐 874명을 상대로 영어와 스페인어로 유선전화 및 휴대폰으로 이루어졌다. 오차범위는 3.5%다. 지지정당 분포는 민주당 36%, 공화당 27%, 무소속 31%다.
우리가 로이터의 여론조사 조작 때 여러 차례 지적했듯이, ABC 여론조사팀의 주장과 달리 퓨 연구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1992년 이래 표본집단에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지지자보다 9%나 많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중남미계를 표본에 많이 넣을 것”
같은 날 <제로 해지>는 “포데스타의 새 이메일은 과대표본에 의해 여론을 조작하는 방법을 보여준다”라는 기사에서 민주당에 유리한 여론조사를 만들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작을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참고로 포데스타는 힐러리의 선대위원장으로 그의 이메일이 해킹되어 선거기간 내내 곤욕을 치렀다.
“여론조사에서 인종분포를 가지고도 쉽게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여론조사에 의하면 흑인들의 힐러리 지지율은 트럼프 지지율보다 79%나 더 높다. 그렇다면 여론조사에 참여한 전체 874명 중에 흑인을 얼마나 포함시키느냐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바뀌게 된다. 여론조사 기관은 874명에 인종별로 몇 명씩 참여했는지 발표하지 않는다. 그래서 조작이 더 용이하다.

아직도 여론조사 조작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힐러리의 선대위원장인 포데스타의 이메일을 통해 민주당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여론조사를 조작하는지 보여주겠다. 그의 이메일은 “우리에게 유리한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과대 표본 방법”이라는 말로 시작한다. 그리고 37쪽에 달하는 다음과 같은 여론조사 조작 가이드까지 첨부하였다.

“-우리에게 최대로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도록 우리에게 유리한 인종, 지역 등이 표본에 많이 들어가게 하라.
-여론조사 프로젝트 관련 상세 연구 ▲중남미계를 표본에 많이 넣을 것 ▲여론조사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할 것 ▲인디언(Native Americans)을 표본에 많이 넣을 것
-애리조나 주에서는 중남미계와 인디언을 표본에 더 많이 포함시켜라. 플로리다 주에서는 표본에 장년층이 너무 많으면 안 되고, 충분한 흑인과 중남미계가 들어가도록 확인하라. 한편 탐파와 올랜도에서는 무소속이 친민주당이므로 우선적으로 배려하라. 각 주(State)가 아닌 미 전역 여론조사에서는 주요 지역과 특정 인종을 표본에 많이 넣도록 하라.”

그들은 이처럼 여론을 조작하여 힐러리가 트럼프를 12%나 따돌린 것처럼 만들어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이제 졌구나. 이미 졌는데 투표를 하면 뭐하나?’ 이런 식으로 포기하게 만들려고 한다.”

표본집단을 보라
이처럼 주류 언론들의 여론조사 방법은 처음부터 트럼프에게 불리한 조건이었다. 그들은 여론조사 표본을 선정하는 단계에서부터 트릭을 썼다. 예를 들어, 여론조사 표본집단이 100명이라면 민주당 지지자 40명, 공화당 지지자 30명, 무소속 30명으로 표본을 만들고, 무소속에 해당하는 30명도 민주당 성향에 가까운 사람들로 구성한다. 이렇게 되면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늘 10% 이상 앞서게 된다.

ABC 등이 여론조사 표본을 이렇게 구성한 이유는 오바마 대통령 선거 때 민주당 지지자가 더 많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바마에게 투표한 사람들이 힐러리를 지지할 거라고 가정할 수 없으며, 민주당 지지자가 9%나 더 많다는 근거도 없다. 실제로 세계적인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은 오히려 표본집단에 공화당원을 더 많이 포함시킨다. 따라서 선거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는 표본집단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가지고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