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트럼프 대통령을 ‘evil (악마)’ 또는 ‘idiot (멍청이)’이라는 프레임으로만 바라보면 한미간의 외교와 무역 문제는 물론, 북한 핵문제와 남북평화, 중국과의 무역 문제 등에 있어 국익에 큰 해가 된다는 판단 아래,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1월에 쓴 『트럼프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전문을 연재한다.
한국전 참전용사의 아들, 펜스
전당대회 사흘 전인 2016년 7월 15일, 트럼프는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인디아나 주지사인 마이크 펜스(Mike Pence)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였다.
한국에서 ‘펜스 룰(Pence rule, 아내 이외의 여성과 단 둘이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로 더 널리 알려진 마이크 펜스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 인물이다. 펜스가 부통령 후보로 확정된 후 언론과의 첫 번째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선친이 한국전 참전용사로서 브론즈 스타 훈장을 받은 군인임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펜스의 아버지는 육군 장교로 한국 전쟁에 참전하였고, 1953년 4월에 미국 정부로부터 브론즈 스타(Bronze Star) 훈장을 수여받았다.
나아가 펜스에게는 두 딸과 아들 한 명이 있는데, 아들이 현재 해병대 장교로 복무하면서 해병대 조종사 훈련을 받고 있다. 미국의 군대는 스스로 자원해서 가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자식이 군에 복무하는 것을 무척 자랑스럽게 여기고 국민들도 이들을 매우 존경한다.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 펜스
펜스는 1959년 인디애나주에서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미국의 많은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펜스는 인디아나대학의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다. 1988년과 1990년 두 번에 걸쳐 하원의원에 도전했지만 실패한 후, 1994년부터 보수 성향의 라디오 토크쇼를 진행했다. 2000년에 다시 하원의원에 도전하여 당선되었고, 2012년에는 인디아나 주지사에 도전하여 당선되었다. 2013년 1월부터 주지사로 재직하던 중, 2016년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 발탁되어 부통령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마이크 펜스 vs 뉴트 깅그리치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는 마이크 펜스 외에 전 하원의장 뉴트 깅그리치(Newt Gingrich)가 물망에 올랐었다. 깅그리치는 트럼프의 출마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트럼프를 지원해온 인물이었다.
그런데 마이크 펜스가 러닝메이트로 최종 확정된 이유 중 하나는 펜스의 독실한 기독교 신앙 때문이었다. 트럼프가 공화당의 정통 보수 기독교인들로부터 외면 받는 상황에서 그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펜스를 러닝메이트로 결정한 것이다. 게다가 그는 과거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답게 연설 능력도 매우 뛰어났고, ‘펜스 룰’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고등학교 때부터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하여 매우 모범적인 가정을 이루고 있었다.
반대로 깅그리치는 세 번 결혼한 이력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세 번 결혼한 대통령 후보 트럼프와 역시 세번 결혼한 부통령 후보 깅그리치의 조합은 보수 공화당의 대선 후보들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
당시 필자가 살던 지역에 마이크 펜스가 유세를 온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유세장을 찾았다. 가까이에서 마이크 펜스의 연설을 들어본 결과, 그의 목소리와 분위기, 그리고 메시지 전달 능력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트럼프 이후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될 것으로 내다보였다.
실제로 펜스가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 확정되자 공화당 보수층에서는 이를 매우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심지어 반트럼프 그룹에서는 트럼프를 하차시키고 펜스가 대통령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 결정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
현재 연재되고 있는 『트럼프와 대한민국』을 책으로 구입하고 싶으신 분은 [email protected]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조속한 시일 내에 종이책으로 출판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