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교육 [좋은 소식] 가난한 청년들 위해 김치찌개 끓이는 이문수 신부님과 최운형 목사님

[좋은 소식] 가난한 청년들 위해 김치찌개 끓이는 이문수 신부님과 최운형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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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식] 가난한 청년들 위해 김치찌개 끓이는 이문수 신부님과 최운형 목사님
청년식당 문간을 시작한 이문수 신부 ©서울이코노미뉴스

청년식당 문간
서울 성북구 정릉시장에는 1인분에 3,000원짜리 김치찌개를 파는 식당이 있습니다. 싼값에 밥과 샐러드, 국물을 무제한 제공하기 때문에 정릉시장에서는 아주 인기 있는 식당입니다. 이 곳은 가톨릭 사제인 이문수 신부가 지난 2017년 12월 ‘청년식당 문간’이라는 간판을 걸고 문을 열었습니다.
20년 넘게 사제생활을 해온 이문수 신부가 식당을 열게 된 이유는 인천의 한 수녀원을 찾았을 때 그곳의 수녀로부터 한 청년이 고시원에서 굶어 죽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밥 한 끼가 절실한 청년들에게 따뜻한 집밥을 차려줘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2년간 창업준비를 한 후 김치찌개 식당을 열었습니다.

부담 없고 따뜻한 곳
주변에서는 차라리 청년들을 위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것이 어떠냐는 권유도 있었지만, 청년들의 입장에서 무료급식소에 가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밥값을 3,000원씩 받기로 했습니다.
식당을 찾는 손님은 하루 평균 100명, 하루 매출은 30만원 수준이지만, 청년들을 돕겠다는 주변 이웃들과 신자들의 도움으로 이제는 가게 옆에 청년들이 무료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수 있는 북카페까지 만들었습니다. 식사를 하지 않아도 언제든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문간 식당의 단골 손님인 한 학생은 “지난 열 달 동안 여기서 밥 먹고 북카페에서 하루종일 공부해도 아무도 눈치를 주지 않는 곳”이라며 “부담 없이 와서 머물 수 있는 따뜻한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배도 채우고 마음도 채우는 식당
이문수 신부는 자신 역시 ‘배고픈 청년’이었던 때가 있었다고 합니다. 삼수 끝에 서울에 있는 명문 공대에 입학했지만 형편이 어려워 알바를 하며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습니다. 그때 이 신부가 꿈꾸던 행복은 ‘남들처럼 대기업에 입사해 돈 많이 벌어서 일찍 결혼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1996년 겨울방학 피정(가톨릭 신자들이 일정 기간 동안 행하는 종교 수련)이 그의 인생에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저에게 진정한 행복을 주는 것은 예수님이 실천한 사랑이었어요. 이런 행복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 후 그는 사제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그가 신부라는 것을 알게 된 일부 손님들이 그에게 상담을 하거나 고해성사를 하러 오기도 합니다. 이 신부는 그런 분들을 생각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배를 채우러 왔다가 마음도 채우고 가는 식당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 신부에게는 몇 가지 꿈이 있습니다. 첫째는 요리 실력을 쌓아 주방에 ‘진입’하는 것이고, 둘째는 ‘문간’ 같은 식당을 체인점으로 늘려나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테이블을 닦고 음식을 나르면서도 하나님이 이 식당에 (배고픈) 청년들을 많이 보내주셔서 그들을 만나고 싶다고 기도한다고 합니다.

청년식당 문간 2호점
이 신부의 기도 덕분인지 2018년 10월 은평구 연신내에서 청년식당 문간 2호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2호점 사장님은 미국 LA 중견교회를 담임하고 있던 최운형 목사였습니다.
20년 이상 전임사역자로 일해온 그가 안정된 담임목사직을 내려놓고 앞치마를 두르고 김치찌개를 끓이는 ‘주방 아저씨’가 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목회를 거듭할수록 연봉도 많아지고 안락해지고 넉넉해지자 문득 삶에 회의가 생겼습니다. 제가 가난하고 아프고 외로운 사람들을 찾아가는 예수님의 삶과 반대되는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설교하던 믿음의 삶, 예수님의 삶을 살아봐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어요.”

예수님의 삶
최 목사는 우연히 이문수 신부가 운영하는 ‘문간’이라는 식당에 대해 읽게 되었고, 2호점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메세지를 보고 ‘내가 가야 할 길이다’ 싶어 이 신부를 찾아갔다고 합니다.
개신교 목사가 2호점을 내겠다고 찾아오니 이 신부도 처음에는 놀랐지만, 최 목사는 곧 문간 1호점의 창업정신과 조리법, 운영방식을 전수받았습니다. 그리고 가족들과 성도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임을 결정했습니다.
개업 소식을 듣고 19년 전 섬겼던 교회 성도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도와주었고, 동료 목회자들과 후원자들이 쌀을 보내주었습니다.
그의 목표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며 뜻있는 목회자들과 함께 동네 밥집을 늘려가는 것입니다.

청년식당 문간 2호점을 연 최운형 목사와 자원봉사자 성도들 ©뉴스앤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