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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한국인] 한국 전기차 산업의 선구자 강영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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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한국인] 한국 전기차 산업의 선구자 강영권 대표
<그것이 알고 싶다>를 만든 강영권 PD가 한국 전기차 회사의 CEO가 되었다. ©tvN

한국의 에디슨 모터스
에디슨 모터스는 천연가스 버스와 전기버스를 만드는 한국 자동차 제조회사다. 그런데 에디슨 모터스의 CEO가 놀랍게도 <그것이 알고 싶다>를 기획 연출한 강영권 PD이다. 오랫동안 방송 PD로 일했던 그가 어떻게 전기차를 만드는 회사의 대표가 되었을까. 지금부터 그의 인생 다큐가 펼쳐진다.

전설적인 방송 PD
강영권 대표는 경남 하동의 섬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대학 졸업 후 친구들은 하나둘씩 취업을 하는데, 자신은 딱히 어떤 일을 하고 싶은 목표가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TV에서 프로듀서 모집 광고를 보고 1985년 KBS 방송국 PD가 되었다. 그가 처음 맡은 일은 조연출이었는데, 그의 생각과 달리 조연출은 밤새 방송 준비를 하고, 출연자 섭외부터 자막 오탈자 확인까지 온통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만 가득했다.
PD로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싶었던 그는 계속 기획안을 써냈지만 5년 동안 한 번도 채택되지 않았다. 그때 한 선배가 “10년은 일하고 인정받아야 겨우 네가 하고 싶은 걸 할까 말까다.”라는 말을 했다. 그는 더 이상 기획안을 내지 않았다. 그리고 1991년 SBS로 회사를 옮겨 <그것이 알고 싶다>를 제작했다. 1994년 7월에 방송된 ‘실종, 사라진 아내’ 편으로 시청률 43.8%를 기록했고, 1994년 말 새로 시작한 다큐 프로그램 역시 첫 방송 시청률이 27%가 나왔을 정도로 그는 PD로서 승승장구했다.

PD에서 CEO로
그런데 PD가 된지 10년만에 그는 돌연 사직서를 냈다. 그런데 두 번이나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 1년 반을 더 다녔다. 그러다 1997년 IMF가 터지자 ‘이때가 아니면 절대 못 나간다’ 싶은 마음에 아예 회사에 나가지 않고 사업 준비에 들어갔다. 사실 그는 전부터 사업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그래서 퇴사 후 그동안 취재하며 눈여겨 본 공장들을 다녀봤지만 허탕만 쳤고, 무엇보다 IMF 직후라서 돈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특별한 사업 아이템도 없이 회사를 나와 몇 달째 사업 아이템을 찾아다니는 그를 보고, 예전 직속상관이던 편성부장이 그렇게 사업이 하고 싶으면 아예 외주 프로그램 제작사를 차려서 프로그램을 하나 맡아 보라고 제안했다. PD 일에 질려서 회사를 나왔는데 다시 그 일을 하는 회사의 CEO가 되는 것이 아이러니했지만, 우선은 먹고 살아야 해서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CAA 외주 제작사를 차렸고, MBC ‘TV 특종 놀라운 세상’ 등을 비롯해 다양한 드라마와 시트콤을 제작해 방송 3사에 납품했다.
첫 해부터 매출이 잘 나와 곧 100억원을 넘겼지만, 대학 동창 모임에서 친구들의 말을 듣고 CAA를 후배에게 물려준 후 자신은 2003년부터 산업폐기물 소각장, 매립장 사업에 뛰어들어 ESG청원과 EST(에코서비스테크놀로지) 회사를 설립했다.

2030년 전기차 시대
친구들 말대로 그가 새롭게 뛰어든 친환경 사업은 연평균 매출 25% 이상의 고성장세를 이어가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렇게 다시 10년이 흐르고, 폐자동차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려고 조사를 하다보니 미국에서 전기차 제조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030년에 전기차 시대가 온다는 <에너지 혁명 2030>의 내용에 꽂힌 강영권 대표는 한국의 전기차 제조회사를 수소문하기 시작했고, 한국화이바라는 신소재 전문 기업의 차량사업부가 한국에서 인수할 업체가 없어 중국의 타이치 회사에 매각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그 회사를 다시 사와야 한다는 생각을 했지만, 전기차 회사를 인수하기에는 사업 규모가 너무 커서 지금까지 모은 재산을 다 날릴 수도 있었다. 열 달 동안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그는 결국 2017년에 기존의 회사들을 매각하고 TGM(타이치 그린 모터스)을 인수하기로 결정한다. 이렇게 인수한 전기차 제조 회사가 바로 지금의 에디슨 모터스이다.

테슬라를 뛰어넘자
그런데 전 재산을 걸고 한국의 전기차 기술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사업은 해가 갈수록 매출이 오히려 줄어들고 적자 폭도 커졌다. 현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늘 허덕이면서 흑자부도가 날 수도 있는 상황에까지 이르자 강영권 대표는 두려움 속에 더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2019년, 드디어 809억 매출에 영업이익 57억원을 달성하며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해 판매한 전기버스만 168대이며, 현재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에 전기버스 수출을 추진 중이다. 또한 자율주행버스, 전기승용차, 전기요트, 드론 등도 출시 예정이다.

에디슨 모터스에서 생산하는 전기 버스. 1회 충전으로 178km 주행 ©에디슨 모터스

강영권 에디슨 모터스 대표는 에디슨과 같은 사명감으로 10년 내 테슬라를 추월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클라우스 슈밥의 말을 인용했다.
“과거에는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었다면, 요즘은 빠른 물고기가 큰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가 됐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도전하는 빠른 물고기 강영권 대표의 선구안과 도전정신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