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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길 칼럼] 한국계 하버드대 총장들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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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길 칼럼] 한국계 하버드대 총장들 멀지 않았다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

지난 8월 30일, 미국 언론들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하버드 대학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미국 법무부가 아시아인들의 편을 들고 있다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지난 2014년, 아시안 학생 연합 단체인 Students for Fair Admissions(SFFA)가 흑인 등 소수계 학생 우대정책 때문에 아시아계 학생들이 하버드, 예일 등을 비롯한 미국의 여러 명문대학의 입학 사정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며 하버드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16개 명문대학들은 하버드를 지지했다.

인종 차별을 없앤다는 명분 아래 아시아인 학생들에게 또 다른 인종차별을 가하고 있는 현재의 입시제도는 분명 문제가 있다. 과거 오바마 정부에서 추진한 대학의 소수계 우대정책으로 인해 흑인보다 오히려 더 소수계인 아시아인 학생들이 차별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많은 아시아인들이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나서 아시아인 학생들에 대한 차별을 막아주고 있는 것이다.

하버드를 비롯한 미국의 여러 명문대학들은 학업성적, 특별활동 등 객관적인 자료에서 아시아계 학생들이 월등함에도 불구하고, 입학사정관이 주관적으로 점수를 매길 수 있는 인성(personality: 긍정성, 호감도, 용기, 호의 등) 점수에서 최저점을 주어 아시아계 학생들을 탈락시켜 왔다. 그들이 수험생을 단 한번도 만나보지 않았음에도, 단지 아시아계 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학생들의 인종에 상관 없이 실력대로 입학시키라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실력 위주로 입학사정이 이루어진다면 아시아계 학생들이 미국 명문대학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또한 이들 상당수가 교수가 될 것이며, 머지 않아 하버드 등 명문대학의 총장이 많이 탄생하게 될 것이다.

왼쪽부터 프린스턴대 부총장 이상윤(데이빗 리) 교수, 하버드대 박홍근 교수(화학), 함돈희 교수(물리), 석지영 교수(법), 이 외에 약 5천 명의 한국계 교수들이 북미 대학에서 활약하고 있다. © KOREAN LIFE

지금도 미국 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한인들의 숫자는 상상 이상으로 많다. 북미한인대학교수협회가 2018년 5월 16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의 대학에 근무하는 한인 교수들의 숫자가 약 5,000여 명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들 중에서 분명히 조만간 하버드, 예일대학 등의 총장이 나올 것이다. 현재 세계은행(World Bank)의 김용 총재도 과거 다트머스대학의 총장을 역임한 분이다.

세계 어느 민족 못지 않게 똑똑하고, 성실하고, 교육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인들이 미국 명문대학에 입학하고, 교수가 되고, 총장이 되어 미국의 주인으로 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또한 다음 세대에 대한 희망을 갖고 이민온 모든 1세들의 희생에 답하는 일이다.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