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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길 칼럼] 하늘이 준 남북평화 기회 한인들이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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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

(변호사, 법학박사)

 

“남북평화 가로막는 미국 주류 언론과 민주당 의원들에 맞서야”

 

들어가며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의 평화체제가 점점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 이는 1945년 2월 얄타회담으로 남과 북이 갈라진 이후 73년만에 하늘이 우리 민족에게 준 큰 선물이다.

한반도의 평화는 남과 북에 살고 있는 7,800만 동포들은 물론, 전 세계에 살고 있는 모든 한인들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 한민족은 남북평화와 나아가 평화통일의 기회가 보이면 그 불씨를 살리려고 노력해 왔고, 그 중 가장 괄목할 만한 기회가 이번 6. 12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소중하게 주어진 기회라 하더라도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살려 나가지 못한다면 강물에 흘러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워 왔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토록 귀한 남북평화의 기회를 방해하려는 시도가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필자는 실망을 넘어 심한 분노를 느끼게 된다. 이에 필자는 미국에 있는 한인들은 물론이고 전 세계 우리 한인들에게, 한반도의 평화 노력을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있는 세력을 고발하고 공동 대처를 촉구하는 바이다.

미국 주류 언론의 상황
한반도의 평화를 방해하는 세력은 미국의 주류 언론과 민주당 의원들, 그리고 트럼프를 싫어하는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이다. 그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방해하는 지금의 상황은 트럼프 시대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에 전에 없던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데, 바로 반트럼프 언론과 친트럼프 언론의 극단적인 대립이다. 미국의 언론을 주류 언론과 비주류 언론으로 나누어 보면, 주류 언론은 CNN, ABC, CBS, NBC, MSNBC 등의 방송사와 New York Times, Washington Post, LA Times, Chicago Tribune, Boston Globe 등의 대도시 언론사들이다. 이들 주류 언론들은 모두 진보 성향을 띄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왔다. 이런 주류 언론들이 민주당을 지지하면서 평소에도 공화당 대통령에 비판적이었지만, 특히 이번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는 그야말로 극단적으로 적대적이다.

미국 주류 언론들은 대선 기간 동안에도 ‘반트럼프’의 기치 아래 트럼프 낙선운동에 열을 올렸고, 트럼프가 당선된 후에는 탄핵에 매달리고 있다. 그리고 트럼프가 재선될까봐 지금도 열심히 낙선운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아무리 조그마한 일이라도 트럼프에게 공이 돌아가는 일은 무조건 반대하고 나서며, 아주 사소한 흠이라도 침소봉대해서 하루 종일 비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일을 트럼프가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날부터 지금까지 3년 동안 반복하면서 국민들로 하여금 트럼프를 혐오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의 이러한 언론 상황은 한국 국민들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한국 언론들은 ‘공정보도’의 상징이었던 CNN이나 New York Times, Washington Post 등을 여전히 깊이 신뢰하고 있으며, 그들의 기사를 의심 없이 번역하여 한국 국민들에게 전달해 왔다. 사실, 바다 건너 미국에서 트럼프와 주류 언론들이 이전투구를 하든 말든 그것이 한국 국민들에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

그런데 작년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전쟁도 불사할 것 같은 긴장 상태를 이어가다가, 최근에 태도를 180도 바꾸어 북미간에 역사적인 정상회담까지 성사시키자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가 올라가고 내년 노벨평화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이 넘어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는 반트럼프 언론들이 트럼프의 공로를 평가절하하기 위해 우리 한반도의 평화를 짓밟기 시작했다.

작년에 북한이 핵 미사일 시험 발사를 연달아 감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최측근 참모들을 모두 군출신으로 교체하고 전시 내각 체제에 돌입했다. 그러자 미국 주류 언론들은 전쟁보다 대화가 먼저라며 북한에 특파원을 보내 평양 시내를 보여주며, 이렇게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된다며 트럼프는 북한과 우선 대화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작년에 북한을 방문하고 온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가 트럼프의 대북 정책은 북한에 대한 오해에 기초하고 있어 매우 위험하다며 평화를 촉구했다. © 4conservative.com

그런데 막상 트럼프가 싱가프르에서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고 돌아오자, 미국 주류 언론들은 자신들이 과거에 했던 말은 다 집어 삼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왜 김위원장을 만났으며, 왜 한미 군사훈련을 중지하느냐고 시비를 걸었다. 사실 평화를 위한 대화 기간에는 군사 훈련을 중지해야 한다고 먼저 주장한 것은 그들이었다. 더 나아가 미국 주류 언론들은 트럼프-김정은 회담은 아무런 성과도 없는 실패작이며, 이 실패는 트럼프의 잘못이라는 프레임을 국민들에게 심어서 트럼프가 평화를 만든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게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한국 국민들과 한국 언론들이 정확히 이해해야 할 것은, 미국의 CNN이나 New York Times 등의 언론을 과거의 우상으로 신격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언론은 사회의 공기(公器)로 인식되어 최소한의 중립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미국 언론은 ‘언론의 자유’라는 보호막 아래 활동하는 또 하나의 정당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 주류 언론들의 최대 관심사는 트럼프 끌어내리기다. 그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주장하는 것은 트럼프를 반대하기 위함이며, 그들이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며 북한의 독재자와 대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도 트럼프가 싫기 때문이다. 미국 주류 언론은 그들의 정치적 진영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을 뿐, 한반도의 평화와 관련해서 언제든지 태도를 바꾸는 정치인들인 것이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의 실상
미국 주류 언론들과 함께 트럼프를 싫어하는 그룹은 당연히 미국의 민주당이다. 사실 미국의 주류 언론이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왔고, 또한 트럼프를 지독하게 싫어하면서 주류 언론들은 민주당의 기관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래서 지난 대선 기간에 CNN은 영국의 외신기자로부터 “너희 CNN은 Clinton News Network의 약자 아니냐”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그런데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의 정치적 업적이 쌓이는 걸 어떻게든 방해하려 들면서 우리 한반도에 찾아온 평화의 기회를 하찮은 정치 흥정물정도로 취급하고 있다. 미국 주류 언론과 미국 민주당 정치인들이 다른 민족 그룹과 우리 한인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 보자.

최근 미국 민주당 의원들과 주류 언론들은 불법으로 멕시코 국경을 넘다 붙잡힌 가족들의 부모와 아이들을 떼어놔서는 안 된다며 인간애와 정의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바로 그들이 한반도 평화 문제에 있어서는 미국이 북한과 평화를 위한 대화를 하고 한미 군사훈련을 중지한 것에 대해 맹비난하고 나섰다. 한반도에서는 전쟁이 나서 무고한 시민들과 아이들이 죽어도 상관 없다는 것인가? 그들의 인간애와 정의의 기준이 도대체 무엇인가? 자기들이 트럼프를 싫어하면 자기들 논리에 따라 다른 민족이 희생되어도 좋은 것인가?

그리고 만약 이 상황이 이스라엘에서 벌어지는 상황이었다면 미국의 주류 언론들과 민주당 의원들이 단지 트럼프를 반대하기 위해 이렇게 쉽게 말을 할 수 있었을까? 만약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전쟁과 평화의 선택이 주어졌다면, 그들이 지금 우리 한인들에게 하듯이 쉽게 평화 대신 전쟁으로 몰아갈 수 있었을까? 트럼프가 아무리 밉다고 한들 그들은 결코 그런 말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 코미디언들의 희화화
트럼프–김정은 회담은 우리 한 민족에게는 수백만, 수천만 명의 삶과 죽음이 달린 아주 심각한 사안이다. 그런데 트럼프를 싫어하는 미국 주류 언론과 방송인, 코미디언, 헐리우드 배우, 가수, 정치 평론가, 소위 한반도 전문가, 정치인들이 이를 두고 희화화하며 말장난을 하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소름이 끼친다.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이 어떻게 그들에게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웃고 즐기는 코미디 소재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이들의 언행은 트럼프를 조롱하는 것을 넘어, 미국에서 엄연히 그들과 같은 미국인으로 살고 있는 한인들과 전 세계 한인들 전체를 우습게 보고 모욕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만 예를 들어보자. 지난 4월 백악관 기자단 연례 만찬회장에서 막말을 해서 문제가 되었던 미셸 울프(Michelle Wolfe)라는 코미디언이 진행하는 TV쇼에서 생방송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다. 여론조사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ARE YOU SORT OF HOPING WE DON’T GET PEACE WITH NORTH KOREA, SO YOU WOULDN’T HAVE TO GIVE TRUMP CREDIT? (당신은 트럼프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미국이 북한과 평화롭게 지내지 않기를 바랍니까?) 의역하자면 “북한과 잘 지내지 않아도 괜찮지? 그래야 트럼프가 공로를 인정받지 못할 테니까.” 이런 말이다. 그들이 한반도에 평화를 원치 않는다면, 그 말은 곧 전쟁이 나도 상관 없다는 말이 아닌가?

71%의 미국 리버럴들이 트럼프에게 공로가 넘어가는 것이 싫어서 북한과의 평화를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 Zero Hedge

이 TV쇼는 반트럼프 진보인 울프가 진행하기 때문에 미국의 리버럴들이 시청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여론조사의 결과는 무려 71%의 리버럴들이 트럼프에게 한반도 평화의 공이 넘어가는 게 싫어서 북한과의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71% OF LIBERALS DON’T WANT PEACE WITH NORTH KOREA BECAUSE TRUMP WOULD TAKE CREDIT). 분노가 치미는 대목이다.

주류 언론에서 실시하는 여론조사도 있는데, 반트럼프 언론이 여론조사 전에 어떻게 여론을 조작하는지 간단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트럼프가 북미간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오자 미국 주류 언론인 ABC와 Washington post는 회담 결과에 대한 여론조사를 계획하고 사전작업에 들어갔다. 먼저 북미 정상회담은 실패했으며, 그 이유는 트럼프 때문이라는 보도를 며칠 동안 융단폭격처럼 쏟아 부어서 시청자들을 세뇌시켰다. 그런 다음 6월 15일부터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의도대로 북미회담은 실패라고 결론내렸다. 그러면서 민주당 지지자들과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 간극이 크다고 언급했는데, 이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 49%와 민주당 지지자의 단 5%만이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이었다고 대답했다.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이 이렇게도 큰 차이라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한반도 평화 문제에 있어서 우리 한인들은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이라는 진영논리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우리가 어느 정당 지지자이든 상관 없이 그 누구도 한반도에 전쟁을 원치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아주 작은 평화의 기회라도 그것을 놓치지 않고 함께 키워 나가려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어느 당 출신의 대통령인지를 떠나서, 그리고 트럼프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를 떠나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 정착에 도움을 주는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고 함께 평화를 위한 촛불, 통일을 위한 횃불을 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 한인들은 과거에 이미 미국 민주당, 공화당 지지를 떠나 남북평화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한 바 있다. 그가 바로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와 맞섰던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 빌 클린턴 대통령이다. 당시 우리 한인들은 진영논리를 떠나 한반도 평화 문제에 비협조적이었던 공화당과 친공화당 언론들을 비판하며 빌 클린턴의 한반도 평화 노력을 지지했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반대로 트럼프의 한반도의 평화 노력을 방해하는 민주당과 주류 언론들에 맞서 트럼프–문재인 대통령의 평화 노력을 적극 지지해야 하지 않겠는가.

한반도를 갈라 놓은 얄타회담
북미 정상회담 후 미국 주류 언론과 민주당 의원들이 한반도 평화 문제를 하찮고 우습게 보는 태도에 분노하면서 1945년 미국이 주도했던 얄타회담을 떠올리게 되었다. 우리는 지금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 미국이 73년 전인 1945년 얄타회담에서 영국 및 소련과 의논하여 남과 북을 반쪽으로 갈라 놓은 역사적 사실에 대하여 화가 난다. 왜 우리가 존경하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좀 더 사려 깊게 생각하여 일본의 패망과 함께 한반도를 반토막 내지 말고 조선 왕조 당시 하나의 국가로 두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아마도 1945년 당시에는 미국 시민권을 가진 한인 유권자들이 거의 없어서 미국 정치인들과 언론들이 한반도의 운명에 대해 별 관심조차 없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에 한인 유권자가 수백만 명이나 되고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력을 가진 선진국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한 미국 정치인들의 태도는 73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73년 전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를 갈라 놓았던 것을 지금의 미국 대통령이 다시 하나로 잘 지내 보자며 평화회담의 주춧돌을 쌓아가는 중인데, 미국 주류 언론들과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이를 방해하는 것을 목도하면서도 ‘나는 민주당 지지자니까’, ‘나는 트럼프가 싫으니까’ 하는 이유로 그들의 부당한 행동과 말장난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것인가? 그렇다면 73년 전 우리 한반도를 갈라 놓은 얄타회담의 강대국들보다 더 나쁜 일이 아닌가?

작년에 한반도에 전쟁의 위협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미국 주류 언론들과 민주당 의원들은 일단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기라도 한다면 대성공이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실제로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 서로 웃으며 악수하고 정상회담을 가지는 모습은 우리 한인들 눈에는 보면서도 믿기 힘든 기적같은 일이었고, 한반도 평화에 큰 획을 그은 성공적인 만남이었다. 그들의 말대로 두 정상 간의 만남 자체가 평화의 초석이 되고 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 주류 언론들과 민주당 의원들은 자기들의 주장대로 트럼프가 전쟁 대신 평화회담에 나서서 대화가 잘 진행되자, 이번 회담은 실패라며 남북 평화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앞뒤 모르는 한국 언론
이 상황에서 더욱 한심한 것은 한국의 언론이다. 그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남북평화 노력을 가로막는 미국 반트럼프 언론들의 명백한 왜곡 기사에 항의는 못할 망정, 그 기사들에 깔린 저의를 이해하지 못한 채 미국 언론들의 논조에 한술 더 떠서 트럼프를 비난하고 조롱함으로써 전 세계 한인들의 남북평화에 대한 희망에 양잿물을 뿌리고 있다. 그들은 자기들이 베끼고 있는 미국 주류 언론의 기사들이 한반도를 다시 전쟁의 위협에 빠뜨리고, 한인들의 안전을 담보로 정치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적을 이롭게 하는 ‘이적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사실, 미국 주류 언론들도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피하고 평화의 시대를 열어 가는 역사적인 만남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이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기들 진영에 위협을 느끼며 어떻게 해서든 이것을 별것 아닌 일로 폄훼하려고 하는 것이다. 앞에서 미국 리버럴들의 여론조사에서 보았듯이 미국 주류 언론들은 한국이 죽느냐 사느냐는 안중에도 없다. 그들은 오직 트럼프를 몰아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을 뿐이다. 트럼프 취임 이후 그가 미국 경제에 여러 가지 가시적인 변화를 가져오자 트럼프를 없애 버리기 위해 미국 경제가 폭삭 망했으면 좋겠다고 방송에서 공언할 정도이다. 그런데 그들에게, 자기들이 뭐라고 하든 아무런 정치적 저항 없이 심지어 자기들의 논리를 받아 확대 재생산하며 트럼프 조롱하기에만 정신이 팔린 한국 언론과 한국인들이 눈에 들어오기나 하겠는가?

미국의 나이트쇼 진행자 빌 마헤어는 트럼프를 없애 버리기 위해 미국 경제가 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twitter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주류 언론들의 편향적이고 적대적인 태도를 꼬집으며 이런 트윗을 날렸다. “If President Obama (who got nowhere with North Korea and would have had to go to war with many millions of people being killed) had gotten along with North Korea and made the initial steps toward a deal that I have, the Fake News would have named him a national hero!” (만약 오바마가 – 그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수백만 명이 죽는 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다 – 북한 문제와 관련해 내가 한 것과 같은 초기 단계의 회담을 성사시켰다면 저 가짜뉴스들은 그를 국가적 영웅으로 불렀을 것이다.)

 

“이제 한인들이 정치적 목소리를 내야 할 때”

1945년 얄탐회담으로 우리 한민족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 없이 한반도가 둘로 쪼개진 채 73년의 세월 동안 고통과 슬픔을 겪어야 했다. 그 당시에는 미국에 한인 유권자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우리의 정치적 목소리를 전혀 낼 수 없는, 그야말로 약소국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73년이 지난 2018년 이 시점에서는 우리 한인들도 미국의 주인이다. 미국의 주인으로서 우리의 모국인 한반도에서 우리의 형제자매들이 죽어도 상관 없다는 듯이 막말을 하는 같은 미국인들의 말을 그냥 듣고 넘어갈 수는 없다. 같은 미국인으로서 그들의 막말에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 그들의 조상들이 갈라 놓은 한반도를 평화적으로 다시 하나로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촉구해야 한다.

더 나아가 미국에 사는 한인들뿐만 아니라 한국과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인들이 모두 똘똘 뭉쳐서 강력한 정치적 행동을 보여 주어야 한다. 과거에는 강대국들이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했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한반도와 한민족의 운명은 우리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우리의 평화를 우리가 만들어 나갈 힘을 가지고 있음을 우리 스스로 자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따라서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한반도와 미국, 그리고 전 세계의 한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행동을 촉구한다.

1. 미국에 사는 한인들
이번 한반도 평화회담과 관련하여 미국 언론과 정치인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룹은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 유권자들이다.

가. 한인회, 평통을 비롯한 여러 한인 단체 연합
미국 전역의 다양한 한인 단체들은 연대 서명하여 민주당 지도부인 척 슈머(Chuck Schumer) 상원의원과 낸시 펠로시(Nancy Peloci) 하원의원을 시작으로, 모든 민주당 의원들에게 항의 서한을 보내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협조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또한 한인 단체들이 공화당 의원들에게도 서한을 보내 한반도 평화문제에 관해 민주당과 협조하여 양당이 합심하여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주도하는 남북평화 노력을 적극 지원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특히 미국 각지의 한인 정치인들이 발벗고 나서서 자기 당의 지도부에게 주의를 촉구해야 한다.

또한 한인 단체 연합은 미국 주류 언론사에 항의 서한을 보내 한반도 평화 문제와 관련해 정치적 진영논리에 치우친 편파적이고 편협한 보도를 멈추고 공정하고 중립적인 보도를 해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 그들이 아무리 트럼프를 싫어하더라도 남북평화 문제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에 입각하여 객관적으로 보도를 해 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 특히 다음 언론사들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CNN, ABC, CBS, NBC, MSNBC, New York Times, Washington Post, LA Times, Chicago Tribune, Boston Globe.

더 나아가 뉴스 파트가 아닌 나이트쇼 등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도 남북평화는 우리 한민족의 생사가 걸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트럼프를 조롱하기 위해 한반도 평화 문제를 희화화하지 말 것을 요청해야 한다. 나찌에 의해 희생당한 유태인들이 코미디의 소재가 될 수 없듯이 6. 25 전쟁으로 희생된 수백만 명의 한인들과 미군 등 유엔 연합군의 죽음이 희화화될 수는 없다.

미국의 TV쇼 진행자들과 코미디언들에게 분명하게 말하자. 한반도의 평화 문제는 당신들이 정치적 불안감이나 불쾌감을 해소하기 위해 심심풀이 땅콩으로 소비할 수 있는 사안이 결코 아니다. 당신들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다른 민족의 아픔과 고통을 희화화해서는 안 된다.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민족이든, 정치력이 약한 민족이든, 미국은 모든 이민자들의 나라이다. 그들의 모국이 멕시코이든, 이스라엘이든, 한국이든 서로 동등하게 존중하고 협력해야 한다. 당신들이 미국의 주인이라면 우리 한인들도 당신들과 똑같은 미국의 주인이다. 당신들의 말을 조심하라.

나. 종교인 연합
미국 전역의 기독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등 모든 종교인들은 남북평화 문제에 관해 미국 주류 언론과 민주당 정치인들의 심각한 문제점을 신도들에게 알림으로써 미주 한인 모두가 남북한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정치게임을 하고 있는 미국 주류 언론과 정치인들에게 항의 서한을 보내야 한다.

다. 한인 언론사 연합
미국 전 지역의 한인 언론사들이 미국 주류 언론과 민주당 의원들의 남북평화를 방해하는 심각한 문제 점에 대해 기사화하여 전 한인들과 한국의 국민들에게 알려서 한인들 전체가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행동하도록 도와야 한다.

2. 한국에 사는 한국인들

가. 시민단체 연합
지난 5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하여 북한의 주의를 환기시키며 전격적으로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했을 때, 우리 시민단체들은 트럼프가 초대형 사기극을 벌였다며 미 대사관 앞에서 트럼프의 얼굴 사진을 찢으며 거센 항의시위를 벌였다. 관련 기사의 제목을 몇 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북미 정상회담 취소에…“약속 지켜야” 항의 집회 잇따라
– 시민단체들, 북미정상회담 이행 촉구하며 미 대사관 일대서 집회
– 美대사관 앞 ‘트럼프 조롱·규탄’ 봇물…”초대형 사기극”
– 반미·진보 단체 집결…트럼프 얼굴 사진 찢으며 성토
– “미국 일방적 취소로 한반도 정세 다시 폭풍 속으로”
– “전세계 조롱거리된 미국…평화 짓밟는 자 누구인가”

한국의 시민단체가 북미회담을 취소한 트럼프의 얼굴 사진을 찢으며 항의집회를 하고 있다. @newsis.com

그렇다면 이런 시민단체를 비롯한 전국의 시민단체들은 진정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짓밟는 자들인 미국 주류 언론과 민주당 의원들, 그리고 미국의 진보라는 이름으로 아무말 대잔치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항의집회를 열어야 한다. 역설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사소한 일까지 협의해 가며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리에 마치고 이제 일련의 후속조치들을 열심히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시민단체들은 이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그 어느 대통령보다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문재인-트럼프 두 정상이 우리 민족의 바람대로 한반도에 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불러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력해야 한다.

나. 한국 학자들 연합
우리나라 언론들이 자주 인용하는 미국의 주류 언론에 출연하는 소위 남북문제 전문가라는 미국의 학자, 전직 군인, 관료, 연구원, 정치평론가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들이 가진 전문성이라는 것이 우리나라 학자들에 비해 일천하고 정말 엉성하기 짝이 없다.

반트럼프 미국 주류 언론의 트럼프 깍아내리기 전략 중 하나는 남북문제 전문가라는 사람들을 불러 전문가들의 입으로 트럼프를 비판하게 하는 것이다. 그들의 목표는 트럼프가 남북문제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고, 전략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으며, 전문가들에게 배우려는 의지도 없다는 믿음을 시청자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따라서 그런 패널들이 트럼프를 공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는 일이 매우 심각하다. 따라서 정치색을 배제한 우리나라 학자들의 남북한 문제 분석이 훨씬 더 정확하다.

다만, 우리나라 학자들이 반트럼프 언론의 반트럼프 전문가들의 말을 그대로 전달한다면 그들의 꼭두각시가 될 뿐이다. 이 부분에 있어 현재 언론사의 사주와 그 언론사의 정치적 성향, 그리고 그 기사에 스며 있는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고 행간을 읽어서 우리 국민들이 알아야 할 사실을 취사선택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 위해 반드시 반대쪽 친트럼프 언론을 함께 보며 검증에 검증을 거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 한국 언론인 연합
트럼프 시대의 미국 언론은 더 이상 우리가 알고 있던 과거의 존경받던 미국 언론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지지하던 민주당 힐러리 후보를 패배시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고, 백악관 기자회견이 아니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함으로써 언론인으로서 자신들의 우월적 지위에 막대한 타격을 입힌 트럼프에 대해 대단한 증오와 분노, 혐오와 경멸의 감정을 갖고 있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직후 미국 내에 트럼프를 싫어하던 사람들이 트럼프의 당선을 끔찍한 재앙으로 받아들이며 일명 TDS(Trup Deragement Syndrome), 트럼프 혐오 증후군을 호소했다. 트럼프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트럼프만 보면 괴롭고 삶에 희망이 없고 우울해지고 무력해지는 증상을 실제로 몸으로 겪었던 것이다.

스캇 아담스가 트럼프 혐오 증후군(TDS)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Youtobe

미국 주류 언론들은 과거 한국의 보수 언론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싫어하던 수준의 경멸이 아니라, 할 수만 있다면 트럼프를 실제로 죽여 없애고 싶은 수준의 진저리치는 증오심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트럼프가 10살 짜리 막내아들의 손에 총 맞아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는 말을 트윗에 썼다가 공개 사과한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그들이 말하는 ‘트럼프가 죽도록 싫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라, 말 그대로 그가 죽어 없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뼛속 깊은 혐오와 분노, 증오심의 표현이다.

그들은 트럼프에 대해 왜 그렇게 분노하는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신이 원치 않는 사람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으면 다음 선거에서 자신들의 후보가 이기도록 투표를 하면 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들은 폭력이 아니라 투표로 싸우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자신들이 꿈꾸던 세계가 트럼프에 의해 파괴되었다며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을 물리적으로 공격하는 일들이 미국의 리버럴이라는 사람들에 의해 벌어지고 있다. 그 동안은 한국이 ‘정치 선진국’인 미국의 시스템을 수입해 왔지만, 이제는 미국의 리버럴들이 한국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배워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한국 언론인들은 미국 주류 언론인들의 이런 심리 상태를 좀 더 깊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 시대를 맞아 처음 겪는 정신적 모욕감과 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으며, TDS 증후군이라는 이름에서 보듯이 그들은 트럼프라면 무조건 싫어하고 경멸한다. 따라서 트럼프를 보는 그들의 시각 자체가 어떤 면에서는 정상이 아니다.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아무리 트럼프가 밉다고 방송인이 TV에 나와 “트럼프 망하는 꼴 좀 보게 미국 경제가 폭삭 망해 버렸으면 좋겠다. 아, 그것 때문에 고통 받을 사람들한테는 미안!” 이런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한 가지 더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은 미국 주류 언론의 약 90%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반트럼프 언론이라는 사실이다. 심지어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회사들도 그들의 이익과 연관되어 민주당을 지지한다. 따라서 미국 언론에서는 어디를 봐도 트럼프를 증오하고 조롱하는 기사와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사실로 받아 들여서는 안 된다. 만약 반트럼프 언론이 지난 3년간 떠들던 대로 트럼프가 정말 바보, 멍청이, 똘아이였다면, 어떻게 그가 90% 언론의 지지를 받던 힐러리를 누르고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겠는가? 그리고 왜 지금 주류 언론들이 트럼프가 재선에서도 이길 것 같다며 두려워하고 있겠는가? 따라서 미국의 주류 언론 90%의 프레임으로 방송되는 내용을 미국 국민 90%의 뜻으로 해석하거나, 트럼프라는 인간에 대한 90%의 진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단순 논리로, 미국 언론의 10%로 대변되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 전역에 51%는 있었기 때문에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이다. 그 51%의 숫자는 지금은 더 늘어가는 추세이고, 미국 주류 언론이 트럼프에게 ‘불리(나쁜 놈)’라는 프레임을 씌워 놓아서 겉으로 표현하지 않을 뿐, 다음 선거에서도 그들은 트럼프를 찍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다면 미국 국민 51%가 바보들이라서 트럼프를 찍었겠는가? 바로 직전 대선에서는 두 번이나 흑인 출신 민주당 대통령 오바마를 찍었던 51%의 의식 있는 국민들이 왜 이번에는 오바마의 후계자인 힐러리 대신 공화당 트럼프를 찍었겠는가? 그 사이에 미국 국민들의 IQ가 대폭 하락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어느 나라나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은 약하고 부족할 수 있지만, 51%의 민심은 큰 흐름을 반영한다. 그리고 그 민심을 천심으로 겸허하게 받아 들일 수 있어야 세상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한국 언론들은 미국의 10% 친트럼프 언론을 반드시 같이 보아야 한다. 그들이 비록 숫자는 적지만 미국 국민의 51%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 언론에서 늘 인용하는 CNN의 시청자 수는 FOX에 비해 약 1/3 수준이다. 그러나 한국 언론에서 FOX를 인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미국 TV 시청자 수를 비교하면 FOX가 CNN에 비해 약 3배 정도 더 많다. © statista

그리고 CNN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90% 이상이기 때문에 미국 보수들은 CNN을 아예 보지 않는다. 그렇다면 한국 언론들이 CNN을 보듯이 FOX도 같이 모니터링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더군다나 현재 미국의 대통령, 국회, 대법원까지 모두 보수 공화당이 다수가 된 상황에서 미국 보수 언론들을 주시하는 것은 우리나라 외교, 안보, 경제, 무역 모든 면에서 국익과 직결되는 사항이다. 그리고 또 하나, 만약 오늘 반트럼프 언론에서 트럼프에 대한 어떤 고발 보도가 나온다면 내일 친트럼프 언론에서 그것을 180도 뒤집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반트럼프 언론의 보도 내용의 전후 맥락을 충분히 이해할 때까지 하루 정도 숨고르기를 하도록 당부한다.

TIME지가 미국 국경에서 부모와 분리되어 울고 있는 아이와 그것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트럼프의 사진을 나란히 커버에 실었다. © money.cnn.com
그러나 그 아이는 부모와 분리된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이 곧 밝혀졌다. © The National Sentinel

필자가 이제 와 새삼 깨닫게 되는 사실 한 가지는, 미국 정치인들은 정치인으로서 자기 일을 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과 자기당의 정치적인 이익과 필요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그들은 절대적 선인도 악인도 아니다. 말 그대로 정치인일 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민심이 바람처럼 옮겨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과거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대거 민주당 후보들을 찍어 주었다. 그런데 미국에서의 민주당과 공화당은 또 하나의 종교와 비슷하다. 한번 민주당원이 되거나 공화당원이 되면 어지간해서는 살아 생전에 당적을 바꾸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와 종교 얘기를 하지 말라는 말이 나온 듯하다. 왜냐하면 미국에서 정치와 종교는 분야만 다를 뿐 사실 비슷한 성격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서로 다른 종교 간에 합일점을 찾을 수 없듯이 미국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도 또 하나의 종교와 마찬가지로 서로 영원히 평행선을 달릴 뿐이다.

그러나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 한인들은 민주당이나 공화당 어느 한 쪽을 무조건 지지하기보다는 우리 자신과 우리 모국에 도움이 되는 정당과 대통령에 대해 정치적인 마인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리 한인들은 이민 역사가 짧기 때문에 미국에 200년 전에 이민 와서 뿌리를 내린 백인들과는 여러 면에서 아주 다른 정치적, 사회적 입장에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민주당이 이민자들에 대해 온정적이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열심히 공부해서 우수한 성적을 받은 많은 아시아 학생들이 IVY리그 대학 입학에서 인종 때문에 부당한 차별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민자들에 대해 호의적인 민주당 의원 누구도 이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며 나서 주지 않는다. 만약 이 문제와 관련해 어느 의원이 적극 나서서 우리의 뜻을 대변해 준다면 그가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우리는 그를 지지하지 않겠는가?

마찬가지로 한반도 평화 문제에 있어서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이 우리 편이고, 우리는 그를 지지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73년 동안 우리 힘으로 해결하지 못한 한반도 평화 문제를 트럼프가 나서서 적극 도와 주고 있는데, 우리가 반트럼프 언론의 프레임에 갇혀 트럼프를 비웃고 조롱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또한 반대로 우리가 지난 73년 동안 우리 손으로 해결하지 못했고, 미국의 주류 언론과 민주당도 제대로 발 한번 담궈본 적 없는 북한 핵 문제와 한반도 종전 문제를, 모두가 바보 멍청이 똘아이라고 비웃고 조롱했던 트럼프가 취임 1년 반만에 성사시켰다면, 도대체 누가 진짜 바보 멍청이인가? 그리고 미국 주류 언론과 민주당은 그 바보 멍청이 트럼프도 1년 반만에 해내는 일을 왜 그동안 한 걸음도 떼지 못했던 것인가? 나아가,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경멸하고 조롱하던 바보 멍청이 트럼프도 하는 일을 왜 우리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우리의 안전을 아직도 미군의 손에 의지하고 살면서 미국 대통령이 우리 대신 해결해 주기만을 바라보고 있는 것인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는 미국 정치인을 ‘정치인’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단적으로 말해서 트럼프에게는 영원한 친구도 없고, 적도 없다. 그야말로 그는 전형적인 정치인이자 비지니스맨이다. 그가 지금 한반도에 평화의 초석을 놓고 있지만, 그것은 그가 한국에 특별한 호의가 있어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미국, 북한의 이해관계가 이 시점에서 서로 맞아 떨어진 것이고, 그것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이 기회를 지혜롭게 잘 포착해서 살려 나가야 한다. 우리는 트럼프나 오바마, 힐러리를 무조건 좋아할 필요도 싫어할 필요도 없다. 그들이 하는 일은 대부분 그들 자신과 그들 정당을 위한 정치적인 행위일 뿐이다. 그리고 내가 낳은 자식도 예쁠 때가 있고 미울 때가 있는데, 어떻게 미국의 정치인이 우리 민족과 관련된 사안에 시종일관 좋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우리가 그들을 상대하여 우리 한반도에 평화를 앞당겨 오기 위해서는 더욱 현실적인 눈과 정치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그들 중에 누군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 사람에게 고마워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협력해야 할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적어도 우리가 트럼프의 도움을 받으면서 앞뒤도 모른 채 미국 주류 언론을 따라 그를 조롱하고 경멸하는 일은 그만두어야 한다. 특히 한국 언론들은 미국 주류 언론에 대한 우상화를 멈추고 이 소용돌이에서 예리하게 비켜 서 있어야 한다. 따라서 한국 언론은 미국의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남북평화를 위해 도움이 되는 지도자들에게는 최대한 힘을 실어주고, 자기들의 진영 논리에 따라 훼방을 일삼는 상대방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싸워 나가며 한반도의 평화 정착의 견인차가 되어 주어야 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와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지 말았어야 했고, 그들의 만남 자체가 잘못되었으며,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너무 많이 퍼주었다고 비난하는 반트럼프 언론에 대해 이런 트윗을 날렸다. “The denuclearization deal with North Korea is being praised and celebrated all over Asia. They are so happy! Over here, in our country, some people would rather see this historic deal fail than give Trump a win, even if it does save potentially millions & millions of lives!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시작되어 전 아시아가 함께 기뻐하고 있는데, 오직 미국 주류 언론들만 트럼프에게 상을 주기보다는 이 협상이 실패했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국 언론은 반트럼프 언론의 공격에 맞서 현재 한반도의 평화를 방해하는 미국 주류 언론과 민주당을 사정 없이 밀어붙여야 한다. 즉, 한반도의 평화를 방해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항의하며 미국 언론과 맞서야 한다. 또한 한국 언론은 미국 반트럼프 언론의 기사만 보도해서는 안 된다. 북미 회담이 성공적이었다는 친트럼프 언론도 함께 살펴야 한다. 현재 미국 주류 언론은 미국 민주당의 논리를 대변하는 기관지로 전략하고 말았다. 그들에게 휘말려 하늘이 준 남북평화의 기회를 앞장서서 깨지는 말아야 한다!

CNN이 트럼프에 대해 90% 이상 부정적인 보도를 하면서 시청율이 떨어지고 Clinton News Network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 Truthfeed

라. 한국 정부
한국 정부는 한반도 평화회담과 관련해 의도적으로 왜곡 보도하는 미국의 언론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항의하고 해명하는 서한을 보내야 한다.

전 세계 한인들의 단합된 노력
전 세계 한인들의 단합된 노력은 미국 의회의 북한 비핵화 합의에 대 한조약(treaty) 표결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와 이에 따른 미국의 대북 안전조치, 경제 지원 등에 대해 트럼프 이후 미국에 다른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이를 번복할 수 없도록 조약을 체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조약은 미국 상원의원의 2/3가 동의해야 한다. 현재 민주당 의원들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적대감을 감안할 때 남북에 전쟁 대신에 확실한 평화가 온다고 해도 민주당 의원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더해 반트럼프 언론의 대대적인 여론전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이번에 전 세계 한인 동포들이 똘똘 뭉쳐 미국 주류 언론과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시키고, 만약 설득에 실패하면 그들과 전면적으로 맞서 싸울 각오를 해야 한다.

얄타회담의 종식
2018년의 우리 한민족은 더 이상 과거의 힘 없고 가난한 민족이 아니다. 지금은 미국에만 투표권을 가진 사람이 수백만 명이고, 남한의 5,000만 명으로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일군 선진국이다. 만약 이번에 남북미에 평화의 시대가 열려서 남북한이 연합국가체제를 이루거나 궁극적으로 통일이 된다면 통일한국이 세계 3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서는 일은 시간 문제이다.

이번에 하늘이 다시 한번 우리 한민족에게 기회를 주었다. 그동안 남북이 철천지 원수처럼 지내고 최근에는 핵전쟁의 위협으로 불안에 떨었는데, 이제는 남과 북이 서로 평화롭게 만났고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는 희망의 미래가 전개되고 있다. 그런 우리 앞에 장애물이 나타나 방해하고 있다. 우리는 2018년판 얄타회담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한반도의 평화를 가로막는 모든 세력에 강력하게 맞서 평화와 번영의 골든타임을 지켜야 한다. 전 세계 모든 한인동포들과 한국의 시민단체, 언론계, 학계, 정부가 함께 나서서 남북평화의 반대 세력과 맞서며 이번에는 반드시 한반도에 평화와 안전을 우리 손으로 만들고 지켜 나가자.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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