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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길 칼럼]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은 평화의 징검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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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길 칼럼]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은 평화의 징검다리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
변호사, 법학박사 (SJ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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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두 번째 북미정상회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역사적인 두 번째 북미정상회담이 지난 2월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회담에서는 종전 선언 및 주 평양 미국 연락사무소 개설 등 획기적인 합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했으나 아쉽게도 비핵화와 제재완화와 관련한 의견 충돌로 표면적으로는 회담이 결렬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필자는 이것을 회담 ‘실패’로 보지 않는다. 남북미 평화문제가 하루 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일이었다면 무려 74년간 답보 상태로 있었겠는가?
지난 1945년 루즈벨트 대통령이 한반도를 졸지에 반으로 갈라 놓은 이후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나서서 남북한 평화를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 이전에는 클린턴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들과 비교해 나름 적극적으로 남북미 평화를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임기 후반부에 들어 시도를 하다보니 결국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임기가 끝났다.

하노이 회담 후 북미관계에 대해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하노이 회담, 평화의 징검다리
남북미 평화 문제에 관한 한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적극적인 자세로 실질적인 협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으로서 북한 정권의 수반을 직접 만난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하다. 더구나 이번 하노이 회담은 작년 싱가폴 회담에 이어 두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로 출발하기 전, 김정은 위원장과 계속해서 만날 거라고 여러 번 이야기하였다. 그런데 이번 하노이 회담을 실패로 규정하며 마치 남북미 평화는 이미 물건너 갔다고 결론 내린 전문가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번 하노이 회담이 평화의 징검다리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자주 만나다보면 미운정 고운정이 든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했듯이 김위원장을 계속 만나게 되면 하노이 회담에 이어 다음 회담에서는 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것이고, 그 다음의 워싱턴 회담이나 평양 회담 등에서는 남북미 평화에 한 발 더 성큼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와 미국 정치인들
사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여러 가지 원인 중 하나는 미국의 망국적인 정치싸움이다. 미국에 사는 한인의 한 사람으로서 남북 문제를 생각하면 미국 정치인들에 대한 애증이 앞선다. 미국을 침략한 ‘적국’인 일본은 갈라 놓지 않고 왜 한국만 반토막으로 갈라 놓았는가 생각하면 화가 치민다.
한인들의 입장에서 한반도 문제를 놓고 보면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치싸움은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한반도를 둘로 갈라 놓은 사람은 민주당 출신 루즈벨트 대통령이다. 한국전쟁 때 맥아더 장군을 해임함으로써 한반도 통일의 기회를 무산시킨 사람은 민주당 출신 트루먼 대통령이다. 4.19 때 한국 국민들의 편에 서서 이승만 독재를 물러나게 한 사람은 공화당 출신 아이젠하워 대통령이다. 4.19 정신을 무너뜨리고 5.16 쿠데타를 인정한 사람은 민주당 출신 케네디 대통령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한국의 중앙정보부에 납치되어 현해탄에서 수장될 뻔 했을 때 구해준 사람은 공화당 출신 닉슨 대통령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전두환에게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 구해준 사람은 공화당 출신 레이건 대통령이다.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남북미 평화를 위해 노력한 사람은 민주당 출신 클린턴 대통령이다. 그런데 클린턴의 남북미 평화를 방해한 것은 공화당 정치인들이었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과 남북미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은 공화당 출신 트럼프 대통령이다. 그런데 트럼프의 이러한 남북미 평화 노력을 죽자살자 방해하고 있는 것은 민주당 정치인들이다.

망국적인 정치싸움
미국의 망국적인 정치싸움이 남북평화에 얼마나 심각한 피해를 주는지 가장 최근의 일을 살펴보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미국과 전세계의 평화에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그런데 그 시점에 미국의 민주당 정치인들은 세계인들의 이목이 트럼프에게 집중되는 것에 훼방을 놓으려고 트럼프의 변호사 중 하나였던 마이클 코헨을 국회에 불러 청문회를 열었다.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순간에 꼭 그 청문회를 해야 했을까? 그까짓 정치싸움은 하노이 회담 전이나 후에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단지 자신들이 끔찍하게 싫어하는 트럼프를 죽이기 위해 미국 주류 언론들과 한통속이 되어 정치쑈를 하는 미국 정치인들에게 한인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와 염증을 느낀다.
민주당 출신 정치인들은 과거 2차 대전 때 수용소에 갇힌 일본인들에게 사과했고, 지금도 자신들이 잘못했다며 빌고 다닌다. 그런데 왜 그들은 한반도를 반토막내어 74년 동안 남북 이산가족들이 얼굴 한번 못보고 한 맺힌 슬픔 속에 죽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사과 한마디 없는가?
자신들의 선배인 루즈벨트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지금이라도 한국인들에게 사죄하려면 트럼프의 남북미 평화 노력에 트럼프보다 더 앞장서서 노력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노력은커녕 한반도 평화에 계속 초를 치고 재를 뿌리는 것은 한반도를 계속 갈라 놓겠다는 것인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루즈벨트 대통령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한국인들에게 사과하고 남북미 평화를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에 합리적으로 협조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