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뉴스 국제 [이준길 칼럼] 미국의 언론 상황 이해하기 – 3편

[이준길 칼럼] 미국의 언론 상황 이해하기 –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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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

왜 미국에는 진보 언론은 많은데 보수 언론은 별로 없는가?

지난 호에 이어 한인들이 미국의 주인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일환으로 미국의 언론 상황에 대해 계속 살펴보겠다.

트럼프 없으면 반트럼프 언론들 폭망할 것
지난 10월 3일 FOX News 인터넷판에 “테드 커플이 브라이언 스텔터를 조롱하다: ‘도널드 트럼프 없이는 CNN 시청률은 화장실 휴지가 될 것이다.’” (원문: Ted Koppel mocks Brian Stelter: ‘CNN’s ratings would be in the toilet without Donald Trump’)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테드 커플은 ABC 방송에서 지난 25년간 Nightline을 진행한 유명한 앵커이고, 브라이언 스텔터는 CNN에서 Reliable Sources를 진행하는 반트럼프 언론의 선봉 앵커이다.

이 기사의 내용을 요약하면, 자신 역시 리버럴 언론인인 테드 커플이 평가하기에도 현재 반트럼프 주류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가십거리 삼아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신랄한 비아냥이다.

한편 지난 9월 26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반트럼프 주류 언론들이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농담을 했다. 그 이유는 트럼프 자신이 없으면 주류 언론들은 시청률이 떨어지고 독자들이 없어져 망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원문: “I think ABC, CBS, NBC, New York Times, The Washington [Post] — they are all going to endorse me because if they don’t they’re going to go out of business.” 출처: washingtontimes)

미국 주류 언론의 90% 이상이 하루 24시간 365일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로 도배를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는 오히려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이것은 공화당 지지자들은 물론, 무당층의 상당수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며, 주류 언론의 “Fake News” 를 믿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미국의 주요 방송사 NBC, ABC, CBS © Digital Resource Center

미국 주요 언론사들의 역사
본론으로 돌아가 “왜 미국에는 진보 언론은 많은데 보수 언론은 별로 없는가?”에 대해 지난 4월 9일자 러쉬 림보(Rush Limbaugh)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설명된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자.

한국에서는 각 언론사를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주류 언론사들은 기업들이 소유하고 있다. 미국 언론의 큰그림을 이해하기 위해 현재 미국의 주요 언론사들이 오늘에 이르게 된 역사를 살펴보자.

NBC 방송
NBC 방송은 현재 미국의 통신재벌 COMCAST가 소유하고 있다.

1925년 RCA(Radio Corporation of America)가 뉴욕에 소재한 WEAF 라디오 방송국을 사들이면서 NBC(National Broadcasting Company) 라디오 방송 네트워크의 1호가 되었다.

당시 RCA의 모회사는 GE(General Electric)였다. 그런데 반독점법 때문에 GE는 1930년에 RCA를 팔았다가 1986년에 다시 NBC를 사들였다.

RCA가 NBC를 창설하게 된 계기는 RCA의 전설적인 사장이자 NBC의 사장이었던 데이빗 사노프(David Sarnoff) 때문이다. 사노프는 1891년 러시아에서 태어난 유태인이다. 그의 가족은 1895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사노프는 1919년 RCA 창설 때부터 근무해 1929년에 사장이 되었고, 1970년에 은퇴할 때까지 사장으로 일했다.

RCA가 NBC 라디오 방송국을 설립한 이유는 RCA가 만드는 라디오를 팔기 위해서였다. 같은 이유로 RCA는 TV세트를 팔기 위해 1939년에 NBC TV 방송국을 설립했다.

2011년에 COMCAST가 NBC를 사들여 새로운 주인이 되었다.

ABC 방송
ABC 방송의 현재 소유주는 월트 디즈니이다. ABC 방송은 NBC와 마찬가지로 RCA에 의해 1927년에 NBC Blue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다. 그리고 1943년 American Broadcasting System이 NBC Blue를 사들였고, 그 이듬해 American Broadcasting Company라는 이름에 대한 권리를 사들였다. 1948년는 ABC TV 방송국이 탄생했다.

그 후 ABC TV의 경영이 어려워지자 1953년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자회사인 United Paramount Theatres(UPT)에 의해 합병되었다. 이때부터 UPT의 사장인 레오나드 골든슨(Leonard Goldenson)이 ABC의 전권을 쥐게 되었다.

골든슨은 1905년 펜실베니아에서 태어난 유태인이다. 그는 하버드 대학과 하법드 법대를 졸업했고, 변호사가 된 후 1933년에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사내 변호사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는 UPT와 ABC의 합병작업을 진두지휘했고, 합병이 성사된 후 새로운 이름이 된 American Broadcasting – Paramount Theatres의 사장이 되었다. 골든슨은 이때부터 1986년까지 ABC를 운영했다. 그 후 1996년에 ABC는 월트 디즈니에 팔렸다.

CBS 방송
CBS의 현재 소유주는 미국의 미디어 재벌 Viacom이다.

CBS는 Columbia Broadcasting System의 약어로 라디오 방송국은 1927년에, TV 방송국은 1941년에 William S. Paley(빌 페일리)에 의해 설립되었다.

페일리는 1901년에 시카고에서 태어나 1990년에 죽었다. 페일리의 선친은 우크라이나에서 이민온 유태인 1세였다. 그는 담배(Cigar) 회사를 운영했는데 사업이 성공하자 가족이 필라델피아로 이주했다. 페일리는 필라델피아에서 펜실페니아 대학교의 비즈니스 스쿨인 와튼을 졸업했다.

1927년에 페일리의 선친과 그의 사업 파트너들이 당시 경영난을 겪고 있던 Columbia Phonographic Broadcasting System을 인수했다. 그리고 페일리가 경영을 맡으면서 10년여 만에 방송국을 16개에서 114개로 늘리며 세계적인 방송국이 되었다.

페일리가 죽은지 5년 후인 1995년에 웨스팅하우스가 CBS를 사들였고, 이어 1999년에는 미국의 미디어 재벌인 Viacom이 CBS의 새 주인이 되었다.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