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뉴스 국제 [이준길 칼럼] 미국의 언론 상황 이해하기

[이준길 칼럼] 미국의 언론 상황 이해하기

0
[이준길 칼럼] 미국의 언론 상황 이해하기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

왜 미국에는 진보 언론은 많은데 보수 언론은 별로 없는가?

 

사회의 공기(公器), 언론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들의 정치 성향은 크게 보수, 중도, 진보로 나뉘며, 일반적으로 보수의 비율이 진보보다 약간 높게 나타난다. 갤럽에서 조사한 미국 국민들의 정치 성향 변화 추이를 보더라도 보수의 비율이 진보보다 항상 높게 나타나며, 2016년을 기준으로 보면 보수 36%, 중도 34%, 진보 25%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보수와 진보를 대변하는 언론도 대략 이와 비슷한 비율일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언론은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공기(公器)이기 때문에 정치색과 진영 논리를 떠나 공정한 보도를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미국 국민들의 정치 성향 변화 © Gallup

그런데 미국 언론인들의 96%가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에게 정치 기부금을 냄으로써 대단히 심각한 좌편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언론인들의 심각한 좌편향성 ©InDepthNH.org

한인들이 미국의 주인이 되려면 미국 언론에 대한 이해 필요
우리 한인들이 미국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미국 정치의 흐름을 제대로 알아야 하고, 미국의 정치를 이해하려면 미국의 특이한 언론 현황을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공정성을 잃고 정치 논리에 빠진 언론은 사회적 공기(公器)가 아니라 사회를 망치는 흉기(凶器)가 된다. 2017년 10월 CATO Institute에서 실시한 ‘언론의 자유와 관용에 대한 설문조사(Cato 2017 Free Speech and Tolerance Survey)에 따르면, New York Times, CNN, MSNBC 등의 주요 언론들의 좌편향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우편향 언론은 FOX 정도였다.

미국의 주요 미디어의 편향성 (2017) © CATO Institute

또한 심각하게 좌편향적인 미국 주류 언론들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오늘날 언론인들이 미국의 적이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미국인의 35%, 중도 성향의 38%, 공화당 성향의 63%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미국 국민의 35%가 언론인들이 미국의 적이라고 응답했다. © CATO Institute

이렇게 좌편향적인 언론 상황 때문에 중도 성향의 58%, 보수 성향의 70%의 국민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의견을 표현하기에 주저하며 자기 검열을 하게 된다고 대답했고, 반면 53%의 진보 성향의 국민들은 자신의 말을 검열할 필요를 전혀 못 느낀다고 대답했다. 이 결과 미국에서는 진보는 목소리를 높이고, 보수는 입을 다무는 언론자유의 심각한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

언론의 자유에 대해 보수와 진보의 체감도 © CATO Institute

최근 필자는 미국 주류 언론의 논리를 일방적으로 따라가다가 한반도 평화 문제에 있어 트럼프를 비판하는 미국 주류 언론의 논리 앞에 길을 잃고 트럼프를 욕하려다가 오히려 한반도의 평화를 방해하는 기사를 베껴 쓰고 있는 한국 언론의 모습을 종종 보게 되었다. 그 후 미국 언론의 현실을 한국 국민들은 물론 미국에 사는 한인들에게도 정확하게 알릴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한반도 평화에 대한 한인들의 의견이 양분되어 한인 커뮤니티 내부에서 분열이 생길 것이 우려되었다.

또한 이렇게 불균형한 언론 상황을 바로잡으려면 보수 성향의 언론사와 언론인들이 더 많이 필요한데, 왜 미국에는 진보 언론은 많은데 보수 언론은 이렇게 소수인지 궁금해 리서치를 해보았다.

그 중 미국 보수 언론의 아이콘이자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인 러쉬 림보(Rush Limbaugh)가 지난 4월 9일 그의 라디오 방송에서 시청자들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심층 연구했다며 발표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가 미국의 주인이 되려면 한쪽이 아닌 양쪽의 목소리를 듣고 전체 그림을 보아야 하기 때문에 진보 언론의 대척점에 있는 보수 언론인의 시각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미국에는 왜 보수 언론의 숫자가 적은지 설명하기 앞서 먼저 러쉬 림보에 대해 설명하고 이야기를 계속 이어 나가겠다.

보수 언론의 아이콘 러쉬 림보 (Rush Limbaugh)
미국 언론인의 90% 이상이 좌편향이고, 미국 메이저 방송사들과 신문사들을 아마존과 같은 재벌들이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과 대적한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같은 일이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30년 전 보수를 표방한 첫 방송을 시작한 러쉬 림보는 혼자 힘으로 보수 진영에 서서 거대 진보언론에 맞서 싸우고 있다. 그는 트럼프의 당선을 예측하고 트럼프를 지원하여 대선을 승리로 이끈 1등 공신이기도 하다.

러쉬 림보는 1951년생으로 미주리주에서 태어났다. 림보의 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과 싸운 조종사 출신이다. 림보는 TV의 출현으로 사양길에 접어든 라디오 방송을 그의 토크쇼 하나로 다시 부활시킨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는 16살 때부터 라디오 방송국에서 DJ로 일했다. 림보는 할아버지, 아버지, 삼촌, 형제 등이 모두 변호사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어려서부터 라디오 방송에 관심을 갖고 대학을 1년 만에 중퇴했다. 그리고 1984년 캘리포니아 수도인 새크라멘토에서 라디오 토크쇼를 처음 시작했다. 청취자들의 전화를 받고 코멘트를 하는 정치 토크쇼였는데, 당시로서는 매우 새로운 방식이었다.

1988년 뉴욕으로 옮겨 자신의 이름을 건 본격적인 정치 토크쇼 ‘러쉬 림보 쇼’를 시작했다. 그리고 매일 3시간씩 미국 전역의 라디오 방송을 커버하기 시작했다. 그는 재치 있는 정치 평론으로 청취자를 점점 늘려 갔고 30여 년이 지난 지금은 미국 정치 토크쇼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는 처음부터 보수 공화당을 표방한 방송을 했다.

미국 보수 언론의 아이콘 러쉬 림보 © The Rush Limbaugh Show

림보는 주류 언론을 ‘드라이브 바이 미디어(Drive-By Media)’라고 불렀는데, 주류 언론들이 거짓 정보를 마치 중요한 속보처럼 보도하여 사람들을 선동한 다음 진실이 드러나면 “아니면 말고!” 하며 곧 꼬리를 감추고 사라지는 그들의 행태를 풍자한 말이다.

이어지는 내용은 다음 호에 계속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