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뉴스 국제 [이준길 칼럼] 남북평화 위해 정치적 진영논리에서 벗어나자

[이준길 칼럼] 남북평화 위해 정치적 진영논리에서 벗어나자

0
[이준길 칼럼] 남북평화 위해 정치적 진영논리에서 벗어나자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 (변호사, 법학박사)

한반도 평화 문제에 관한 한 우리 한인들이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 살고 있든 상관 없이 정치적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무엇보다 중요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하나된 뜻을 모아야 할 때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우리 한인들이 망국적인 미국의 정치싸움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는 민주당 지지자냐, 공화당 지지자냐, 진보 그룹이냐, 보수 그룹이냐 하는 것은 둘째 문제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한반도의 평화 체제 구축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누구인가이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하늘이 주신 이 평화의 기회를 살려 가는 것이다.

한인 그룹이 분열되지 않도록
우리가 미국 정치의 진영 논리에서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는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한반도의 현대사와 관련하여 미국 대통령들과의 인연을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미리 강조하건데,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든,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든 그들은 한국의 대통령이 아니라 미국의 대통령이다. 다시 말해 그들은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대변하고 미국의 정치 논리에 따라 한국 관련 정책을 결정해 왔다. 그러므로 우리 한국 사람의 시각에서 보면 그들의 결정이 우리 민족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가 중요할 뿐, 그들의 정당이 공화당인지 민주당인지는 큰 의미가 없었다는 것이다.

우리 한인들이 미국 정치의 진영논리에서 한 발 물러서 있지 않으면 잘못하다가는 한인 그룹이 미국에서도 두 동강이 날 수 있다. 트럼프 시대에 들어서 더욱 더 극단적으로 흐르고 있는 미국의 보수와 진보의 처절한 정치 싸움을 보고 있노라면, 그동안 우리가 미국의 ‘선진 정치’에 대해 큰 착각을 하고 있지 않았나 싶을 정도이다.

보통 사람이 세상을 보는 기준은 첫째가 나의 이익, 둘째가 내가 확장된 내 가족의 이익이다. 그리고 여기서 더 확장되면 우리 민족 전체의 이익이 우리의 관심사가 될 수 있다. 현재 우리 민족 전체의 이익이 걸려 있는 남북한 평화 문제는 우리 민족의 이익을 넘어 세계 평화에도 크게 기여할 부분이다. 따라서 한반도 평화의 중요한 시기를 앞에 두고 미국 정치인들이 만들어 놓은 정치 프레임에 갇혀 우리 한인들끼리 소모적인 논쟁에 휘말리지 말고, 하나된 목소리로 평화와 번영을 향해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국 대통령과 한반도의 현대사
그럼 지금부터 남북의 분단이 결정된 1945년 얄타회담부터 시작해 우리의 현대사와 미국 대통령들과의 인연을 간략히 살펴보기로 하자.

1. 진보 민주당 출신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얄타회담으로 한반도 두 동강

‘The Big Three’: Winston Churchill, Franklin D Roosevelt and Joseph Stalin sit for photographs during the Yalta Conference in February 1945.
NAM 236
Part of
WAR OFFICE SECOND WORLD WAR OFFICIAL COLLECTION

세계 제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어 우리 한반도를 일제의 압박으로부터 해방시켜준 루즈벨트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의 은인이면서 동시에 큰 불행을 가져다 준 대통령이기도 하다. 그는 1945년 2월 영국의 처칠, 소련의 스탈린과 함께한 얄타회담에서 한반도를 반쪽으로 나누어 미국과 소련이 신탁통치를 하기로 했다. 한 가지 아이러니한 것은 패전국 독일은 동독과 서독으로 갈라서 미국과 소련이 관리를 하면서 패전국 일본은 그대로 두고,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한반도만 둘로 나누어 73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민족이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는 것이다.

2. 진보 민주당 출신 해리 트루만 대통령: 맥아더 해임과 통일 방해

민주당 루즈벨트 대통령에 의해 남과 북이 갈라진 후, 일제 치하에서 36년간 고생하고 맞이한 해방의 기쁨은 곧 70년의 쓰디쓴 눈물이 되었다. 분단 5년만에 6. 25 전쟁이 터져 수백만의 무고한 사람들이 죽었다. 그런데 남한에 의한 한반도 통일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트루만 대통령이 그야말로 완전히 정치논리로 한창 치열한 전쟁 중에 맥아더 장군을 전격 해임시키고 말았다. 자신의 전임자인 민주당 루즈벨트가 한반도를 갈라 놓은 것을 맥아더 장군이 통일시키려던 찰나 다시 민주당 트루만 대통령이 정치논리로 이를 막은 것이다.

3. 보수 공화당 출신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이승만 독재 붕괴, 4.19혁명, 진보 장면 정권
미국의 지지를 받던 이승만 정권이 1960년 4. 19혁명에 의해 붕괴되자 공화당 출신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의 뜻에 따라 이승만 정권의 종말을 인정하여 한국에서 민주적 정권교체가 될 수 있도록 협조하였다.

4. 진보 민주당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 5. 16 군사쿠데타 인정과 장면 정권 종식

5.16 군사 쿠데타를 인정한 미국 민주당 존 F. 케네디 대통령 ©Politico

1961년 1월 취임한 민주당 케네디 대통령은 한국에서 1년 전 국민들의 4. 19혁명에 의해 독재정권을 종식시켰음에도 불구하고, 5. 16 군사 쿠데타를 그대로 인정하여 한국에서 장기 군사독재가 시작되게 하였다.

5. 보수 공화당 리차드 닉슨 대통령: 일본에서 납치된 진보 김대중 대통령의 목숨 구하기
1973년 김대중 대통령이 일본에서 박정희 정권 하의 중앙정보부에게 납치당하여 바다에 수장될 찰나에 미국의 공화당 닉슨 대통령이 미국 CIA를 동원하여 김대중 대통령을 구출하였다.

6. 진보 민주당 지미 카터 대통령: 5. 18 광주민주화운동 외면, 전두환 12. 12 군사 반란 인정

5. 18 광주민주화운동을 외면한 미국 민주당 지미 카터 대통령 © chosun.com

한국의 진보 그룹들이 반미 성향을 가지게 된 계기 중 하나가 1980년 5. 18 광주민주화운동이다. 당시 전두환 군부가 광주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살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위 인권 대통령이라는 민주당 카터 대통령은 전두환 군부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나아가 그 해 12월 12일에 전두환 군부가 반란으로 정권을 탈취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어떠한 제재도 하지 않았다.

7. 보수 공화당 로날드 레이건 대통령: 전두환 군부가 사형시키려는 김대중 대통령 구출
전두환 군부 정권이 김대중 대통령을 사형시키려고 하자 공화당 레이건 대통령이 전두환 군부 정권에 압력을 행사하여 사형 집행을 막고 후일 김대중 대통령을 미국으로 데려 왔다.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으로 하여금 미국에서 마음껏 정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8. 진보 민주당 빌 클린턴 대통령: 진보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남북평화 추진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남북평화에 공을 들인 사람은 진보 민주당 빌 클린턴 대통령이다. 당시 미국의 보수 공화당과 보수 언론들은 남북평화를 방해하였다. 그리고 결국 남북평화는 보수 공화당 출신 조지 부시 대통령에 의해 무산되었다.

9. 보수 공화당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 진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남북평화 추진

문재인 대통령과 한반도 평화의 기틀을 다지고 있는 미국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 © VOA

현재 보수 공화당 출신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 진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남북평화와 북미 수교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진보 민주당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CNN, NYT, WP, ABC, CBS, NBC, MSNBC 등 주류 진보 언론들이 트럼프 가 싫어서 남북평화를 방해하고 있다.

이와 같이 미국 대통령들은 민주당인가 공화당인가 진보인가 보수인가와 아무 상관 없이 그 당시 정치 논리에 의해 한국 정치에 관여 하였다. 따라서 우리 한인들에게는 특히 남북평화에 관한 한 미국의 정치인과 언론들이 진보인가 보수인가, 민주당인가 공화당인가는 별 의미가 없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행동할 뿐이다.

따라서 우리 한인들은 남북평화에 관한 한 그때 그때 상황 논리에 따라 미국의 정당이나 언론 중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우리편임을 기억하고, 한반도 평화를 방해하는 정당이나 언론에 대해서는 전 세계의 한인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강하게 맞서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 그래야 하늘이 주신 기회를 지키고, 한반도에 평화 체제 구축을 완성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

칼럼에 대한 회신은 [email protected]으로 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자 ©KOREAN LIFE. 무단전재, 배포금지

Copyright ©2018 KOREAN LIF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