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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길 법률칼럼] 시민권을 꼭 받아야 하는 이유 2편 – 1만 달러 이상 탈세한 영주권자 추방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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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길 법률칼럼] 시민권을 꼭 받아야 하는 이유 2편 – 1만 달러 이상 탈세한 영주권자 추방 대상
이준길 변호사 (NC)
법학박사 SJ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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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이민법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로서 이 글을 읽는 독자 개인에게 제공한 법률자문이 아니므로 본 칼럼의 내용을 근거로 행한 법률 행위를 포함한 일체의 행위에 대해 본 변호사는 아무런 법적 책임이 없다는 점을 유념해 주시기 바란다.

자영업자의 체류 신분
지난 호에 이어서, 미국에 온지 오래 되었지만 영주권자 신분을 계속 유지하고 계신 분들이 시민권 취득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특히 자영업자가 시민권이 없을 때 어떤 심각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자영업에 많이 종사하는 우리 한인들이 시민권 취득 자격이 되자마자(영주권 취득 후 3년 또는 5년) 서둘러 시민권을 취득해야 하는지, 아니면 영주권자로서 사업을 계속 해도 괜찮은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참고로 여기에 소개된 사례들은 실제 재판 결과이며, 법원의 판례는 공개정보이기 때문에 누구나 열람이 가능하다.

탈세로 추방된 사례
1984년 일본에서 이민 온 가와시마 부부는 LA에서 일식당을 운영했다. 식당이 잘 되어 2개, 3개로 늘려나갔고, 그러다 1991년 국세청 감사를 받게 되었다. 1997년 가와시마 부부는 탈세를 인정하고 벌금 24만 5천 달러와 4개월 징역형을 살았다.
그런데 문제는 그 후였다. 가와시마 부부가 영주권자 신분이었기 때문에 이민국이 그들을 추방재판에 회부한 것이었다.
많은 자영업자들이 그러하듯 가와시마 부부도 세금을 적게 내려고 소득을 줄여서 신고했다. 그리고 ‘일단 세금보고를 한 다음, IRS에 걸리면 세금을 더 내면 되고, 안 걸리면 땡큐’라고만 생각했지, 자신들이 추방될 수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추방재판에 회부된 가와시마 부부는 거액을 들여 유명한 변호사들을 동원해 수년간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가며 싸웠지만 결국 패소하여 추방을 당하고 말았다.
2012년 이 판례가 생기기 전에는 1만 달러 이상 탈세를 하고도 추방을 면한 사례들이 있었다.
1997년 필라델피아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던 한인 영주권자 부부가 1989년~1991년까지 3년간 소득 11만 2,453 달러를 축소 보고했다가 적발돼 5만 5,000 달러를 추징당했다. 그리고 집행유예 3년이라는 형사책임과 동시에 추방재판에 회부되어 추방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항소하여 2004년 연방항소법원에서 추방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받아 추방 위기를 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2년 연방대법원에서 가와시마 부부 판례가 나온 후 이민국은, 의도성을 갖고 1만 달러($10,000) 이상 탈세를 한 경우, 추방대상 범죄인 ‘가중 중범죄(aggravated felony)’로 규정하고 영주권자도 추방을 하게 되었다.

시민권과 영주권 하늘과 땅 차이
가와시마 부부 사건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문제가 된 탈세 혐의는 영주권을 받은 후 7년이 지난 시점인 1991년 세금보고였다.
만약 이 부부가 시민권 취득 자격이 된 1989년부터 1990년 사이에 시민권을 받았더라면 탈세로 처벌은 받았겠지만, 추방은 면하여 미국내 사업체를 지킬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만약 그들의 자녀가 미국에 살고 있었다면 자녀들과 헤어지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부는 영주권자로서 5년이 지나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시민권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 졸지에 막대한 재산상의 손실은 물론, 더 이상 미국에 들어올 수 없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일상에서는 영주권이나 시민권이나 무슨 차이가 있나 싶겠지만, 법적으로 시민권은 그동안 미국에서 쌓은 모든 재산과 가족들을 뒤로 하고 한국으로 추방되느냐 마느냐를 가르는 ‘하늘과 땅’의 차이다.
특히 이민 1세들은 주로 자영업을 하기 때문에 탈세의 유혹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그러므로 자영업에 많이 종사하는 우리 한인들 역시 영주권자로서 계속 사업을 해야 할지, 아니면 시민권을 취득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추방대상 범죄
탈세 외에도 시민권이 없을 경우 추방될 수 있는 범죄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더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돈세탁(money laundering) 금액이 1만 달러($10,000) 이상이면 추방대상이 된다. 특히 우리 한인들은 돈세탁 범죄에 있어 좀 더 유의할 부분이 있다.
한인들이 운영하는 사업체(retail business)에서 1만 달러는 그리 큰 금액이 아닐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1만 달러, 즉 한국 돈으로 1천 만원 정도를 한국 은행과 미국 은행 계좌를 통해 서로 쉽게 주고받을 수 있다. 1만 달러 이상의 현금거래가 돈세탁 범죄에 해당된다는 것을 모르는 채 말이다.
심지어 한인들 사이의 친목모임이나 목돈마련을 위한 계모임 등에서 현금을 주고받고 이것을 은행이나 정부에 신고하지 않는다면 이것 역시 기술적으로는 돈세탁 범죄에 해당한다.
본인이 알았든 몰랐든 돈세탁으로 처벌을 받으면 영주권자는 추방대상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 외에 추방대상이 되는 주요범죄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1년 이상 감옥형에 해당하는 폭행죄(가정폭력 포함)
  2. 1년 이상 감옥형에 해당하는 절도죄
  3. 1년 이상 감옥형에 해당하는 여권이나 서류 위조 등의 사기죄
  4. 1년 이상 감옥형에 해당하는 불법도박. 참고로, 한인들이 운영하는 온라인 컴퓨터 도박장도 여기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으니 영주권자를 비롯한 모든 분들이 반드시 법률자문을 받아본 후 사업을 해야 한다. 각 카운티나 시티별로 이에 대한 규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5. 음주운전 및 음주교통사고
  6. 매춘
  7. 아동 음란물 소지 또는 배포죄
  8. 미국 군사정보 등을 수집하여 외국으로 보내는 행위
  9. 뇌물죄
  10. 위증죄
    위와 같은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시민권자는 처벌만 받고 끝나지만 영주권자는 처벌과 동시에 추방대상이 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