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건배사
새해가 되면 정말 많은 분들이 저에게 재미있는 건배사를 요청합니다. 그러면서 3가지 조건을 말합니다. 첫째 재미있고, 둘째 의미있고, 셋째,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참신한 건배사여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건배사를 만들려면 머리에 쥐가 납니다.
그동안 유머코치로서 10년 넘게 수많은 리더들의 건배사를 코칭하면서 잘 준비된 건배사 하나만으로도 멋진 리더쉽과 매력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리더들과 나눴던 다양한 새해 건배사를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파티나 술자리에 초대받았을 때 건배사를 찾아 인터넷을 뒤지지 마시고, 오늘 소개한 멘트만 잘 연습하셔도 어디서든 대박 건배사를 하실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삼행시, 사행시 건배사
이미 많은 분들이 삼행시나 사행시 건배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선가 들어본 듯 건배사는 아무래도 좀 식상하지요. 그래서 늘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해서 세상에 없던 새로운 건배사를 만들어 사용해야 합니다.
먼저 삼행시, 사행시 예시를 몇 가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바일: 모든 일이 바라는대로 일어나길!
아이유: 아름다운 이 세상 유감없이 살다가자!
어머나: 어디에 머물든지 나만의 향기를!
마무리: 마음먹은 것은 무엇이든 이루리라!
여보당신: 여유 있고 보람차게, 당당하고 신나게!
한우갈비: 한마음으로 우리는 갈수록 비상한다!
여러분의 이름이나 직업, 회사 이름, 좋아하는 단어 등으로 인상적인 건배사를 직접 만들어보세요.
외국어 건배사
미국에 살면서 외국어 건배사라니 조금 의외이실 수 있지만, 잘만 활용하면 술자리의 흥을 꽤 돋구어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건배사를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평소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바로 감사입니다. 감사라는 단어를 말하고 들을 때마다 우리 몸의 피가 맑아진다고 합니다.
지난 한 해 여러분의 수고에 깊이 감사드리며, 이 술 한 잔에 우리의 영혼이 맑아지기를 기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프랑스어로 감사하다는 뜻인 ‘메르씨!’하면,
여러분이 중국어로 ‘씨에씨에!’라고 해주세요.
자, 메르씨! (씨에씨에!)”
말이 나온 김에, 프랑스어를 이용한 말장난식 건배사는 어떨까요?
“여러분, 원샷을 프랑스어로 뭐라고 할까요? ‘한입 몽땅!’이라고 합니다. 하하하… 몽땅이라는 말이 맘에 듭니다. 그래서 제 건배사는 올 한해 건강도, 행복도, 매출도 몽땅 다 성취하자는 의미로 몽땅입니다. 제가 선창하면 여러분들은 몽땅!이라고 외쳐주세요.!
행복! (몽땅!)
건강! (몽땅!)
매출! (몽땅!)
한입! (몽땅!)”
어때요? 쓸만한가요? 몽땅이라는 말이 참 재미있지요? 이런 건배사로 분위기를 띄우려면 당연히 사전에 한두 번 편한 자리에서 연습을 해서 능숙해지셔야 합니다.
유머퀴즈 건배사
유머퀴즈는 종종 아재개그가 되곤 하지만, 잘 활용하면 멋진 유머건배사가 됩니다. 제가 애용하는 유머퀴즈 건배사를 소개해 드립니다.
“여러분, 흥부가 박을 자를 때 쓰는 힘을 뭐라고 하는지 아십니까? 바로…… 박력입니다. 하하하 살아보니 어떤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고 다시 힘차게 뻗어나가는 박력이 정말 중요하더라구요. 그래서 올 한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박력있게 살아가자는 의미로 오늘 제 건배사는 박력입니다. 제가 ‘우리 회사!’하면, 여러분이 “박력 있게!’를 외쳐주세요.”
어때요? 분위기가 확 살아나겠지요? 여러분 모임의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살짝 응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회사 모임에서 사용하는 건배사와 친목모임에서 사용하는 건배사는 상황에 맞게 조금씩 변경하는 게 좋습니다. 사실 리더의 진정한 센스는 이렇게 상황에 맞게 응용하는 능력이겠지요.
반전 위트 건배사
기존의 고정관념을 살짝 비틀면서 분위기를 띄우는 반전 위트 건배사도 있습니다.
“여러분! 오늘 저의 건배사는 적자성공입니다. 적는 자가 생존한다는 적자생존이 아닙니다.
적자성공은 인간관계에서 내가 조금 더 양보하고, 상대를 조금 더 배려하면서 내가 조금 더 적자를 보자는 의미입니다. 살아보니 평소 작은 일에서 약간 더 손해보는 사람이 나중에 더 크게 성공을 하더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더 큰 성공을 위하여!’ 하면, 여러분이 ‘적자성공!’을 외쳐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시 건배사
좋은 시로 건배사를 하면 한층 더 운치 있고 근사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혹시 평소에 마음에 와닿는 시가 있다면 기억해 두었다가 건배사로 활용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활용하는 사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윌리엄 예이츠라는 시인이 지은 술노래로 건배하겠습니다.
술은 입으로 흘러들고
사랑은 눈으로 흘러간다
우리가 늙어 죽기 전에
알아야 할 진실은 이것뿐
그래서 제 건배사는 이겁니다. 제가 ‘사랑은 눈으로!’ 하면, 여러분이 ‘술은 입으로!’ 하면서 건배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괜찮나요? 이번에는 짧고 아름다운 시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의 시로 건배사를 만들어봤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꽃만 아름다운 게 아닙니다. 우리 안에도 아주 아름다운 꽃이 있습니다. 바로 활짝 웃는 얼굴에 피어난 웃음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두 얼굴에 활짝 웃음꽃을 피우면서 건배하겠습니다. 제가 ‘내 얼굴의 웃음꽃이!’ 하면, 여러분이 ‘최고여!’라고 외쳐주세요.”
건배사는 아주 짧지만 그 안에 건배하는 사람의 생각과 철학, 그리고 나아가 인격이 담겨 있습니다. 기왕이면 자신의 철학과 잘 어울리는 건배사를 건네며 올 한 해 사랑과 격려를 전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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