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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경영 칼럼] 환자들이 많이 찾는 의사들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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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경영 칼럼] 환자들이 많이 찾는 의사들의 비결
최규상 유머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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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병인가요?
8년 전 어느 날, 저는 병원에서 대장내시경을 마치고 진료실로 들어갔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굳은 표정과 투박한 사투리로 한마디를 툭 던졌습니다.
“우째야 쓰까요?”
순간 제 가슴은 철렁 했고, 옆에 앉아 있던 아내가 제 손을 꽉 쥐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무슨… 심각한 병인가요?”
그러자 의사 선생님은 슬쩍 미소를 띄고 대답했습니다.
“헛돈 쓰셨어요.”
그리고 이어지는 한마디로 모든 상황을 마무리했습니다.
“대장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하하하~~”
그 순간 온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아니,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도 환자에게 위트를 던질 수 있다니!
“대장에 다른 문제는 없지만, 아주 작은 대장용종이 있으니 1년에 한번씩 병원에 들러서 진찰을 받으세요.”
그 후 저는 순한 양처럼 그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단골(?) 고객이 되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의 웃음과 위트 속에 깃든 인간적인 신뢰감에 감동했기 때문입니다.
그저 환자와 의사로서 스쳐가는 만남일 수도 있었지만, 웃음은 생각보다 강력한 친근감을 만들었습니다. 이후로 저는 친구들이나 친척들, 지인들에게 정기적인 대장내시경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그 병원의 의사 선생님을 강력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또 다른 제 단골 병원이 있습니다. 이 병원은 제가 6년 전부터 다니고 있는 치과병원입니다. 그동안 여러 치과를 다녔지만 마음에 드는 병원이 없었습니다. 그 이유를 지금의 단골 치과병원에 가서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치과에서는 진료실에 들어가면 곧바로 진료의자에 눕습니다. 그리고 치과용 냅킨으로 얼굴을 덮고 기다리면 큰 마스크로 얼굴을 통째로 가린 의사가 다가옵니다. 그리고 필요한 질문을 하고, 쓱싹쓱싹 치료를 마치고 돌아섭니다. 그렇게 몇 분 동안 진료를 받았지만 서로가 누구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저 필요한 말과 필요한 서비스를 주고받은 거래였을 뿐입니다.

의사와 환자의 얼굴이 가려진 채 치료가 진행되는 치과 병원의 모습 ©123RF

그런데 이 치과의사는 달랐습니다. 치료 전에 늘 마스크를 벗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질문을 합니다.
“좋아 보이시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그러면 저는 1분 정도 짧게 그 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제 얘기를 다 들은 후에 의사 선생님이 다시 질문합니다.
“치아에는 어떤 문제가 있으세요?”
저는 이 의사 선생님의 인간적인 관심과 배려에 찐~한 감동을 느꼈고, 당연히 이 병원도 지인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솔직히 어떤 이유로든 병원에 가는 것은 별로 유쾌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환자를 위한 의사의 작은 배려와 위트에 마음이 놓이고 웃게 되면서 치료의 아픔과 두려움을 잠시 잊게 됩니다.

3분의 차이
토론토 대학의 웬디 레빈슨 교수는 환자와 의사와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이 이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습니다.
레빈슨 교수는 의료사고를 여러 번 내고도 환자들에게 고소를 당하지 않는 의사들과, 어쩌다 한 번 사고를 내고도 환자들에게 고소를 당한 의사들의 차이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고소를 당하지 않은 의사들에게는 몇 가지 작은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첫째, 환자에게 미소를 짓고, 나아가 환자를 웃게 했습니다.
둘째, 환자가 아파할 때 그 아픔에 공감하고 배려하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셋째, 환자와 면담하는 시간이 3분 정도 더 길었습니다.
레빈슨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진료시간을 평균 18.3분 이상 소비하는 의사들은 한 번도 고소당한 일이 없었으며, 반대로 2회 이상 고소당한 의사들의 평균 진료시간은 15분 이하였습니다. 그 3분 동안 어떤 의사들은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환자를 웃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이 세 가지 차이는 매일 ‘시간과의 전쟁’을 치르는 의사들이 환자를 돈으로 보는가, 아니면 공감과 배려가 필요한 한 인간으로 보는가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고객을 위한 행복 서비스
우리는 어디서나 한 인간으로 대접받기를 원합니다. 그 첫번째 표현이 바로 미소입니다. 의사가 나를 향해 미소를 지을 때 환자는 대접받는다고 느낍니다.
환자들은 먼저 웃지 않습니다. 그들은 크고작은 걱정과 불안을 안고 진료실에 들어옵니다. 그때 의사의 가벼운 미소와 위트는 환자의 긴장을 풀어주고 걱정을 날려 보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기분을 물어보고 공감하는 배려입니다. 물론, 이렇게 하면 당연히 진료시간이 좀 더 길어지겠지요. 그러나 고객의 신뢰를 얻게 되면 더 안정적인 진료를 할 수 있고, 나아가 더 번창하는 병원이 될 것입니다.
작은 차이가 감동을 만듭니다. 환자를 만나기 전에 좋은 기분을 유지하며 미소를 지어보고, 적당한 질문과 위트를 준비해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환자에게 물어보세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오늘 나눈 이야기가 병원과 의사에게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사람을 대하는 모든 직종에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며 시간을 낼 때 고객이 감동하는 서비스가 만들어집니다. 웃음과 위트는 모든 사람에게 통하는 행복 서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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