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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칼럼] 원어민들이 내 말을 잘 못 알아듣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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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칼럼] 원어민들이 내 말을 잘 못 알아듣는다면
듣고 입으로 따라서 말하는 쉐도잉 연습 ©getty images
대니얼 김 KoreanEnglish.org 운영자 영어 학습 프로그램 개발자

영어를 배우는 것은 단어부터 영작까지 모든 분야가 다 도전입니다. 그런데 고급 레벨로 갈수록 한국인에게 특히 더 도전적인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영어의 억양입니다. 앞으로 높은 단계의 영어 실력을 원한다면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 억양에 대해 미리 알아둘 부분이 있습니다.

외국인 억양
억양이란 소리의 높낮이, 길이, 강약 등을 말합니다. 억양에는 말하는 사람의 태도와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말이라도 억양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를 전달하기도 합니다. 또한 지역이나 환경에 따라 다른 억양을 구사하기도 합니다. 외국인이 한국말을 잘하더라도 그 억양 때문에 금방 구별이 됩니다.

적절한 억양의 중요성
초급 단계에서는 각 단어의 발음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지만, 말을 조금씩 하는 중급 단계에 접어들게 되면 억양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게 됩니다. 문장에 적절한 억양이 가미되지 않으면 상대방이 내용을 빨리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을 악화시키는 또 하나의 요인은 말을 빨리 하려는 태도입니다. 유창해 보이고 싶은 마음에 속도에만 신경을 쓰고 억양을 소홀히 한다면, 유창해 보이기만 할 뿐 실제 대화는 산으로 가기 십상입니다.

억양을 익히는 방법
기초 회화를 익힐 때는 강사의 억양을 따라하면 되기 때문에 억양을 익히기가 그래도 쉽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만들어낸 문장의 억양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런 문장의 억양을 들은 적이 없는데 말이죠.

억양이라는 것이 본래 의미 단위들이 조합되면서 그에 적절한 소리의 높낮이, 길이, 강약이 가미되는 것인데, 영어의 의미 단위 조합은 한국어 어순과 다르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영어의 억양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억양을 어떻게 익혀야 할까요? 우선, 알아두면 좋은 몇 가지 억양 규칙들이 있습니다. 첫째, 새로운 정보(보통 명사)는 강한 억양을 갖는다. 둘째, 동사도 그 의미를 강조할 때는 강한 억양을 가질 수 있다. 셋째, 보통 기능어(전치사, 접속사, 대명사, 관사)는 강한 억양을 갖지 않는다.

그런데 실제 대화에서 그때그때 이런 규칙을 적용해 억양을 구사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따라서 억양은 무의식에 가까운 ‘감’을 익혀야 합니다. 그 ‘감’을 키워가는 것이 바로 영어의 억양을 익히는 과정입니다.

억양의 감을 익히기 위해서는 영어 표현이나 문장을 익힐 때 입으로 따라 말해보는 습관이 필수적이며, 동시에 많은 양의 듣기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듣기를 많이 하다보면 원어민들이 특정 표현이나 패턴을 비슷한 억양으로 구사하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배우게 되고, 이런 배움이 쌓이면 새로운 문장을 말할 때 어떤 억양을 사용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감’이 생기게 됩니다.

원어민 같은 억양?
많은 영어 학습자들이 원어민 수준의 억양을 소망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정도의 억양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의미 단위 표현이 거침없이 조합되어 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말은 억양뿐 아니라 말하고 듣고 쓰는 모든 영역에서 원어민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억양 학습의 1차 목표는 제대로 된 의사 전달이어야 합니다. 이 1차 목표에 가까이 갈 때 조금씩 더 원어민스러운 억양을 위해 디테일하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은 마치 조각가가 조각을 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우선 전체적인 형태를 만들고 세부적인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영어 억양을 익히는 속도는 성인보다는 아이들이 빠르고,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영어를 접할 때의 개방성과 집중력, 그리고 섬세한 감각 등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영어의 소리와 발음에 대해 오픈 마인드로 다가가 섬세하게 주의를 기울인다면 누구나 빨리 영어의 억양에 익숙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실천 과제
억양을 익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쉐도잉입니다. 원어민의 음성을 들은 후 그대로 따라서 말해보는 훈련인데, 듣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가능합니다. 이것은 영어를 배우는 학습자들이 꼭 가져야 할 습관입니다.

쉐도잉을 할 때 꼭 문장 전체를 따라 말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문장을 쉐도잉하기 어렵다면 더 짧은 표현들을 따라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이 훈련을 지속하면 원어민들이 억양을 어떻게 구사하는지 서서히 감을 잡게 됩니다. 원어민 수준의 억양을 익힐 때까지 평생 습관으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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