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것도 시간이며, 모자란 것도 시간이다.”
지난 수 년간 코리안잉글리쉬를 운영하며 독자들과 나눈 이야기의 상당 부분이 시간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만큼 시간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시간을 만드는 노력은 영어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의 열쇠가 됩니다.
영어 학습자들은 학습 효과를 빨리 얻을 수 있는 마법 같은 방법을 원하곤 합니다. 그것은 인간이 가진 효율성 추구 본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더 적은 시간과 노력으로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죠.
영어학습은 마법이 아닌 마술
그런데 영어학습은 ‘마법’이 아닌 ‘마술’에 더 가깝습니다. 마술사의 끊임없는 노력과 시행착오를 거쳐 관객들이 보기에 마법 같은 마술로 탄생하는 것이죠. 관객들은 속임수라는 말로 마술사의 노력을 가볍게 넘기곤 하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심리에 대한 이해와 과학, 그리고 마술사의 보이지 않는 땀과 노력이 담겨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영어 학습에서 일정 수준으로 올라간 사람들 역시 마법사가 아닌 마술사들입니다.
마술사가 마술을 마스터하려면 끊임없는 반복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주어진 시간이 무한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어느 시점까지 마술을 마스터해야 프로로서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것이죠.
초반 1~2년 간 몰아치기 학습
영어도 마친가지입니다. 언어를 배우는 목적은 그 언어를 배워서 사용하는 것이지 공부 그 자체가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가 영어 공부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시간 내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영어 공부를 시작할 때 여러분이 꼭 알아두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영어 학습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대부분의 학습자들은 초반에 몰아치기식 학습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초반이라 함은 1~2개월이 아니라, 최소한 1~2년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초반 1~2년 동안 몰아치듯 집중적으로 영어 공부를 한 학습자들은 자신의 실력 향상을 스스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영어 학습과 실력 향상 사이의 상관 관계를 피부로 느낄 수 있어 영어 공부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영어 공부는 제2의 본업
그렇다면 누구나 초반 1~2년간 집중적으로 영어 공부를 하면 좋을 텐데, 안타깝게도 많은 분들은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일상의 본업에 충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일을 하는 동안 우리의 몸과 마음은 항상 바쁩니다. 이미 바쁜 일상에서 어떻게 영어 공부를 할 수 있을까요? 이것이 바로 이민 1세들이 영어 공부를 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영어 공부를 해야 한다면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첫째, 영어를 포기하고 본업에만 충실하거나, 둘째, 영어 공부를 제2의 본업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짬짬이 취미 생활을 하듯 영어를 배우며 실력을 쌓아가면 좋겠지만, 문제는 우리가 영어를 취미로 여기면 영어도 우리를 취미로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영어 하루 1시간은 제자리걷기
지난 호에서 영어공부 목표 설정과 학습 스케줄에 대한 실천 방안을 안내해 드렸습니다. 이제 학습 스케줄보다 더 스마트한 시간 설정을 할 차례입니다.
먼저 영어 공부 시간을 설정할 때 여러분이 꼭 아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영어 공부에 투자한 시간과 그 결과를 비교할 때, 영어 공부 하루 1시간은 제자리걷기, 2시간은 걷기, 3시간은 빠른걷기, 4시간은 달리기와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하루에 1시간씩 영어 공부를 해보겠다고 결심하신 분들은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 제자리걷기를 하게 되실 거라는 점을 미리 말씀 드립니다. 성인들에게 하루 1시간의 투자가 결코 적지 않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영어 공부에 있어서는 자신의 실력 향상을 느낄 수 없어 영어를 포기하게 만드는 시간입니다.
반면에, 천천히라도 자신의 실력 향상을 느끼면서 공부를 계속 해 나가려면 하루에 최소한 2시간 이상을 투자하셔야 합니다. 하루 2시간을 어떻게 만드나 싶겠지만, 이번에는 정말 영어를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마스터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하루 2시간이 최소한의 투자 시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를 ‘제2의 본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씀 드린 것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약 9년 전, 제가 37살의 직장인으로서 다시 영어공부에 뛰어들었을 때 제가 계획한 공부 시간은 하루 4시간이었습니다. 퇴근 후 2시간, 출퇴근시 각각 1시간씩을 잡았습니다. 마치 한약을 달일 때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듯, 자신의 일상에서 그렇게 시간을 짜내야 합니다. 새내기 마술사는 카드 마술을 익히기 위해 길을 걸으면서도 손가락 돌리기 연습을 합니다. 그런 소소한 일상에서 영어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자신이 하루에 영어 공부에 투자할 수 있는 최대 시간과 최소 시간을 정하는 것입니다. 일단은 하루에 2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2시간을 공부했는지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지난 호에서 설정한 목표와 함께 다시 한번 자신의 학습 시간과 계획을 정비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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