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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칼럼] 복합학습을 위한 열망 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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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칼럼] 복합학습을 위한 열망 품기
영어를 제대로 배우려면 최소 하루 2시간 이상 복합학습이 필요하다. ©sisaph.com
대니얼 김
KoreanEnglish.org 운영자
영어 학습 프로그램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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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단과반의 장단점
한국의 많은 영어학원에는 단과반이 있어 영어의 각 분야를 집중해서 배울 수 있습니다. 한 영역을 집중적으로 배운다는 점에서는 좋은 방법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많은 학습자들이 실패의 오류에 빠지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영어 공부를 하다가 중도에 포기하거나 투자 대비 효과를 얻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 모든 이유는 결국 하나로 귀결됩니다. 바로 복합학습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단과반의 기대
제가 20대에 어느 유명한 영어학원의 ‘집중청취반’을 몇 달간 수강한 적이 있습니다. 영어의 모든 분야가 다 부족했지만 우선 듣기가 되면 회화를 더 잘할 것 같았습니다. 일주일에 세 번, 한 달에 12회 수업이 진행되었고 50분짜리 수업이니 결석을 하지 않으면 한 달에 총 10시간의 듣기 수업을 하는 셈이었습니다. 저는 약 8개월 동안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거의 빠짐없이 출석해 수업을 들었습니다. 결과는 어떘을까요? 8개월이라는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의 듣기 실력은 이렇다 할 변화가 없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때 저는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첫째는 영어 듣기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듣기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도 함께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100시간도 안 되는 학원 수업으로는 괄목할 만한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단과반을 수강하는 많은 학습자들이 저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어는 듣기, 말하기, 읽기, 문법, 기타 무엇이든 지금과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다른 접근법
만약 20대의 저에게 한마디 조언을 하라면, 복합학습을 기본으로 영어공부를 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복합학습은 말하기와 듣기를 기반으로 읽기와 쓰기, 문법, 발음 등을 복합적으로 학습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단과반 학생들처럼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기대하는 마음을 갖고 영어공부를 시작합니다. 그래서 복합학습의 중요성을 소홀히 합니다. 또 다른 이유는 복합학습을 하기에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험점수용 영어가 아닌 실생활 언어로서의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복합학습을 해야 합니다. 모국어를 배우는 과정도 복합학습이며, 미국의 수많은 어학연수 과정도 복합학습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영어 실력이 생각처럼 빨리 향상되지 않는 이유는 첫째, 복합학습을 하지 않기 때문이며, 둘째,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복합학습 시간 분배
복합학습에 투여하는 시간과 노력은 각자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런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듣기 훈련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게 되고 그 다음이 말하기입니다. 단어나 문법, 발음 역시 각자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다르지만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일상에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학습자라면 최소한 하루에 2시간 이상을 복합학습에 투자해야 하고, 영어 사용 환경에서 생활하는 학습자라면 하루에 1시간 이상을 투자해야 합니다. 유의할 점은, 이것은 실력 향상을 느리게라도 느낄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이지 최적의 시간은 아닙니다. 그 동안 성공적인 영어 학습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볼 때, 하루 4시간 이상 복합학습에 투자할 때 눈에 띄는 실력 향상이 나타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직장 생활을 하는 대부분의 성인들에게 쉽지 않은 도전일 것입니다.

마법의 복합학습
복합학습에 하루 4시간 이상을 투자하면 좋다는 것은 당연한데, 시간이 부족할 때는 어떻게 할까요? 우선 일주일간 자신의 시간 사용을 기록해봐야 합니다. 그러면 소소하게 즐기던 일상의 활동 대신 앞으로 꼭 필요한 영어에 투자할 만한 시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대부분 하루 1시간을 더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내가 그렇게 할 마음이 있는가입니다.
두 번째는 자신의 일상 생활을 영어와 연결시키는 것입니다. 제가 미국에서 1년간 어학연수를 할 때 여러 나라에서 온 유학생들을 만났습니다. 그때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결같이 영어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을 갖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두려움과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영어공부를 실제로 열심히 하는 학생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 상태라면 몇 년이 지나도 제자리걸음일 것이 불보듯 뻔했었죠. 따라서 시간이 더 있으면 영어공부를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주어진 한계 내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현명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 드라마 대신 영어 드라마를 반복해서 보면서 귀에 걸리는 대사를 쉐도잉하거나, 운전하면서 영어 라디오를 틀어놓고 집중해서 들으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입에 붙이고 싶은 표현이 있다면 포스트잇에 적어 집안 곳곳에 붙여 놓을 수도 있고, 집안일을 할 때 블루투스 이어폰을 꽂고 영어를 듣거나 녹음된 영어단어 파일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원어민을 만날 예정이라면 걱정만 하는 대신 어떤 주제에 대해 대화할지, 어떤 말을 주고받게 될지 생각해보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미리 적어보는 것도 좋은 공부 방법입니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잠자기 전 영어로 음성일기를 쓰는 것은 말하기 훈련에 아주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음성일기가 부담스럽다면 3줄짜리 영어 일기로 영작 연습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영어공부 앱을 찾아보면 단어 암기, 쉐도잉, 원어민 1:1 튜터링 앱 등 편리한 도구들이 아주아주 많이 있습니다.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일상을 조금 더 주의 깊게 바라보고 그것을 영어와 연관지으려 노력한다면 매일 1시간 동안 할 수 있는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일상을 의도적으로 영어와 연결하려는 노력은 장기적인 영어공부에 큰 보탬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마법 아닌 마법 같은 복합학습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복합학습을 위한 열망 품기
복합학습의 필수요소는 시간 투자이고, 그 시간을 만들어내는 비밀은 자신의 강한 열망입니다. 일상의 수많은 걸림돌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먼저 영어를 배워 무엇을 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정하세요. 그러면 그 목표를 향한 열망이 생겨납니다. 그 열망이 우리의 모든 불가능해 보이는 조건을 넘어서는 가능한 방법을 찾아낼 것입니다.
복합학습은 영어를 배우기 위한 기본전제이지만, 영어를 배우는 뚜렷한 목표가 없어 열망도 없고, 열망이 없으니 공부할 시간도 내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면 이제 다시 한번 자신의 삶을 정비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 새로운 자신을 만들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