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서울가든에 갔을 때 격자무늬 창문을 보고 ‘오, 한국 느낌이다!’ 했는데, 대리석으로 된 식탁과 불판을 보는 순간 ‘와, 여기는 본격적인 한국 식당이구나!’ 싶었다. 가게 안팎의 인테리로 한국적인 분위기를 잘 살리고, 음식도 좋아서 누구와 함께 가도 좋은 한국 식당이다.
그 동안 밥 먹으러 여러 번 가봤지만, 사장님 얼굴을 뵌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원래 LA에서 식당을 하셨는데, 교회를 개척하시는 목사님과 다른 멤버들과 함께 랄리로 이사를 오게 되셨다고 한다.
30년 경력의 오너 쉐프
서울가든이 2007년에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랄리에서 맛은 최고’, ‘손님이 오셨을 때 모시고 갈 만한 곳’, ‘음식도 깔끔하고 일하시는 분들까지 친절’ 이런 리뷰를 받는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사장님을 뵙는 순간 바로 답이 나왔다. 30년 경력의 오너 쉐프 사장님이 주방을 책임지고 계시니 오랜 세월 변함 없는 음식맛을 유지하며 랄리의 대표적인 한국 식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혹시 사장님께 특별한 비법소스 가 있는지 여쭤보았더니, 음식맛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최상의 재료라고 하셨다. 그래서 서울가든은 식재료 공급업체를 다변화해서 고기, 생선, 야채, 양념 등 각 항목별로 최상의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것이 첫번째 비법이라고 하셨다.
그에 더해 서울가든의 대표 메뉴인 갈비, 순두부, 매운탕 양념 등은 사장님이 직접 만드시고, 특히 순두부는 순두부 전문점에 버금가는 레시피를 사용한다고 하셨다.
그런데 여름에는 가끔 회냉면이 먹고 싶은데 서울가든 메뉴에 회냉면이 없어서 혹시 계절메뉴로 회냉면을 추가하실 계힉이 없으신지 여쭤보니, 회냉면에 들어가는 가오리회가 좀 질긴 편이어서 부드러운 재료를 이용한 회냉면 메뉴를 개발 중에 있다고 살짝 귀띔해 주셨다.
서울가든의 훌륭한 직원들
서울가든은 서버들이 참 친절한데, 특히 젊은 서버들은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고, 베테랑 왕언니들은 항상 친근하고 다정하게 손님들을 맞아주신다. 이렇게 훌륭한 직원들을 어떻게 구하시는지 여쭤보니, 여기에도 역시 남다른 비결이 있었다. 좋은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직원용 숙소 3개를 제공한다고 하셨다. 직원이 몇 명이나 되는지 여쭤보니 무려 25명! 큰 식당을 운영하는 일이 정말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게 새삼 느껴졌다.
한국적인 맛과 멋으로
서울가든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는지 여쭤보니, 처음 식당을 오픈하고 KOREAN BBQ 불판을 설치하려고 했더니 시청에서는 불이 날까봐 위험하다며 허가를 안 해 줬다고 한다. 몇 번을 신청했다가 거절 당하기를 반복하다가 우연히 한국인 며느리를 둔 미국인 할머니 건축가의 도움으로 1년 만에 겨우 BBQ 불판 6개를 설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원래는 10개를 신청했지만 그나마 6개라도 허가가 나서 너무나도 감사했다고 한다.
외국인 손님이 얼마나 되는지 여쭤보니 80%~90% 정도가 외국인 손님이라고 하셨다. 완전히 한국적인 맛과 분위기로 현지화에 성공하셨으니 사장님 내외분의 노력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손님들이 주로 어떤 칭찬을 많이 하냐고 여쭤보니, “에이, 식당에서 손님들한테 무슨 칭찬을 들어요. 불평 안 들으면 다행이지.” 하면서 웃으신다. 사장님 내외분이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이 청결인데, 아무리 깔끔하게 해도 실수가 있고, 작은 일도 인터넷에 올라간 순간 큰일처럼 보이기 때문에 늘 조심스럽다고 하셨다. 그리고 기본 반찬을 최대한 다채롭게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재료비는 물론이고,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든다고 하셨다.
KOREAN BBQ 전문점 준비 중
사장님 내외분이 은퇴를 준비하시던 중, 둘째딸 내외가 식당을 물려받겠다고 해서 현재는 2세 경영으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이다. 더불어 모리스빌에 3.5 에이커 부지를 구입해 넓은 주차장과 BBQ 테이블 약 50개를 완비한 서울가든 BBQ 전문점을 준비 중에 있다고 하셨다. LA에 있는 큰딸 사위가 건축가로서 공사 일체를 담당하고, 사장님이 메뉴를 구상해서 한국 음식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식당이 될 수 있도록 야심차게 준비 중이라고 한다. 올해 연말부터 건축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 중에 오픈할 예정이라고 하니 한국 음식점으로는 또 하나의 랜드마크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