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리더
KOREAN LIFE 신문에서는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 한인들이 자신과 자녀들을 위해 항상 더 큰 꿈과 용기를 갖고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미국에서 성공하고 큰 영향력을 갖게 된 아시안 인물들을 소개하며 아시안으로서의 당당한 자부심과 리더십을 북돋우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오늘은 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기업인 구글의 CEO 선다 피차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대학원에서 컴퓨터 배워
선다 피차이(Sundar Pichai, 51세)는 1972년 6월 10일 인도의 마드라스(현 카나다)에서 태어난 인도계 미국인이다. 그의 집안은 부유층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컴퓨터를 접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수학과 과학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고, 놀랍게도 나중에 자신이 구글의 사장이 되겠다는 상상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선다는 인도의 카라그푸르 공대에서 금속공학 학사 학위를 받았고, 스탠퍼드에서 장학금을 받게 된 덕분에 미국 유학길에 오르게 되었다. 대학 시절 그의 전공이 금속공학이었기 때문에 컴퓨터와는 큰 인연이 없었지만, 컴퓨터를 접하면서 차세대 핵심기술임을 깨닫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대학원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컴퓨터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후 스탠퍼드에서 반도체 물리학 석사 학위를 받고 반도체 회사에서 일하다가, 다시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 MBA 과정을 졸업하고 맥킨지에 입사했다. 그리고 2년 후인 2004년에 구글로 이직했다.
구글에 입사
선다는 구글에서 검색 및 광고 제품인 AdWords와 AdSense에서 엔지니어링 매니저로 일했다. 그는 곧 뛰어난 지식과 역량을 인정받아 구글 크롬, Gmail, Google Maps 등의 제품 개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 덕분에 선다는 2013년에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총괄하는 부사장으로 승진하였고, 2014년 구글의 수석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선다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모바일 디바이스 관련 제품의 개발을 훌륭하게 이끌었다. 그리고 2015년 8월, 선다는 마침내 구글의 CEO로 승진하였다. 2015년에 ‘알파벳(Alphabet)’이라는 구글의 모회사가 생기고 래리 페이지(Larry Page)가 알파벳의 CEO가 되면서 선다가 알파벳의 자회사가 된 구글의 CEO로 승진한 것이었다.
구글의 CEO
구글의 CEO가 된 선다는 전 세계적인 인기와 영향력을 갖추었으며, 구글의 미래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였다.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자율주행 차량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기술 개발과 혁신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그는 구글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쌓으며 뛰어난 경영 능력과 기술 역량을 고루 갖추고 있었다. 특히 구글의 비즈니스 모델과 방향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구글의 기술적 혁신과 진보를 이끌어냈다. 그 덕분에 CEO 취임 2년만에 연봉 2천억 원을 돌파했다. 2019년에 래리 페이지가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은퇴하면서 선다는 알파벳과 구글 CEO를 겸직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선다는 알파벳 전체를 이끄는 중추적 인물이 된 것이다.
리더십 논란
2022년부터 AI 기반 검색시장이 부상하면서 선다의 리더십이 논란에 휩싸였다. 기존 검색시장의 강자였던 구글이 AI 경쟁에서 마이크로 소프트에 뒤처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선다가 AI 전쟁에서 구글을 구할 수 있는 CEO인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게다가 그가 구글의 AI 검색엔진인 ‘바드(Bard)’를 시연한 직후 ‘성급했다. 구글답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며 주가가 8% 급락해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나 하락하자 내부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가 ‘중요한 결정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임원들의 피드백이 무시되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한 구글 임원은 그가 평화시의 CEO(Peace time CEO)로서는 적임자였지만, 현재 구글의 상황에서는 전시의 CEO(War time CEO)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그가 CEO에 오른 뒤 알파벳의 기업 가치는 3배로 성장했고, 구글의 직원 수는 약 2배로 늘어났으며, 매년 매출과 수익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다와 15년간 함께 일했던 구글의 부사장은 “그가 더 빨리 결정을 내렸다면 좋았겠지만, 그의 생각은 대부분 옳았다.”고 평가했다.
한국과의 협력
선다는 지난 5월에 구글의 AI 검색엔진 바드를 출시하면서 바드가 한국어와 일본어를 가장 먼저 채택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한국과 일본은 최신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거침이 없는 역동적인 국가인 동시에, 서구권에 비해서 모바일 속도가 굉장히 앞서 있습니다. 그리고 바드가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정도로 데이터를 축적한 데다 이용자들의 피드백이 활발한 아주 다이나믹하고 흥미진진한 곳입니다. 게다가 한국어와 일본어는 영어와
전혀 다른 언어이기 때문에 도전적이고, 우리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쉽게 인식하게 해줍니다.”
그는 또한 한국을 방문해 “한국처럼 인터넷이 빠르고 새로운 기술을 빨리 받아들이는 나라는 없습니다. 오늘날 구글이 있기까지는 한국 기업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선다는 구글과 알파벳이 인터넷과 기술 혁신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이를 위해 계속해서 혁신과 개발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그는 또한 구글의 사회적 책임도 중요하게 받아들이며, “구글은 전 세계 모든 정보를 체계화하고 만인을 위한 서비스와 제품, 항상 새로운 것을 찾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아시안 리더이자, 우리 한인들에게도 무한한 가능성을 꿈꾸게 하는 훌륭한 롤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