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利他) 경영
서울 강서구 9호선 양천향교역 부근 큰길가에 위치한 ‘이타제면소’와 ‘이타 순대국’. 식사 시간에 늘 손님들로 북적이는 이유는 음식맛도 좋지만, 일반 식당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운영 방식 때문이다. 자녀가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오거나, 생일을 맞은 사람, 임산부, 군인 등은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소방관과 학생들에게는 상시 할인을 해준다. 이런 혜택에 더해, 인근에 최신 시설을 갖춘 ‘이타 탁구클럽’과 ‘이타 당구장’ 손님들은 스포츠 시설 이용료로 낸 돈을 고스란히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다.
“(탁구장 이용객) 탁구장 한 달 이용료가 오후에 8만원인데, 12만원을 결제하면 12만원 어치 식사 쿠폰이 나와요. 그걸로 이타제면소나 순대국집에서 쓸 수 있어요. 그래서 가족들끼리 먹으러 가곤 하죠.”
사업의 수익금은 대부분 기부되는데,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과 사랑의 열매 등의 사회복지재단에 전달하고 있다.
“(식당 손님) 저희가 낸 돈이 기부와 연결된다고 하니까 기분이 좋습니다. 저도 건물 사고파는 직업을 갖고 있는데, 이렇게 장사하시는 사장님 마인드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어요. 오늘 이타 순댓국을 먹었는데 아주 맛있더라고요.”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사업가
이렇게 음식점과 체육 시설을 연계한 ‘이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김상근 리타나 대표가 이런 방식의 사업을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형편이 넉넉치 않아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은퇴자 등이 매일 부담없이 즐기며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체육 시설을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이타제면소의 김상근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까지는 나 위주로, 내 가족 위주로, 내 회사 위주로 모든 걸 생각하고 활동했다면, 은퇴를 하고 나서는 지금까지 모은 걸 가지고 남을 위하는 일을 해보려고 ‘이타’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예전에 화장품 제조와 유통으로 큰 사업을 일군 김 대표는 은퇴를 앞둔 시점에 남은 생은 이웃을 도우며 살아가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되었고, 이를 ‘이타 프로그램’으로 실현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그는 자신이 평생 모은 자산으로 상가 건물을 하나씩 사들여 이웃 주민들을 위한 음식점과 스포츠 시설을 운영하게 된 것이다.
“(김상근 대표) 지금부터의 삶은 돈을 모으는 것과는 관계가 없고, 이제까지 모아 놓은 것을 잘 써야죠. 잘 쓰고 가야죠.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다른 사람들이 보면 이해하기 힘들다고 하는 이런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모교인 경북 김천고등학교 운영재단법인 ‘송설당교육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김상근 대표는 자신이 서울에 소유한 빌딩 임대수익으로 장학기금을 조성하여 다음 세대 육성을 위한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많이 주고 싶어요. 큰 금액으로 이웃을 돕고 장학금도 주고 이렇게 하도록 돈을 많이 벌면 좋겠죠. 버는 돈은 100% 전액 기부합니다.”
나를 넘어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이타(利他)’를 향한 김상근 대표의 삶의 모습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더 따뜻한 곳으로 만들고 있다.
출처 : BBS NEWS https://news.bbs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