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 알리아(Salon Alia)
한국에 가기 전에 머리 스타일도 다듬고 눈썹도 다시 그려 넣을 겸 해서 두 가지 서비스를 같이 받을 수 있는 살롱 알리아(Salon Alia)를 찾았다.
이곳은 한국인 헤어디자이너 에이미(Amy)가 몇 달 전 시카고에서 이사를 와 새로 오픈한 곳인데, 구글 리뷰를 보니 와우! 하나 같이 에이미가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라며 칭찬이 자자했다. 한국인 헤어디자이너들의 실력은 세계에서도 알아주지만, 한국에서 노스 캐롤라이나로 이사온 후 마음에 드는 미용실을 찾으려고 멀리 애틀랜타까지 다녀본 후 결국 마음을 접은 나로서는 절반의 기대를 품은 채 살롱 알리아를 찾아갔다.
진짜가 나타났다!
에이미는 아름답고 편안한 에너지를 가진 헤어스타일리스트였는데, 일단 그녀의 첫인상이 아주 좋았다. 그녀는 나를 의자에 앉힌 후 어떤 스타일을 하고 싶은지 물었는데,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스타일로 해주세요.”
그녀는 거울 속의 나를 유심히 보며 몇 가지 질문을 던지더니 짧은 컷이 더 세련돼 보일 것 같다며 핸드폰으로 짧은 컷 스타일 하나를 보여주었다. 내가 알겠다고 하자, 그녀는 곧 작업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녀가 가위질을 시작하자, 나는 깜짝 놀라 거울 속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나는 지금까지 그렇게 확신에 찬, 거침없고 빠른 가위질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표정도 마치 세상에 다른 일은 없다는 듯 완전히 몰입해 있는 모습이었다. ‘와우! 이 사람은 정말 프로구나!’ 하는 느낌이 온몸으로 전해져왔다.
헤어디자이너 경력이 얼마나 되냐고 물어보니 무려 28년! 그러면 거의 30년 세월을 헤어디자이너로 지내온 소감이 어떤지 물어보았는데, 그녀의 대답이 놀라웠다.
“저는 이 일이 너무 행복하고, 늘 푹 빠져 들어요. 손님들하고 얘기하는 것도 즐겁고, 친구가 되어 자기 식구처럼 대해주는 분들도 고맙고, 손님이 자기 머리를 보고 행복해 하면 너무 좋고, 그래서 다시 오면 또 너무 행복해요. 이렇게 제 모든 걸 쏟아부을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죠.”
자기 일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 않은데, 그 일을 30년 동안 변함없이 사랑하고 즐기며 행복해 하는 사람을 만나니 나까지 행복해지는 기분이었다.
컬러링과 펌의 예술
스타일리스트도 각자 자신만의 비장의 무기가 있다고 하던데, 그녀의 특기는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제가 손님들 사이에서 가장 먼저 입소문을 타게 된 건 염색하고 하일라이트였어요. 컷, 파마 같은 스타일링은 한국에서 배웠지만, 미국 샵에서 14년 동안 일하면서 머릿결 손상 없이 염색하는 법을 체계적으로 배웠어요. 그리고 나중에는 다양한 색깔을 섞어서 예술적인 머리색을 뽑아낼 수 있게 됐어요.”
그녀가 보여주는 머리카락 샘플과 사진을 보니 하나의 예술작품 같았다. 마치 옷감에 여러 색으로 염색을 하듯, 머리카락에도 이렇게 염색을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머릿결이 너무 망가진 손님들에게 일본 스트레이트 펌(Japanese Straight Perm)으로 머릿결을 다시 찰랑찰랑하게 복원해주고, 디지털 세팅 펌으로 머릿결과 스타일을 동시에 완벽하게 만들어주면 본인들도 너무 마음에 들어 하지만 그 주변 친구들이 보고 이건 ‘기적’이라며 저희 샵에 찾아오곤 했어요.”
그녀가 보여주는 사진들을 보니 내가 보기에도 정말 기적 같은 드라마틱한 변신이었다.
최고의 제품과 기술력
그런데 염색이나 펌을 머릿결 손상 없이 하는 게 정말 가능한지 궁금했다. 그녀의 대답은 이러했다.
“머릿결 손상을 막는 방법은 간단해요. 가장 좋은 약, 좋은 도구, 좋은 기술을 동시에 쓰는 거예요. 캐미컬에 노출되면 모발이 가늘어지면서 잘 빠지고, 두피도 노화의 영향을 받게 돼요. 그래서 최대한 네추럴 오가닉 제품을 써야 하죠. 그래서 저희 샵에서는 컬러는 이태리 제품, 케라틴과 펌은 Spasys 제품을 쓰고 있어요. 가격은 2배 이상 비싸지만 품질력은 아주 만족스러워요.
고데기 역시 모발에 전혀 데미지를 주지 않는 Spasys 아이롱을 사용하는데, Spasys 제품을 사용하려면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디플로마를 취득해야만 사용이 가능해요.
그리고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미용업계도 시즌마다 새로운 제품, 새로운 기술이 나와요. 그래서 저는 신제품, 신기술이 나올 때마다 늘 직접 테스트해보고 배우러 가요. 그래야 손님들에게 최고의 만족을 줄 수 있고, 저도 행복하게 일할 수 있으니까요.”
웨딩 메이크업과 눈썹
웨딩 메이크업에 있어서도 에이미는 23년 경력의 베테랑이었다. 특히 화장을 한듯 안 한듯 자연스러우면서도 이목구비가 선명하게 드러나 얼굴은 작게, 눈은 크게 보이는 입체 화장으로 한국인 신부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그리고 에이미의 손님들 중에는 눈썹 마이크로블래이딩(Microblading)을 하러 오는 손님도 상당히 많다고 한다.
내가 살롱 알리아에서 눈썹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에이미가 헤어와 웨딩 메이크업, 눈썹 마이크로블래이딩을 동시에 하기 때문에 내 머리 스타일, 색깔, 얼굴 모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눈썹을 만들어 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그녀는 내 머리 색깔을 고려해 두 가지 칼라를 섞어 가장 자연스러운 눈썹 색깔을 만들고, 내 얼굴 모양과 헤어스타일에 맞추어 눈썹 모양을 잡아주었다. 덕분에 머리 스타일도 눈썹도 완전 만족!
마지막으로 살롱 알리아(Salon Alia)에 어떤 손님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는지 물어보았다.
“저는 일할 때 머릿속으로 이 손님의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운 모습에만 집중하고, 제품의 원가나 비용 같은 건 별로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손님들도 조금 돈을 쓰더라도 내 머리가 만족스럽고 예뻤으면 하는 분들이 많이 오시면, 그분들에게 가장 멋진 스타일로 보답해 드리고 싶어요.”
참고로 살롱 알리아의 가격은 매우 합리적인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