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 New Management
오랜만에 킴스 마켓에 갔더니 식당 코너의 메뉴판이 세련된 전광판으로 싹 바뀌어 있었다. 와우~! 궁금해서 여쭤보니 킴스 마켓의 사장님이 새로 바뀌셨다고 한다. 그래서 매장을 찬찬히 둘러보니 바닥과 내부 인테리어가 모던하게 바뀌고, 카페와 제과용 냉장고가 새로 들어온 것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식당에도 ‘최가네(Choi’s Kitchen)’라는 새로운 이름이 생겼는데, 메뉴에 회냉면이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일단 회냉면을 주문하고 다른 메뉴를 살펴보니 대구탕, 짜장면, 짬뽕 등 40여 가지 메뉴들 사이에 아구찜과 염소탕 등도 있었다. 사장님께 최가네 인기메뉴가 뭐냐고 물어보니 놀랍게도 대답은 아구찜! 하루에 40~50개 주문이 들어올 만큼 맛있으니 꼭 먹어보라고 하신다.
최가네 주방장님
이 한여름에 사람들이 아구찜을 찾게 만드는 주방장님이 어떤 분이냐고 여쭤보니 역시나! 한국에서 호텔 주방 총잭임자를 거쳐 뉴욕의 대형 사우나인 스파 캐슬이 오픈할 때 주방 책임자로 초빙됐으며, 맨하탄의 맛집 한밭(구 강서회관) 주방장 등을 거쳐 30년이라는 쟁쟁한 경력과 화려한 이력을 갖춘 분이었다.
내가 주문한 회냉면을 먹어보니 꼬들꼬들하면서도 오독오독 씹히는 제대로된 회냉면이었다. 무슨 회를 쓰시는지 여쭤보니 놀랍게도 삭힌 홍어! 랄리에서 삭힌 홍어로 만든 회냉면을 맛볼 수 있다니 정말 감동이었다. 맛도 좋은데 심지어 양도 많다!
주방장님께 특별한 맛내기 비결이 있으신지 여쭤보니, “그런 거 전혀 없습니다. 심지어 저희 주방에는 MSG도 없습니다. 제가 가진 원칙은 딱 하나입니다. 이 음식을 내 아이들한테 먹인다 생각하고 만듭니다.”
최가네 주방장님이 만든 김치, 깍두기, 족발, 잡채 등 반찬들도 판매하는데, 일주일에 김치만 무려 250병씩 나가서 거의 매일 김치를 6박스씩 새로 담근다고 하셨다.
잔치음식 캐이터링 서비스도 하고 있고, 김밥 단체주문 전화도 많다고 하셨는데 계산대에 놓인 김밥을 보니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눈꽃빙수와 버블티
사장님이 새로 야심차게 기획한 부분은 킴스 마켓의 카페(Cafe)인데, 한국에서 유명한 눈꽃빙수를 이제 랄리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망고빙수, 딸기빙수, 녹차빙수, 인절미 빙수, 하우스 빙수와 12가지 맛의 버블티, 그리고 요즘 핫하다는 흑설탕으로 만든 “Tiger Sugar”도 곧 추가하실 예정이라고 하셨다. 메뉴판을 보니 아무래도 “하우스 빙수”가 킴스 카페의 대표 빙수일 것 같아 버블티와 하우스 빙수를 주문해 먹어보았다. 일단 빙수를 차갑게 얼린 놋그릇에 담아 내는 것에 눈이 번쩍! 그리고 토핑으로 올려진 쑥단팥 인절미와 흑임자 가루,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딸기맛 파핑과 아이스크림 등이 어우러진 근사한 비주얼에 맛도 훌륭했다. 그리고 버블티도 컵이 어찌나 큰지 2인용인가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뉴욕의 유명 제과점에서 사용하는 커피빈과 에스프레소 커피머신을 들여왔고, 카페에 곧 바리스타도 한 명 상주하며 맛있는 커피를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킴스 카페에는 단팥빵, 소보루, 카스테라 등 다양한 빵과 케잌, 그리고 킴스 마켓에서 직접 만든 시루떡, 콩떡, 백설기를 비롯한 다양한 잔치떡도 구비되어 있다. 겨울에는 붕어빵과 호두과자를 직접 구워서 팔 예정이라고 하니 킴스마켓 카페의 다양한 변화가 자못 기대된다. 빙수는 포장 판매가 가능하고 10분 이내의 거리는 충분히 이동 가능하다고 하니, 눈꽃빙수가 그리운 분들은 여름이 가기 전에 한번 들러보시기 바란다.
농협제품, 한국 주류 취급
식료품 코너에서 사장님이 특별히 신경쓰는 부분이 무엇인지 여쭤보니, 가능하면 한국의 농협제품과 Made in Korea 제품, 그리고 유기농 제품을 비치해 품질력을 높이고, 동시에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새로 주류 면허를 취득해 소주, 맥주, 막걸리, 사케 등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매장의 냉장고들을 새로 교체해 야채들을 냉장고 안으로 넣어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고, 신선한 스시용 생선들도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연어, 장어, 도미, 하마찌(방어새끼), Tuna, White Tuna 등 종류도 생각보다 다양했다.
식료품 매장은 한국 제품을 중심으로 일본, 중국, 베트남 고객들을 위한 각 나라별 주요 아이템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다가오는 추석을 맞아 다양한 추석 선물세트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해 주셨다. 혹시 추석에 한국 술이 필요하신 분들은 미리 주문을 해두시면 좋을 듯하다.
안경 코너 오픈
마지막으로 매우 색다른 코너가 매장 2층에 마련될 예정인데, 다름 아닌 안경 코너이다. 고객이 안경 처방전을 받아와서 이곳에서 마음에 드는 안경 샘플을 써보고 주문을 하면 집으로 안경이 배송되어 오는 시스템이다.
독일제 렌즈와 가벼운 신소재 울템(Ultem) 테를 사용한 일반 렌즈 안경을 $95~$129에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다초점 렌즈 안경은 조금 더 비싸다. 샘플 안경을 써보니 정말 가벼웠다. 디자인이나 색깔도 편안한 것부터 세련된 것까지 다양했다. 혹시 새로 안경을 맞출 계획이 있는 분들은 킴스 마켓에 한번 문의해 보시면 좋겠다.
계산대 뒤쪽에 보니 한국의 우황청심원, 쌍화탕, 파스, 감기약, 용각산, 염색약 등도 구비되어 있었다. 다양한 장점을 가진 아시안 마켓으로 거듭나고 있는 작은 거인 킴스 마켓. 집 근처에 이런 가게 하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