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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칼럼] 우리가 집중할 고객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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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칼럼] 우리가 집중할 고객은 누구인가?
25년 전 고소득자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아마존을 만들어 헌 책 판매를 시작한 제프 베조스 ©greatcloudservices.com
고현숙
국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코칭경영원 대표 코치 [email protected]

잘못된 마케팅
어떤 남자가 술집에 가서 처음 만난 여성에게 결혼하자고 말한다면, 그 여성이 어떻게 생각할까? 아마도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런 행동을 기업들이 하고 있다고 구글의 최고 데이터 분석 전략가(CMS, Chief Measurement Strategist)인 닐 호인은 지적한다.
그는 첫 만남에서 받은 프러포즈에 “예스”라고 대답할 사람이 거의 없는 것처럼, 기업들이 처음 만난 고객에게 다짜고짜 물건을 사라고 제안하는 태도로는 안 된다는 것, 그래서 모니터 너머의 고객에게 대화를 걸고 그가 누구인지 알고, 관계를 쌓아 나가면서 구매 고객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기업들은 보통 전형적인 구매 경로를 설정해서 각 단계에 최적화된 마케팅을 한다. 그런데 한 자동차 회사에서 조사한 결과, 최종 구매 단계까지 온 고객 중 상당수가 실제 구매의사가 없는 10대들로, 멋진 차를 갖고 싶다는 열망을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무엇이 구매에 대한 힌트인지, 누가 고객인지를 알아보고 집중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소득이 높은 사람이 가장 자주 구매하는 상품은 무엇일까?
가치가 높은 고객을 제일 잘 알아본 사람이 누구일까?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다. 그는 자산이 많고 소득이 높은 사람일수록 상대적으로 자주 구매하는 제품이 무엇인지를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책이었다. 닐 호인은 이 신호를 발견한 것이야말로 베조스의 탁월성이라고 말한다.
베조스는 한 인터뷰에서 “아마존은 부유하고 교육받은 고객 데이터를 모으는 방편으로 책을 팔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런 고객 수백만 명과 돈독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책뿐만이 아니라 훨씬 많은 것들을 팔 수 있다고 간파한 것이다. 그가 이윤이 거의 남지 않는 중고책 판매에서부터 전자상거래 사업을 시작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그 결과 현재 연회비를 내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의 평균 고객 생애 가치는 업계 평균보다 30배나 크다.
고객의 이름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이메일 마케팅에서 제목에 수신자 이름을 넣으면 이메일을 열어볼 확률이 20퍼센트, 전환율이 31퍼센트 늘어나며 구독 취소율은 17퍼센트 줄어든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닐 호인, 컨버티드, 2022).

“고객 기반” 성장 사이클, 테스트-구축-가속화-확장
아마존에는 ‘테스트(test)-구축(build)-가속화(accelerate)-확장(scale)’이라는 성장 사이클이 있다.

테스트(test) 단계에서는 “성공적인 실패”를 장려하고 큰 아이디어에 배팅하며 역동적인 혁신을 실행한다. 예산에 ‘실패’라는 항목을 미리 배정해둘 정도다. 그들은 이베이처럼 경매 방식을 도입했다가 실패했고, 지숍(zshop)이라는 제3자 판매 방식도 실패했다. 또한 파이어폰이 실패로 끝나서 1억 7,800만 달러의 손실을 안겼지만, 이후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를 만들어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냈다. 그리고 과거에 실패했던 경매 방식과 지숍이 훗날 아마존 마켓 플레이스라는 성공적인 아이디어로 이어졌다. 내부의 개발 플랫폼을 만들다가 고객에게 클라우드를 제공하게 된 아마존 웹서비스 AWS는 가장 큰 혁신 사례 중 하나다.
구축(build) 단계에서는 고객에 집착하고 장기적 사고를 장려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언제나 낮은 가격과 최상의 제품, 그리고 빠르고 편리한 배송이라는 기치 아래 이를 위해 아마존은 이를 위해 전력을 다한다.
가속화(accelerate) 단계에서는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고 단순화하며, 기술로 시간을 단축한다.
그들은 속도와 창의성을 저해하는 의사결정 시스템을 혐오한다. 아마존은 중대하고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유형 1 결정, 나머지 대부분의 변경 가능한 결정은 유형 2 결정이라고 정했다. 그리고 유형 2는 빠르게 결정하지만, 유형 1은 회의 전에 6페이지 검토서류를 작성하게 해서 모두가 신중하게 읽는다. 아마존이 파워포인트가 아니라 글과 스토리로 되어 있는 6페이지 검토서류를 작성하는 것은 매우 유명하다. 이유는 발표자의 발표에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게 아니라 스스로 읽고 판단에 책임지게 하기 위해서이다.
확장(scale) 단계에서는 기업문화를 유지하고, 높은 기준에 집중하며, 중요한 것을 측정한다. 그리고 항상 첫날의 마음가짐을 유지하자는 의미에서 “데이 원(Day 1)” 정신을 강조한다.

나의 고객은 누구인가?
기업은 고객에게 사랑받고, 꾸준히 성장하며, 자본 수익률이 높고, 수십 년 이상 지속 가능한 잠재력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고객이 누구인지를 식별하고 그들에게 집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