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손님을 잘 알아보라
최근 훌륭한 장사 비결을 담은 멋진 글을 읽었다. 여러분도 같이 읽어보시도록 요약해서 옮겨본다.
고향에 계신 사촌형님은 어린 나이에 과일소매상을 시작했다. 그런데 단골고객을 만드는 데 수완을 잘 발휘한 덕분에 나중에는 과일도매상까지 하면서 꽤 큰 돈을 벌었다. 성공비결이 궁금해 슬쩍 장사비법을 물어보았다.
“별 거 없어! 세상에는 그냥손님과 평생손님이 있는데, 평생손님을 잘 알아보면 돼.”
그래서 평생손님을 어떻게 알아보냐고 물어보니, 자기만의 비법을 풀어주었다. 처음 오는 손님이 과일을 사갈 때, 과일 한 개를 덤으로 주면 손님들이 알아서 자신이 그냥손님인지, 평생손님인지 말해준다는 것이었다.
“에게~ 겨우 하나밖에 안 줘요? 하나 더 주세요!”
이렇게 불평하는 고객은 그냥 스쳐갈 손님이다. 한 개 더 얹어준 덤에 대해 고마워하기는커녕, 겨우 한 개만 주냐며, 두 개를 달라고 한다.
반대로, 덤 한 개를 주면 웃으며 감사를 표하는 손님이 있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이렇게 덤까지 챙겨주시다니, 그러면 5천 원어치 더 주세요.”
이렇게 공짜로 생긴 덤에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손님들을 잘 기억했다가 서비스를 잘하면 몇 십년 동안 발걸음하는 평생손님이 된다. 그리고 이런 분들이 주변에 적극적인 구전을 하며 보이지 않는 영업사원이 되어준다. 정말 놀랍게도 이런 분들을 통해 신규 거래처가 생기고, 각종 기관, 단체, 기업 등의 대량구매로 이어졌다고 한다. 덤에 대한 반응을 보고 평생고객을 찾는 비법이 성장의 디딤돌이었던 것이다.
– 최규상의 유머편지
<내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의 저자인 박종윤 대표는 고객과 팬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내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은 ‘고객’입니다. 하지만 자주 구매하는 사람들은 ‘단골’이라고 표현합니다. ‘팬’은 우리가 무엇을 팔아도 사주는 고객들을 일컫습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단순한 고객이 아니라 ‘팬’이 필요합니다.”
많은 브랜드가 ‘차별화’를 통해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한다. 하지만 차별화 전략은 소수가 내세울 때 의미가 있지, 모두가 차별화를 외치는 세상에서는 어느 브랜드도 소비자에게 특별하게 각인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은 차별화 전략을 기반으로 ‘고객중심’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차별화 전략과 마찬가지로, 요즘은 거의 모든 브랜드가 ‘고객중심’을 외치고 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는 어렵다. 그래서 발 빠른 브랜드는 이제 고객 중심에서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다.
브랜드 차별화 ⇒ 고객중심 브랜드 ⇒ 팬을 가진 브랜드
오래 가는 가게, 오래 가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오너가 반드시 한 번쯤은 ‘브랜딩’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단순한 매출 향상이 아니라, 우리만의 팬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좋은 브랜드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해야 한다. 그것이 고객을 위하는 길이면서 동시에 자신을 위한 길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팬을 만드는 마케팅> 책에서 YC College의 브랜드 써클을 예시로 삼아, 내 비즈니스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생각해보자.
마케팅의 정의
먼저 팬을 만드는 브랜드가 되려면 내가 무엇을 팔아야 할지가 아니라, 고객들이 내 제품을 어떻게 쓰면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게 될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부산의 영어학원 YC College의 마케팅 정의는 좋은 시사점을 준다.
YC College가 생각하는 마케팅은 ‘선한 의지를 가지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서, 우리를 알리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 선한 의지를 가지고
고객들이 진짜 필요한 제품을 구매하게 하고, 우리의 환경이나 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제품은 팔지 않겠다는 마음이다.
•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서
나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면 그것이 자연스럽게 매출증대로 이어진다.
• 우리를 알리는 일
요즘엔 가만히 있는데 소비자가 알아서 찾아와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음식도 맛있고, 서비스도 친절한 많은 식당들이 1년 안에 사라지는 이유는 홍보를 소홀히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에게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는 일’ 또한 사업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해야 한다.
브랜드 문장
브랜드 문장이란 우리 브랜드를 가장 잘 표현한 한 문장을 말한다. 브랜드 슬로건이나 메인 카피가 우리 가게 또는 브랜드를 잘 표현하고 있다면 그것을 쓰면 된다. YC College는 구성원들과 논의해 ‘당신의 마지막 영어학원’이라는 문장을 선택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콘텐츠에 이 문장을 꾸준히 쓰고 있다. 학원에 오는 수강생들이 이 문장이 인상적이어서 수강신청을 하게 되었다는 것으로 보아 이 브랜드 문장이 꽤 효과가 있는 듯하다.
닭볶음탕 전문점인 오쓰 식당은 ‘매일매일이 축제’라는 의미에서 ‘Everyday Festival’이라는 브랜드 문장을 사용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항상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식당임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영어회화 전문학원 YC College 주니어를 론칭할 때는, ‘영어를 즐겁게 배울 수 있는, 영어를 통한 멋진 미래를 약속하는,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의 의미를 담은 브랜드 문장을 고민했다.
• 우리 아이를 보낼 영어학원을 찾지 못해 직접 만들었습니다.
• 영어회화 실력 향상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웁니다.
우리만의 팬
<장사의 신>을 쓴 우노 다카시는 ‘외식업은 건전한 다단계’라고 말한다. 그런데 만족한 고객이 지인들에게 구매를 권하는 것은 모든 업종에 똑같이 적용된다. “전에 왔는데 좋아서 친구랑 다시 왔어요.”라는 말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아래 예시를 참고로 누가 우리의 팬이 되면 좋겠는지 생각해보자.
• YC College의 팬: 6개월 이상 수업을 들은, YC 팬클럽 가입자
• 오쓰 식당의 팬: 오쓰 식당을 좋아하며, 기꺼이 오쓰 식당 팬클럽에 가입한 고객
• YC College 주니어의 팬: 학부모들 중에서 우리 학원을 한 명 이상에게 소개한 분들
우리 브랜드의 팬을 정의했다면, 다음으로 올해 몇 명의 팬을 만들고 싶은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가능하다면 팬클럽의 이름도 정해보자. 배달의 민족은 ‘배짱이’라는 팬클럽이 있고, 할리 데이비슨은 ‘호그’라는 팬클럽이 있다. 샤오미는 ‘미펀’이라는 팬클럽이 있어 샤오미 제품이 출시되면 성의껏 피드백도 주고, 아이디어도 제안하고,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지인들에게 알리며 샤오미가 잘 되기를 열렬히 응원해준다.
한 달에 2명 혹은 10명씩 팬을 늘리거나, 올해 우리 가게의 팬을 100명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구체적인 방법을 궁리하게 된다. 그리고 팬클럽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진심으로 감동을 줄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예를 들어 오쓰 식당의 팬클럽이 되면 항상 10% 할인을 받을 수 있고, 팬클럽만 먹을 수 있는 특별 메뉴를 제공한다. 신메뉴가 나오면 무료 시식 기회도 준다. YC College의 경우 수강신청할 때 추가할인을 받을 수 있고, 미니 클래스나 파티에 무료 참가 혜택이 주어진다.
다음으로 팬클럽이 소통할 채널을 정해야 한다.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다양한 채널을 이용할 수 있다. 오쓰 식당은 카카오톡을 이용하는데, 팬클럽 방에 새로운 이야기를 가장 먼저 전하고, 신메뉴에 관한 아이디어도 묻고 피드백을 받는다. 또한 일주일에 한두 번씩 팬클럽 방에 커피나 라면을 선물하며 오쓰 식당의 팬이 되어주심에 감사를 표한다. 일단은 위에 있는 브랜드 써클의 내용을 여러 번 정독해보기 바란다.
정경화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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