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집’의 비밀
코로나 이후 잘되던 가게들도 문을 닫는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전쟁이 나도 망하지 않는 비즈니스가 있고, 코로나 때문에 더 흥하는 비즈니스도 있다. 같은 식당을 해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 ‘대박집’이 있고, 똑같은 프랜차이즈 가게 중에도 매출이 현저하게 높은 ‘메가 프랜차이지’가 있다. 그런 곳에는 일명 ‘장사의 신’이라 불리는 숨은 고수들이 있다.
16년간 바로 이런 대박집과 장사 고수들을 찾아다니며 잘되는 집의 비밀을 풀어낸 책이 <왜 유독 그 가게만 잘될까>이다. 여러분이 만약 식당을 창업한다면, 혹은 자신의 가게를 살리고 싶다면 이런 고수들에게 비법을 전수받고 싶지 않겠는가? 게다가 한 분야의 이치를 통달하면 다른 분야에도 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자영업자로서 돌파구가 필요한 분들도 이 책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줄 서서 먹는 대박집의 비밀이 무엇인지 저자의 이 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 가게의 제1고객은 직원, 먼저 직원을 기쁘게 하라
잘되는 가게의 사장님들을 만나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 중심에는 어김없이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직원들의 성장과 복지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지원한다. 이런 마인드는 외식업이 철저하게 ‘서비스업’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서비스업이란 본질적으로 상대방을 기쁘게 해서 돈을 버는 일이다. 그렇다면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이 기쁘게 만들어야 하는 대상은 누구일까? 크게 나누어 외부고객인 ‘손님’과 내부고객인 ‘직원’이 있다. 그런데 손님을 만족시키고 다시 찾게 만드는 사람은 바로 직원들이다.
1. 서비스 품질은 직원 만족부터
‘민쿡다시마’와 ‘민쿡의 화덕쭈꾸미’를 운영하는 민강현 대표는 남다른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다. ‘서비스도 하나의 상품이며, 음식의 맛만큼이나 중요한 영역’이라는 것, 그리고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서는 손님들과 접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우선적으로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그는 먼저 매출의 일정 부분을 직원들에게 돌려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고, 가게가 바빠 힘들었던 날에는 매장의 포인트로 직원들이 마음껏 원하는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무료 식사권’을 지급했다. 그러자 직원들의 표정이 밝아지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매출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또한 직원들에게 자율권을 부여해 단골손님이나 특별한 손님에게 알아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중에 보고만 하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주 3회 약 20분간 전체 미팅을 하며 자신의 경영철학, 매출 목표, 프로모션 진행상황 등을 공유하고, 직원들의 생일이나 기념일을 축하해주고, 손님들이 말한 불편사항 등을 듣고 개선해 나갔다.
2. 직원들이 자신의 비전을 그리게
‘청담추어탕’과 ‘곤드레밥집’이라는 두 개의 브랜드를 창업하고 현재 6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디안 F&B 조인호 대표 역시 직원 복지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가구공장을 운영하다 망한 후 일식집 주방에서 일을 시작했다. 6년여의 시간을 거치며 장사의 기본을 다진 후 포장마차부터 시작해 과일장사, 생선장사를 하며 돈을 모아 추어탕집을 창업했다.
그는 누구에게나 좋은 일을 하자는 신념 아래, 자신과 함께하는 직원들을 함께 잘 살게 하려는 뚜렷한 의지와 비전을 액자로 만들어 직원들에게 보여주었다.
조 대표는 자기와 함께 일한 직원이 매장을 오픈할 때 일부 금액을 투자하는 도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인테리어 비용 5천만원을 지원한다. 그리고 매월 목표 이상의 영업 이익이 발생하면 급여 외에 1백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 직원에게 4대보험을 들어주고, 직원 전용 식당을 마련해 잘 짜여진 식단표에 맞춰 든든한 식사를 제공하며 직원들이 먹는 것 하나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진정한 서비스란 함께 근무하는 매장 직원들의 만족으로부터 시작되며,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음식이 손님에게 더 큰 만족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3. 직원들과 함께 부자 되기
‘원할머니보쌈, ‘노랑통닭’, ‘강정구의 피자생각’ 등 다섯 개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 중인 김용수 대표. 놀랍게도 그가 운영하는 매장들은 하나같이 전국 매출 1~2위를 다툴 정도로 장사가 잘 된다. 게다가 모두 서울 중심 상권이 아닌 경기도 광명 지역에서 이뤄낸 성과다. 공고 출신인 그는 중학교 때 짜장면 배달부터 술집, 설거지, 일식집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군대 제대 후 ‘원할머니보쌈’에 취직해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장사가 너무 하고 싶었던 그는 창업지원 대출을 받아 지인들과 동업으로 원할머니보쌈을 창업했고, 그 가게가 성공해 여기까지 달려왔다.
그가 다섯 개의 가게를 완벽하게 관리할 수 있는 것은 다섯 개의 기둥, 즉 점장들 덕분에 이뤄낸 성과라고 말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중 세 명이 연봉 1억 이상을 받고 있다. 척박한 외식업 환경에서 정말 꿈 같은 이야기가 아닌가!
3개 매장의 지점장 역할을 담당하는 김지환 이사는 10년 이상 그와 함께 일한 직원인데, 어떻게 만난 인연인지 물어보았다
“제가 원할머니보쌈 주방 직원으로 입사했을 당시 김지환 이사는 주방 설거지 아르바이트였어요. 그때부터 막연하게 내가 장사를 하면 저런 친구들을 데려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똑같은 설거지를 해도 파이팅 넘치게 했거든요. 설거지 속도가 다르고 정말 야무지게 했어요.”
어떻게 하면 이런 유능한 점장들을 보유할 수 있을까? 그는 말한다.
“점장은 발로 뛰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직원관리, 고객관리, 매출관리 영역에서 전체를 지휘하는 역할을 하지요. 사업 초기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름의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래, 내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1부터 10까지 다 이야기해주고 함께 목표를 달성한 다음 성과를 분배하자.”
그는 매주 임원 회의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공유한다. 그리고 모든 매장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이익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점장 권한으로 매달 쓸 수 있는 회식비 30만원, 영업 실적이 좋으면 인세티브 50~100만원을 지급해 점장이 직원들을 잘 관리할 수 있게 힘을 실어준다. 또한 퇴직금을 위해 매월 퇴직금 적립도 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점장들에게 무한신뢰를 얻게 되었다. 김지환 이사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예전에 보쌈집 설거지와 배달일을 했지만 지금은 여러 매장을리하는 이사가 되었습니다. 대표님이라면 믿음이 있습니다. 끝까지 함께 간다는 믿음이요.”
▶ ▶ 장사의 성패는 재방문율, 고객을 만족시켜라
기업이나 브랜드, 가게에서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 일은 기존 고객보다 5배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한 번 오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다시 오게 하는 서비스를 한다면 고객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가게로 성장할 수 있다.
1. 아낌없는 서비스
장사가 잘 안 되는 음식점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무엇이든 아끼고 줄이려고 한다는 것이다. 전기세를 아끼려고 매장 내 조명을 모두 꺼놓고, 무더운 여름에 에어컨을 끈 채 문을 활짝 열고 장사를 한다. 재료비를 아낀다고 메뉴의 양을 줄이거나 음식 맛을 떨어뜨리는 일도 허다하다. 그렇게 천천히 손님들을 잃게 된다.
디안 F&B의 조인호 대표는 무엇이든 아끼지 않고 손님들을 위한다는 점에서 그들과 확실히 다른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말한다.
“손님들에게 드리는 상추나 샐러드, 과일 같은 음식은 절대로 아끼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손님은 맛있는 음식을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들면, 분명 우리 가게를 다시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손님들에게 가는 것은 아깝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는 식재료를 1000원이라도 싸게 들여오면 그 이득을 손님에게 돌려드린다. 그의 이런 경영철학이 손님들을 그의 가게로 더 불러모으는 선순환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2. 윈-윈 세트 메뉴
또한 조 대표는 가격과 서비스의 차별화로 매출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추어탕은 1만원, 추어정식은 1만 6천원인데, 추어정식에는 추어탕+제주황게장+모듬튀김+오리불고기를 세트로 제공하여 대부분의 손님들이 이 메뉴를 찾도록 유도하였다. 덕분에 가게 입장에서는 객단가가 오르는 것은 물론, 식재료의 회전율도 높일 수 있고, 손님들은 좋은 가격에 푸짐한 음식을 즐길 수 있어 만족했다.
3. 3대가 행복한 밥상
그는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과 손잡고 오는 어린이 고객들을 위해 메뉴에 돈까스를 추가했다. 온 가족이 함께 와서 즐길 수 있는 식당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 집에 있는 식구가 생각나는 법. 그래서 추어탕이나 반찬을 구매해가는 손님들이 많다. 포장 손님에게는 밑반찬을 제공하지 않는 다른 음식점들과 달리, 이곳은 반찬은 물론이고 부추마늘, 고추, 심지어 산초가루까지 일일이 챙긴다. 이런 세심한 서비스에 감동하지 않은 손님이 있을까.
4. 빵이 맛있는 추어탕집
더욱 놀라운 것은 추어탕 가게에서 직접 구운 단팥빵을 판매한다. 군산의 이성당, 대전의 성심당 같은 빵집을 하고 싶어 전문적으로 빵을 배우러 다녔는데, 추어탕과 단팥빵의 조합이 의외로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 매장에서 단팥빵을 팔기 시작했다. 매장에서 솔솔 풍기는 빵냄새가 좋아 추어탕을 먹기 위해 기다리는 손님들과,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손님들이 단팥빵을 사가기 시작했다. 덕분에 빵 매출만 월평균 5천만원에 이르고, ‘청담추어정은 빵이 맛있는 집’이라는 별칭도 얻게 되었다.
5. 심리적 대기시간을 줄여라
대박집은 손님 대기 시간이 길다. 그리고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손님을 놓치거나 클레임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손님이 똑같은 시간을 기다리더라도 심리적으로 느끼는 대기시간을 줄여야 한다. 중국의 훠궈 전문 프랜차이즈 ‘하이디라오’는 손님이 1~2시간 대기하는 게 일상인 곳이다. 따라서 별도의 대기 공간과 전담 직원들까지 갖추고 있다. 직원들은 손님에게 과일, 팝콘, 음료 등을 제공하고, 네일아트나 구두닦이 서비스 등도 받을 수 있게 하여 손님이 대기하는 순간부터 서비스를 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부산의 한식/분식집인 ‘송정집’은 매일 아침 현미를 도정할 때 나오는 미강을 구수하게 볶아 차로 우려내 대기하는 손님들이 마실 수 있도록 비치하고, 미강가루를 손님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그리고 대기 공간에 메뉴판과 주문서를 비치하여 손님들이 미리 주문서를 작성해서 주면 요리를 시작해 손님들이 테이블에 앉으면 바로 메뉴를 받아볼 수 있게 하고 있다. 또한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도록 퀴즈를 통해 자신들의 오너셰프 제도를 알리며 입소문 마케팅으로 활용한다.
▶ ▶ ▶ 맛은 기본, 시스템으로 승부하라
사장이 있을 땐 잘 돌아가다가 사장이 자리만 비우면 엉망진창이 되는 이상한 가게들. 이런 가게가 의외로 정말 많다. 대체 이유가 뭘까?
1. 서비스 매뉴얼 만들기
사장이 있든지 없든지 언제나 매장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손님에게 늘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첫째, 사장의 경영철학을 모든 직원과 공유하여 직원들이 사장의 마인드를 알고 있어야 한다. 둘째, 정형화된 서비스 매뉴얼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여러 개의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한 매장의 매니저를 채용하고 딱 세 가지를 당부했다.
“첫째, 음식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맛입니다. 우리 가게에 오는 손님들이 한결같은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조리법을 철저히 따라주세요. 둘째, 서비스의 기본은 인사입니다. 가게에 손님이 들어오고 나갈 때 홀과 주방 직원들 모두가 큰소리로 손님들께 인사해주세요. 셋째, 저에게는 손님들만큼이나 직원 여러분도 소중합니다. 홀이나 주방 바닥에 물기가 있으면 직원들이 다칠 수 있으니 물기가 없도록 잘 관리해주세요.”
사장은 매니저에게 딱 세 가지만 부탁했지만, 사실 여기에는 음식점 성공의 핵심 요소인 ‘맛’, ‘서비스’, ‘위생’이 모두 담겨 있다. 그는 직원을 채용하고 자신의 경영철학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해 그 직원과 공유했던 것이다.
서비스 매뉴얼을 제작할 때는 먼저 매장 환경에 맞는 ‘서비스 수준’을 먼저 결정해야 한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할지, 표준화된 서비스를 할지 결정하고 꼭 필요한 내용을 선별해야 한다. 그리고 직원들이 실행하기 어려울 만큼 지나치게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2. 대박집의 화장실
잘되는 가게는 화장실부터 다르다. 대박집은 영업시간 내내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래서 화장실 칸마다 여유분의 화장지를 세팅해두고 뚜껑이 달린 큰 휴지통을 놓아둔다. 그러면 위생적인 것은 기본이요, 휴지통이 넘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대박집은 화장실에서조차 프로모션을 한다. 좌변기나 소변기의 눈높이에 맞춰 가게가 팔고 싶은 메뉴를 홍보하거나 음식 사진을 SNS에 올리면 1000원을 할인해주는 등의 이벤트를 진행한다. 심지어 해시태그 지정도 요청하고, 고객이 찍은 사진을 문자나 카톡으로 보내 달라고 해서 고객의 정보까지 추가로 확보한다. 이처럼 화장실에서조차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손님들이 이 가게를 기억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비용을 절감하고 매출도 올릴 수 있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정보가 많이 담겨 있으니 예비 창업자분들과 비즈니스 오너분들의 일독을 권한다.
정경화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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