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부자 VS 미래형 부자
‘세계 최고 부자’하면 누가 떠오르는가? 아마도 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가 아닐까. 그런데 재미있게도 워렌 버핏은 금융을 통해 부를 이룬 전통적인 부자를 대표하고, 빌 게이츠는 미래기술을 개발해 부를 이룬 미래형 부자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세상 이치가 그러하듯, 전통적인 방식은 점점 쇠퇴하며 다음 세대에 자리를 내어줄 수밖에 없다. 빌 게이츠를 비롯해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등이 미래기술을 발판으로 이미 버핏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터 시대를 맞아 더욱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전통적 부자들의 실수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터가 세상을 이끌어갈 4차 혁명의 초입에서 뒤돌아볼 때, 워렌 버핏과 그를 따르던 전통적 부자들이 깊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들은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로 세상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이테크 산업을 ‘허상’이나 ‘거품’으로 치부하며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하라”는 원칙을 고수했다.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리는 세계 최고의 투자자 워렌 버핏이 지금도 컴퓨터 한 대 없는 자신의 책상에서 코카콜라를 마시며 하루종일 종이 서류를 읽는 모습은 많은 기성세대에게 컴퓨터와 미래기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었다. 그 결과, 안 그래도 컴퓨터를 잘 모르는 “어른들”은 워렌 버핏처럼 기존의 방식에 안주하며 컴퓨터나 신기술 없이도 얼마든지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었고, 컴퓨터는 “어린애들”의 전유물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인도는 1991년 경제개방 이후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IT 관련 서비스를 아웃소싱하면서 IT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그 결과 인도델리공과대학 졸업생들과 미국 실리콘밸리의 인도계 IT 인력이 오늘날 세계 IT 산업을 이끌어가는 핵심인재로 평가받고 있다.
다행히 한국도 1998년 IMF 이후 김대중 대통령이 국가의 사활을 걸고 인터넷 산업에 뛰어든 결과 아주 빠른 속도로 미래산업 분야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컴퓨터 시대가 시작되었을 때 어린 세대는 물론이고 기성세대들도 컴퓨터의 미래 가능성에 마음을 열고 재교육에 적극 동참했다면, 지금 인도 출신 IT 인재들이 장악한 3차 산업혁명의 주인공은 한국이 되었을 것이고, 이제 막 시작된 4차 혁명 역시 우리 한인들이 주도하고 있을 것이다.
미래기술과 금융의 융합
4차 혁명은 인공지능으로 대표되지만, 진정한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대용량 데이터를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는 양자 컴퓨터의 상용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따라서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의 글로벌 기업과 연구소들이 양자 컴퓨터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양자 컴퓨터의 상용화는 세상에 다시 한번 큰 혁명을 불러올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암호를 풀기 위해서는 일반 PC 1대로 5년이 걸린다. 그러나 양자 컴퓨터는 단 몇 초만에 그 암호를 풀어낸다. 만약 이 기술을 선점한 개인이나 집단이 인공지능이 탑재된 양자 컴퓨터로 주식시장에 뛰어든다면 기존 컴퓨터로 운영되는 금융시장은 양자 컴퓨터의 독무대가 될 것이다.
컴퓨터 시대에는 한 발 늦었지만, 양자 컴퓨터 시대에는 과거의 실수를 거울 삼아 한인들이 누구보다 먼저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터 기술에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미 양자 컴퓨터 기술의 선봉에 서 있는 한인들도 있다. 노스 캐롤라이나 듀크대학의 김정상 교수는 메릴랜드대 크리스 먼로 교수와 함께 IonQ 회사를 설립해 양자 컴퓨터 기술의 상용화에 매진하고 있으며, 최근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1980년초 손정의 회장은 세상의 흐름을 내다보고 미래기술인 컴퓨터에 올인해 세계 최고 부자가 되었고, 지금은 소프트뱅크의 300년을 내다보며 양자 컴퓨터 산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 칼럼을 읽는 한인들 또한 나이에 상관 없이 미래기술을 공부하고 미래기술에 투자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터에 금융을 융합하여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부자 한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