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 째 프로젝트
남편과 저의 팀워크를 발휘한 두 번째 프로젝트~!
첫 번째 프로젝트는 침대 프레임이었고요, 두 번째 프로젝트는 바로 커피 테이블 세트입니다. 미국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가격 후려치기 테크닉을 소심하게 시전하여 70불에 구입한 가구들이죠. 이것이 득템이었는지 아닌지는 결과물이 나와 봐야 아는 거겠죠? 아무리 싸게 잘 산 제품이라도 결과물이 엉망이면 그냥 돈 낭비한 거니까요.
20년 된 테이블 세트
판매자의 어머님께서 20년 넘게 사용하셨다는 이 커피 테이블 세트. 미국 리얼리티 프로그램 Fixer Upper의 디자이너인 조애나의 영향으로 팜하우스풍 인테리어가 유행하고 있는데, 저도 이 팜하우스 인테리어에 딱 꽂혔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 중에서도 제가 원하는 가구 스타일은 상판은 원목의 느낌만 살아 있고 나무색은 아닌 어두운 컬러, 그리고 다리는 화이트 컬러로 따뜻한 느낌이 나는 팜하우스풍 디자인의 가구입니다.
페이스북의 중고 거래 사이트를 수없이 들락거리다가 똬앟!!!!! 하고 제 눈에 들어온 이 가구들!!! 하루 빨리 리폼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지만 남편이 상판을 샌딩기로 갈아 줘야 제가 스테인을 입힐 수 있으니까 남편이 해줄 때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몸이 들썩들썩~
“상판하고 다리라도 좀 분리시켜 주든가! 그럼 내가 다리라도 먼저 칠하게!!!”
초크 페인트 바르기
그렇게 해서 즐거운 페인트 작업이 시작되었죠. 세상 좋아져서 프라이머 없이도 바로 쓱~쓱~ 발라주면 쏙쏙 잘 먹는 초크 페인트란 게 있더라구요. 초크 페인트의 질감은 뭐랄까? 무광택의 보송보송함? 광택은 없는 질감이에요. 그러나 프라이머 작업을 하지 않아도 어떤 표면에도 잘 먹는다는 게 장점입니다.
애들은 뒷마당에 풀어 놓고, 언제 그만 논다고 할지 모르니까 틈새 시간을 이용해서 후다닥~ 잽싸게 발랐습니다. 한번 바르고, 애들 낮잠 자면 또 그 사이에 나가서 후다닥 바르고 또 다음날 애들 풀밭에 풀어 놓고 바르고~
마누라가 페인트칠하는 걸 보고 조급해 진 남편이 소파와 완전 합체였던 몸을 일으켜 차고로 가서 열심히 샌딩을 해서 드디어 원목 상태의 상판을 대령했습니다.
스테인 입히기
미국 가구들은 원목으로 만들어 워낙 튼튼해서 10년, 20년 된 가구도 리폼만 하면 앞으로 10년, 20년은 거뜬히 쓸 수 있겠더라고요. 샌딩해서 헐벗은 가구들의 표면을 손바닥으로 어루만질 때 느껴지는 그 쾌감~! 아, 아실랑가 모르겠네요.
이 상태에서 어떤 색의 스테인을 입히느냐에 따라서 가구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더라고요. 저는 어두운 톤의 원목 느낌을 원해서 카본 그레이라는 색을 선택했습니다.
스테인은 제가 침대 프레임 작업 할 때 한번 실수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스테인 입히기 전에 미리 프리 스테인 컨디셔너 한번 발라준 후 스테인 작업을 했어요. 숯검댕이 색깔이 되었지만 여전히 나뭇결은 살아 있습니다.
스테인 입히는 방법은 유성 스테인의 경우 붓으로 조금씩 발라주고 1분 정도 뒤에 천으로 스테인을 다 닦아내야 해요. 수성 스테인의 경우는 닦아줄 필요 없고요. 저는 유성 스테인을 사용해서 남편의 안 입는 티셔츠로 열심히 닦아줬습니다.
스테인 작업은 2회에 걸쳐서 했고, 다리에 초크 페인트는 3회에 걸쳐서 칠했어요.
여기에 상판은 마지막으로 폴리 아크릴릭으로 코팅을 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러운 광택이 생기고 물이나 오염에도 강해져요.
다리는 초크 페인트를 사용했기 때문에 초크 페인트용 씰링 왁스를 발라준 후, 헝겊으로 문질문질 닦아 줍니다. 그러면 처음의 약간 거칠거칠한 느낌이 좀 부드럽고 보송보송한 느낌으로 바뀌어요. 그러나 광택은 나지 않습니다.
커피 테이블에 도전!
사이드 테이블을 완성하고 이제는 커피 테이블 차례입니다.
20년 넘게 사용했기 때문에 지울 수 없는 세월의 흔적들이 있더라고요. 나무가 패인 부분이 있지만 테이블 다리에 이마 갖다 대고 쳐다볼 거 아니니까, 그 정도 흠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아요.
페인트칠 1회는 그냥 대충대충 막 칠하면 됩니다. 덧칠할 때 한 방향으로 예쁘게 잘 칠해 주면 되니까요. 그냥 프라이머 칠한다는 느낌으로~ 역시나 애들은 방목하고 후다닥~
다리에 페인트칠이 완성되자 또 헐벗어서 수줍어 하는 듯한 원목 상판이 도착했습니다. 프리 스테인 컨디셔너 꼼꼼히 발라주고 스테인 작업을 합니다. 스테인 했을 때와 원목 상태일 때 느낌이 완전 다르죠? (아래 사진)
리폼 완성 작품
이렇게 해서 사이드 테이블과 커피 테이블의 리폼이 끝났습니다. 이제 완성작을 보러 가실게요. 짜잔~! Before 사진과 After 사진을 같이 봐 주세요.
팜하우스 분위기 제대로 살려주는 가구로 재탄생했습니다. 사이드 테이블 위에 있는 저 둥근 장식품은 대나무 자수틀에 스테인 입혀서 만든 거예요.ㅋㅋㅋ Pinterest에 west elm sphere DIY로 검색하시면 만드는 방법이 나온답니다.
두 개의 사이드 테이블과 커피 테이블을 한 샷에 담아 봤습니다 (메인 사진).
역시나 리폼 투성이의 저희 집 거실. 5불짜리 거울로 만든 벽장식과, 중고로 구입해서 스프레이 페인트로 리폼한 램프, 자수틀로 만든 장식품, 중고로 구입해 리폼한 커피 테이블과 사이드 테이블.
이렇게 알뜰히 살면 부자가 될 법도 한데…. 참 미스테리예요. 아무튼 20년 넘은 커피 테이블 세트, 앞으로 10년은 더 쓸 수 있을 것 같죠?
스마일 엘리(Smile Ellie)
국제결혼으로 미국으로 이주한 후, 현재 사우스 캐롤라이나 블러프턴에 거주하는 두 아이의 엄마. 미국 생활정보, 일상, 문화 차이를 소개하는 smile ellie의 일상 시트콤 블로거.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