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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집 팔기] 3. 스테이징(Stag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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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집 팔기] 3. 스테이징(Staging)

멋진 집 사진
집 보수와 정리, 그리고 스테이징(Staging, 집 꾸미기)은 리스팅 사진 작업을 위한 준비 단계이고, 집 팔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바로 사진 촬영입니다.
집의 사진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집을 직접 구매하는 입장에서 생각해보시면 답이 나옵니다. 일단 사고 싶은 집을 온라인으로 찾게 되는데, 그 집을 판단할 최초의 근거가 사진이잖아요. 집을 빨리 팔려면 쇼잉(Showing, 집 보여주기)이 많아야 하고, 쇼잉이 많으려면 온라인에서 구매자들의 시선을 끌어야 하고, 그러려면 내 집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킨 전문가의 사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사진에서 보여지는 집은 정리정돈은 물론이고, 스테이징도 잘 되어 있어야 사진을 본 구매자가 쇼잉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죠. 실제로 부동산 사진을 전문으로 찍는 전문가도 있고, 부동산 사진을 직업으로 하려면 라이센스가 필요한 주도 있습니다.

스테이징(Staging)
스테이징은 집 청소와 정리만 잘해도 반은 성공입니다. 잡동사니들은 다 버리거나 치워버리고, 밖으로 나와 있는 물건들은 안 보이는 곳에 수납하고, 집안이 넓어 보이도록 공간을 최대한 만들어주는 작업이 우선입니다.

그렇게 정리가 끝나면 그 다음은 집안에 포인트를 주는 작업인데요, 사실 이 작업은 스테이징 전문업체에 의뢰하면 집안의 가구와 분위기를 보고 그림이나 화병, 선반 등 액센트가 될 만한 것들로 꾸며주기도 하고, 가구와 인테리어가 기본적으로 매치가 안 되면 아예 모든 가구를 빼고 스테이징 업체에서 가구까지 다 들여와 완전히 다른 집으로 바꿔 놓기도 합니다.

평소에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고, 꾸준히 데코를 해왔던 집이라면 간단히 소품을 추가하거나 바꾸는 것만으로도 스테이징 효과를 노릴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아예 집안의 모든 살림을 다 빼고 최소한의 가구와 두세 개의 그림이나 장식품으로 깔끔한 집안 상태를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집을 빨리 팔겠다는 생각이라면 스테이징에 투자를 하시는 게 확실한 방법입니다. 구매자들은 온라인 상에서 수많은 집들을 구경하는데, 아무래도 잘 꾸며진 집을 보면 직접 가서 보고 싶어지잖아요.

미국인들이 집을 구매할 때 제일 많이 이용하는 웹사이트가 질로우(www.zillow.com)인데, 마음에 드는 집에 하트 표시를 하고 저장해두는 기능이 있어요. 판매자의 입장에서 하루에 몇 명이 내 집을 저장했고, 내 집이 현재 주변의 경쟁집들에 비해 얼마나 많이 저장되어 있는지 순위를 매일 업데이트해서 보여주는데, 그걸 보면 우리집이 쇼잉이 많이 잡힐지, 빨리 팔릴 수 있을지 감을 잡을 수 있어요. 그렇게 저장 순위를 높이려면 아무래도 눈에 띄어야 하고, 그러려면 다른 집들에 뒤지지 않는 스테이징이 필요한 거죠.

인테리어의 디테일
저는 작년 여름에 집안 페인트칠을 하면서 소품이며 집안 분위기를 조금씩 바꿔왔기 때문에 몇 가지 소품을 조금 더 추가하는 정도로 스테이징을 했어요. 현관 입구의 벤치에 쿠션을 바꿔주었고, 침실은 원래 단조로운 느낌이었지만 좀 더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도록 쿠션과 액센트 블랭킷을 바꿔주었습니다. 사실 집 데코하는데 은근히 돈이 많이 들어가서 하나씩 하나씩 바꾸던 중, 스테이징을 핑계로 제가 원하던 소품을 맘껏 질렀던 거지요. ㅎㅎ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을 위해 쿠션과 액센트 블랭킷을 더해준 침실 ©스마일 엘리

창문 양쪽으로 쉬폰 소재의 커튼을 달려고 오래 전부터 계획하고 있었는데, 집 팔면 그 커텐 떼어가지도 못할 거라 커텐은 접어두었어요. 다이닝 공간은 페인트 색상을 바꿨더니 원래 있던 그림과 매치가 되지 않아서 그림을 떼어내고 벽 색깔에 어울리는 그림을 새로 구입해서 걸었답니다.
그리고 세탁실까지 꾸밀 필요는 없지만, 여자들은 사소한 것에 끌리는 법! 아니, 제가 이런 사소한 공간이 예쁘게 꾸며져 있는 것에 끌리는 사람이라 스테이징을 빌미로 제가 꾸며보고 싶었던 세탁실을 꾸며봤습니다.

저는 전 주인이 남기고 간 오래되고 찌그러진 세탁기와 드라이어를 사용했는데, 집 팔려고보니 그 상태로는 누구도 사용하고 싶지 않을 것 같아서 새로 구입해서 넣었어요. 지금 생각하니 이건 정말 쓸데 없는 짓! 어차피 세탁기 건조기는 전 주인들이 가져가는 경우도 많고, 세탁기 건조기가 집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도 아니었어요. 나중에 앞집 때문에 손해본 거 생각하면 그냥 돈낭비였어요.

저희 앞집이 저희보다 2주 앞서 집을 팔았는데, 저희집과 똑같은 구조였어요. 그런데 현금으로 집을 파는 조건으로 집을 너무 싸게 팔아버린 겁니다. 그 이웃은 옆 동네에 새 집을 지어서 이사를 갈 예정이라 한시라도 빨리 파는 것이 급했고, 또 구매자가 100% 현금으로 지불하는 조건이라 저희보다 빨리 클로징을 할 수 있었죠. 그런데 그 이웃이 그런 상황에서 집을 급하게 처분한 결과가 저희 집에 큰 영향을 주게 될 줄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스테이징 한 거 도.루.묵…

하지만 스테이징 덕분에 멋진 리스팅 사진을 얻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겠죠? 다음 호에서는 집을 마켓에 내놓기 위한 마지막 단계인 사진 촬영 결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스마일 엘리(Smile Ellie)
국제결혼으로 미국으로 이주한 후,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살다가 최근 워싱턴주 모제스 레이크(Moses Lake)로 이사함. 두 아이의 엄마이자 미국 생활정보, 일상, 문화 차이를 소개하는 smile ellie의 일상 시트콤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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