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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집 팔기] 1. 집 보수와 집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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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집 팔기] 1. 집 보수와 집 정리

집 팔기 과정
미국에서 집을 팔 때, “그냥 부동산에 연락하면 리얼터(Realtor, 중개인)가 다~ 알아서 해주는 거 아냐?” 라고 쉽게 생각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게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그 과정도 길고 복잡하거니와 얼마나 준비를 철저히 하느냐에 따라 집을 얼마나 빨리 팔 수 있는지가 판가름나거든요.

제가 사는 곳은 부동산 경기를 크게 타는 곳도 아니고 매물은 부족하면서도 핫!한 지역은 아니었기에 집을 팔기 위한 노력이 좀 필요했어요. 게다가 저는 한 달 뒤에 이사를 가야 하는 다급한 입장이었고요.
그래서 또 미친 듯이 구글 검색과 유투브 검색으로 집팔기 과정에 대해 공부를 하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믿고 따라보기로 했습니다. 제 기준으로 미국에서 집 팔기 과정을 좀 더 세세하게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집 보수 & 집 정리-리얼터 선정-스테이징-포토-리스팅-쇼잉-오퍼-조건부 계약-인스펙션-어프레이절-클로징(판매완료)

각 과정을 거치면서 제가 경험한 일을 함께 쓰려다보니 얘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 몇 번에 나눠서 시리즈로 이야기를 해 볼게요. 집 판매를 앞두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꼭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먼저 집 보수와 집 정리에 관해 얘기해 볼게요.

집 보수
예전에 제가 집을 구매할 때 마음에 들었던 집이 있었는데, 그땐 시댁에 머물고 있어서 당장 집을 보러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일주일 뒤에 내려가서 직접 보고 마음에 들면 저 집을 사야지~ 했는데, 부동산 마켓에 올라온지 일주일만에 그 집이 계약 상태로 바뀌더라고요.

그리고 또 다른 집이 있었는데, 그 집도 금방 팔려버려서 친구에게 하소연을 했더니 친구 왈, “내 눈에 예쁘고 마음에 드는 집은 남의 눈에도 예쁘고 마음에 드는 법! 그러니 마음에 들면 기다리지 말고 빨리 사야지~!”
그 말을 가슴에 새기고 이번에 집을 팔 때는 남의 눈에 예쁘고 마음에 드는 집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그게 바로 집 보수와 스테이징, 포토 과정이지요.

우선 새 집처럼 보이게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페인트칠을 새로 하는 것인데, 이미 대부분의 방들은 작년 여름 프로젝트로 페인트칠을 끝냈고, 주방과 2층 계단, 2층 컴퓨터방, 욕실 정도만 남아서 새로 페인트칠을 했습니다. 집을 팔 목적으로 페인트칠을 할 때는 중성적인 컬러로 하라는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요즘 트렌드 컬러인 그레이톤을 선택해서 구매자의 취향 저격을 노려볼 심산이었죠.

그리고 수리가 필요한 부분은 마켓에 내놓기 전에 다 수리를 합니다. 매물이 부족해 내놓자마자 팔리는 핫한 지역에서는 “AS IS”라고 해서 집에 하자가 있더라도 그 상태 그대로 구매하는 조건으로 팔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는 기본적으로 수리가 필요한 부분은 판매자가 다 손봐야 해요. 안 그러면 구매자가 인스펙션(집 검사) 단계에서 수리를 요구하니까요.

저희는 창틀, 휴지걸이, 변기 손잡이 등등 자잘한 것들을 고쳐야 했는데, 휴지걸이를 못 걸어서 징징대는 남편 때문에 부부싸움까지 했다는요… 일주일은 서로 말을 안 할 태세였는데, 집을 마켓에 올리기도 전에 쇼잉이 두 시간 뒤로 잡히는 바람에 순식간에 일치단결해서 집 정리하느라 없던 일이 되어버렸지요.

집 정리
집 보수와 새 단장이 끝나면 그 다음은 집 정리인데요, 여기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집이 빨리 팔릴 확률이 반토막납니다. 사람 사는 집의 모습을 최대한으로 빼고 프로페셔널하게 모델 하우스 같은 느낌으로 보여주기! 물론 현재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이기 때문에 완벽한 모델 하우스를 재현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모델 하우스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목표죠. 그래서 필요없는 짐은 모두 박스에 싸서 차고에 넣거나, 스토리지를 임대해서 그곳에 보관합니다.

집을 프로페셔널하게 정리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자질구레하게 나와 있는 것들은 모두 보이지 않는 곳에 수납하기. 그렇다고 안 보이는 곳에 그냥 둬서도 안 돼요. 집 구경 온 사람들은 클라짓도 열어보고, 키친 캐비넷도 다 열어보니까요. 키친 싱크대 위에는 아무것도 놓지 않는 게 좋고요, 스테이징을 위해서 과일이 담긴 바구니 정도 올려놓는 게 좋아요.

싱크대 위에는 아무것도 놓지 말고 과일 바구니 하나만. ©스마일 엘리 블로그

둘째, 욕실에 있는 개인 세면도구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수납하기. 그리고 수건걸이에는 흰색 새 수건을 걸어 놓으면 청결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해서 일부러 흰색 수건 한 세트도 샀어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저는 하루 빨리 집을 팔고 싶었고, 이왕 할 거면 완벽하게 하고 싶었답니다.

셋째, 집안 곳곳의 가족 사진들 치우기. 구매자가 집을 보러 왔을 때 집 주인에 대해 보게 되면 편견을 가지고 집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집 주인에 대한 이미지를 남기지 않는 게 좋아요. 그런데 만약 사진이 인테리어 효과가 있다면 굳이 치우지 않아도 됩니다.

넷째, 클라짓의 옷은 적당히 여유 있을 정도로 걸어두기. 집을 팔 때는 이 공간이 얼마나 넓은지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짐을 줄여서 그 공간의 용도와 장점을 어필하는 게 중요해요.

다섯째, 집 외부는 파워워시를 해서 이끼나 곰팡이, 묵은 때를 제거하고, 뒷마당에 나와 있는 아이들 장난감이나 가드닝 도구들은 모두 차고에 넣어두기. 집안이든 집 밖이든 최대한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모델 하우스처럼 보이도록 하는 게 중요해요. 저희 뒷마당에는 애들 장난감과 화분이 놓여 있던 자리에 잔디가 눌려서 안 자랐기 때문에 다시 땅을 파서 뒤집어 엎고, 솔잎으로 덮어 화단을 만들었답니다.
집 정리가 끝났으면 이제 리얼터를 잘 선정해야 합니다.

스마일 엘리(Smile Ellie)
국제결혼으로 미국으로 이주한 후,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살다가 최근 워싱턴주 모제스 레이크(Moses Lake)로 이사함. 두 아이의 엄마이자 미국 생활정보, 일상, 문화 차이를 소개하는 smile ellie의 일상 시트콤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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