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발견보다 사전 예방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목적은 치명적인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입니다.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야 완치율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위 내시경 검사도 그렇고 각종 초음파 검사도 모두 그런 목적으로 시행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대장 내시경 검사도 당연히 그런 검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대장암을 초기에 빨리 발견해서 재발 없이 완치시키고자 하는 검사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장 내시경 검사가 이런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장 내시경 검사의 진짜 중요한 목적은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대장암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입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어떻게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일까요? 바로 대장 용종 절제를 통해서입니다. 대장 용종 절제가 대장암을 예방하는 수단인 이유는 대장 용종이 대장암의 씨앗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개구리가 되기 전의 올챙이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올챙이가 자라면 개구리가 되듯이 대장 용종이 시간이 지나면서 대장암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대장암 97% 대장 선종에서 발생
모든 대장 용종이 대장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장 용종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선종성 용종, 즉 선종(腺腫)이 4~5년 자라면 대장암으로 발전합니다. 대장암 발병 통계를 살펴보면, 전체 대장암의 97%가 이 선종으로부터 발생합니다. 선종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발병하는 대장암의 3%는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HNPCC, Hereditary Non-Polyposis Colon Cancer)뿐입니다. 따라서 뚜렷한 대장암 가족력이 없는 분들에게 생기는 대장암은 모두 선종으로부터 발생한다고 보면 됩니다.
따라서 대장암 가족력이 없는 분들의 경우, 대장 선종이 암으로 진행되기 전에 발견해서 모조리 제거해 준다면 대장암은 아예 발도 못 붙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론적으로 대장암의 97%는 대장 내시경 검사만 정기적으로 받아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올챙이들을 다 잡아서 제거하면 개구리가 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대장암 발병률 세계 1위
한국인의 대장암 발병률은 세계 1위입니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에 서구적인 식습관이 더해지고, 여기에 과도한 스트레스와 흡연, 음주, 가족력 등이 위험인자로 작용해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말기암에 가까워진 후에야 복통, 장 출혈, 배변습관 변화, 식욕부진, 소화불량, 체중감소, 빈혈 등의 자각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40세 이후부터는 정기적인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용종이 발견되지 않은 경우에는 5년 주기로 검사를 받고, 용종이 발견된 경우 1~2년 주기로 검사를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위 내시경 검사를 매일 받는다고 해도 최선의 결과는 위암의 조기 발견일뿐, 위암을 예방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대장 내시경 검사는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장암 발생을 사전에 차단까지 해주기 때문에 건강검진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검사입니다.
간편한 장 정결제
그런데 내장 내시경 검사를 받으시는 분들이 장 정결제를 마시며 밤새 토하고 설사하느라 너무 힘들었다는 하소연을 많이 하셨습니다.
1991년에 한국 최초로 대장 내시경 전문클리닉을 열고 그동안 5만 건 이상의 대장 내시경 검사를 실시해온 외과의사로서 ‘이런 불편을 계속 참고 견뎌야만 하는 것일까?’ 고민하다가 몇 개월의 연구 끝에 먹는 양을 반으로 줄이고 맛도 좋은 장 정결제 ‘원프렙 1.38산’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그마저도 힘겨워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더 개선한 제품을 연구해 머지않아 출시될 예정입니다.
다음 호에서는 대장 내시경 검사를 더 간편하게 도와주는 장 정결제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