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실에 꽁꽁
여름에는 날씨가 더워 과일이나 야채를 사오면 곧바로 냉장고로 직행하게 되니 안 그래도 좁은 냉장고가 더 꽉 차게 된다. 그런데 어떤 음식은 냉동실에 꽁꽁 얼려 보관할 때 영양가가 더 높아진다고 한다. 냉장실을 가득 채우고 있는 식재료 중에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으면 이제 얼려서 사용해보자. 유통기한을 늘려주고, 영양가도 높여주고, 냉장실 공간까지 넓혀주는 1석 3조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1. 두부
두부는 사시사철 다양하게 활용되는 식재료인지라 냉장고에 늘 상비하는 아이템이다. 그런데 두부를 얼리면 물이 빠지면서 맛과 식감, 영양가 모두 훨씬 좋아지게 된다. 특히 영양소가 농축되면서 지방 연소와 근육 강화 효과를 지난 아미노산, 즉 단백질 함량이 무려 6배까지 높아진다.
또한 여름철 원기회복을 위해서는 단백질 섭취가 꼭 필요한데, 두부를 얼리면 칼로리는 현저하게 낮으면서 단백질 함량이 높아져 성장기 어린이나 노인의 뼈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얼린 두부는 생두부의 부드럽고 부서지는 느낌 대신 쫄깃쫄깃한 식감으로 변하기 때문에 먹는 재미가 더해지고, 두부에 구멍에 생겨 양념도 더 잘 배게 된다.
특히 얼린 두부를 찬물에 담가서 살짝 해동한 후 콩국을 만들면 언제든 시원한 콩국수를 맛있게 즐길 수 있다.
2. 팽이버섯
팽이버섯은 매우 저렴하면서 쫄깃한 식감 때문에 국이나 탕, 볶음, 구이, 전 요리 등에 두루 쓰이는 식재료이다. 그런데 싸다고 한꺼번에 많이 사오면 나중에는 물러서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팽이버섯을 냉동실에 얼려두면 된다. 먼저 팽이버섯의 밑동을 자르고 한 끼 분량으로 소분해서 키친타월에 말아 지퍼백에 넣으면 된다.
팽이버섯에는 지방 연소를 촉진하는 버섯 키토산(키토 글루칸) 성분이 풍부하지만 세포벽이 단단해 일반 조리법으로는 이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없다. 그런데 팽이버섯을 얼렸다가 조리하면 단단한 세포벽이 찢어지면서 세포 속 키토산 성분이 쉽게 용출되어 훨씬 많은 양의 키토산을 섭취할 수 있게 된다.
3. 브로콜리
브로콜리는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흔한 채소지만 세계 10대 슈퍼푸드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영양적으로 매우 뛰어난 식재료다. 특히 비타민C와 섬유질이 풍부해 피로회복과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이다.
미국 농업식품협회에 따르면, 브로콜리는 얼린 후 조리했을 때 비타민B와 C의 함유량이 훨씬 높아진다고 한다. 얼린 브로콜리의 비타민C 함량은 레몬의 2배나 된다.
따라서 브로콜리를 사오면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냉동보관하자.
4. 파 &양파
집에서 요리할 때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것이 대파, 쪽파, 양파이다. 대파나 쪽파를 냉동하면 영양소 손실이 적고 사용하기도 편리해 냉동보관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양파도 냉동을 한다고?
양파 한 망을 사서 먹다보면 쉽게 물러지고 곰팡이가 나서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냉장보관을 하자니 야채실 공간을 많이 차지해 그것도 여의치 않다.
이럴 때는 양파를 채썰거나 다져서 냉동해보자. 양파를 미리 볶아서 냉동해도 좋다. 냉동한 양파는 섬유질이 약해져 카라멜라이징 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에 카레나 수프로 만들면 굉장히 맛있는 요리가 된다.
5. 오이
여름에 비빔밥, 냉면, 국수 등에 고명으로 꼭 들어가는 오이는 냉장실에 보관하면 저온장애를 일으켜 상하기 쉽다. 그래서 오이를 냉장보관할 때는 신문지나 키친타월 2~3장에 한 개씩 싸서 냉기를 차단한 후 랩에 돌돌 말아주면 일주일 이상 신선하게 보관이 가능하다.
만약 그 이상 보관해야 할 때는 오이를 냉동하면 된다. 오이를 채썬 다음 식초와 설탕 1:1 비율로 절임 양념을 만든 후 지퍼백에 함께 넣고 얼리면 된다. 식초와 설탕을 넣고 얼린 오이는 해동 후에도 아삭한 느낌이 유지된다.
6. 블루베리
블루베리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노화 예방에 좋은 식품으로 유명하다.
의학전문 매체인 메디컬 엑스프레스에 따르면, 블루베리를 수확한 즉시 냉동보관할 경우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의 농도가 증가한다고 한다. 안토시아닌은 보랏빛을 띄는 수용성 색소인데, 블루베리를 오래 냉동시킬수록 안토시아닌의 농도가 더 짙어지고 비타민C 함량도 높아진다고 한다.
7. 체리
여름철 싱싱하고 새콤달콤한 체리는 크기는 작아도 영양소가 꽉 찬 과일이다. 체리에 풍부한 비타민A는 눈 건강에 도움을 주고, 멜라토닌 성분은 숙면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안토시아닌 성분은 세포의 노화를 방지하고 기억력을 향상시켜주며 콜레스테롤 배출을 도와준다. 또한 혈당지수가 낮아서 당뇨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체리를 깨끗이 씻어 씨를 뺀 후 지퍼백에 담아 냉동하면 1년 내내 언제나 맛있는 주스와 스무디를 즐길 수 있다.
8. 아보카도
샐러드나 파스타, 또는 한국의 비빔밥이나 국수 요리 등에 토핑으로 많이 사용되는 아보카도는 풍부한 맛과 영양을 겸비하고 있지만 보관이 상당히 까다로운 식재료이다. 아보카도에는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고, 피부의 수분공급과 독소제거에도 효과적이다.
아보카도를 냉동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모양을 살린 슬라이스나 주사위 모양으로 냉동하려면 아보카도가 완전히 익기 전에 잘라서 냉동해야 한다. 변색을 막기 위해 레몬즙이나 라임즙을 뿌려주고,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해두면 편리하다.
소스나 스무디용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통째로 랩으로 싸서 냉동하거나 페이스트로 만든 후 냉동보관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