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집이나 교회, 각종 행사 등에서 김치를 담그는 일이 많아질 것이다. 이때 김치를 그냥 담그지 말고 다시마와 표고버섯 우린 물, 그리고 갓을 넣으면 김치의 효능이 200%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치를 직접 담그시거나 다양한 김치 요리를 좋아하시는 분들께서는 알아두시면 좋을 듯하다.
한국인의 식탁에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음식 김치는 삼국시대 무렵부터 채소를 오랫동안 먹기 위해 소금에 절이던 것에서 시작되어, 조선시대 고추의 유입과 젓갈 사용으로 오늘날의 김치가 탄생하게 되었다.
김치는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은 물론, 항암효과와 암세포의 전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재료의 종류와 특성, 그리고 담그는 방법에 따라 매우 다양한 효능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거의 매일 먹는 김치를 더 건강하게 먹는 방법은 무엇일까?
항산화 성분 200%
호서대학교 보건산업연구소 연구팀은 일반 김치와 다시마, 표고버섯, 갓을 첨가해 담근 김치의 항산화 성분을 비교하였다.
다시마와 표고버섯 50g에 4컵 정도의 물을 붓고 2시간 동안 끓인 뒤 식힌다. 그리고 그 물과 갓을 첨가해 김치를 만들었다. 그 결과, 노화를 막는 항산화 기능을 하는 모든 페놀류의 함량이 일반 김치에 비해 2배로 높아졌다. 이는 항산화 활성도가 높은 식품인 다시마, 표고버섯, 갓이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김치의 건강 효과를 더 높인 것이다.
먼저, 다시마는 수용성 식이섬유인 알긴산이 풍부해 혈중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고, 유해 중금속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다음으로 특유의 향과 맛을 자랑하는 표고버섯은 항산화 활성 및 항암효과, 항균작용, 혈당강화 및 비만 예방 등 수많은 연구 결과가 보고되는 슈퍼푸드이다. 마지막으로 갓에는 뇌졸중과 빈혈 예방에 좋은 엽산이 풍부하며, 항산화 활성이 큰 베타카로틴 함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김치에 대한 연구 중에는 천일염과 구운 소금을 썼을 때의 항암효과, 순무로 김치를 담갔을 때의 암세포 증식 억제 효과, 홍국(쌀을 홍국균(Red Yeast)으로 발효시킨 홍버섯쌀)을 첨가했을 때의 항균효과 등이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는데, 이처럼 김치의 부재료나 양념에 조금 더 신경 쓴다면 다양한 건강 효과를 내는 김치를 직접 만들 수 있다.
파이토케미칼의 항암효과
김치의 재료인 배추, 무, 파, 마늘, 생강, 고춧가루 등에는 다양한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 식물 속에 존재하는 건강에 유익한 활성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파이토케미컬은 인체에 들어가 발암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며,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단백질을 차단해 암세포를 스스로 죽게 만든다.
장 도달률 90% 김치 유산균
또한 잘 발효된 김치에는 요구르트의 4배에 달하는 유산균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동양인은 채식 위주의 식습관으로 인해 육식을 하는 서양인보다 장의 길이가 길다. 특히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약 1m 정도 장이 더 길기 때문에 장까지의 도달률이 높은 식물성 유산균을 섭취해야 유산균의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요구르트에 들어 있는 유산균이 소젓에서 발효된 동물성 유산균이라면, 김치 유산균은 대표적인 식물성 유산균이다. 식물성 유산균은 특히 내산성, 내담즙성이 강해 장까지의 도달률과 정착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며, 무려 90%가 살아 있는 상태로 장에 도달한다.
반면, 동물성 유산균은 인체에서 위산을 견디지 못해 겨우 20~30%만 살아서 장에 도달한다고 하니, 김치에 들어 있는 유산균이 얼마나 훌륭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잘 익은 김치 VS 묵은 김치
이제 막 만든 김치의 유산균은 1ml당 1만 마리 정도인데, 김치가 잘 발효된 상태에서는 6천만 마리까지 놀라운 숫자로 증가한다. 그리고 잘 익은 김치의 배추 줄기 부분 1g 속에는 고농축 요거트와 비슷한 수치인 1억 마리의 유산균이 들어 있을 정도로 풍부한 양을 자랑한다. 따라서 식사할 때 잘 익은 김치 한 조각만 먹어도 무려 40억~50억 마리의 유산균을 섭취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김치를 완전히 푹 삭혀서 묵은 김치로 먹는 게 더 건강에 좋을까? 그렇지 않다. 묵은 김치는 영양 생리적인 면에서 잘 익은 김치보다 떨어진다.
부산대학교 김치연구회 박건형 교수 연구팀에 의하면, 묵은 김치의 유산균 수는 1ml당 1천만 개로 잘 익은 김치의 1억~10억 개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치가 오래 숙성되면 저온 환경과 높은 산도 때문에 유산균이 죽기 때문이다. 김치에 풍부한 비타민C 역시 모두 대사되어 수치가 낮아진다. 따라서 김치는 오래 숙성시키기보다는 적당히 익었을 때 먹는 것이 건강에는 더 좋다.
건강의 차이가 곧 인생의 차이다. 그리고 장 건강이 좋으면 우리가 느끼는 행복감도 높아진다.
출처 : 한국식품영양학회지 논문 및 최불꽃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