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를 되돌리는 기술
젊은 몸으로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한 기술은 준비돼 있다. –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
150세까지 살 사람은 이미 우리 중에 있다. – 노화학자, 오브리드 그레이
100세 시대라는 말이 무색하게 벌써 200세 시대를 내다보는 책이 나왔다. 그것도 나이 든 노인으로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노화와 장수 과학의 눈부신 발전 덕분에 20대의 건강한 몸으로 200살 혹은 그 이상을 살 수 있게 된다는 전망이다.
오늘 소개하는 책 <역노화>는 미국의 벤처 투자 전문가인 세르게이 영이 최첨단 수명 연장 과학을 연구하는 수많은 기업들과 교류한 내용을 일반 대중에게 전하는 최초의 책이다. 저자는 장수비전 펀드, 즉 수명 연장 기술에 투자하는 벤처 캐피털 펀드를 통해 수명 연장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인 스타트업 수백 곳의 내부를 들여다본 유일한 사람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노화와 장수 과학은 눈부신 속도로 발전 중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짧게는 10년, 길게 는 50년 안에 인간 수명이 파격적으로 연장되고, 거의 모든 인류가 장수하는 시대가 온다고 말한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장수란, 단순히 죽지 않고 오래 사는 상태가 아니다. 노화 자체를 예방하고, 멈추게 하고, 노화 과정을 역전시켜 젊음을 회복한 채 오래 사는 상태를 말한다. 데이터 기술과 인공지능, 유전공학, 재생의학, 생체공학의 발전은 질병을 완벽하게 예방할 뿐만 아니라, 노화된 몸 자체를 재생하는 데까지 이르러서 우리가 새로운 신체를 소유하게 해줄 것이라고 한다. 이런 역노화 기술에 힘입어 인류는 곧 젊은 몸으로 오랜 기간을 살아가는 신체 2.0 시대를 맞이할 거라고 한다.
만약 정말로 20년 안에 그런 시대가 온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늙지 않고, 병들지 않은 몸으로 150세, 200세까지 살 수 있게 된 인생은 무엇을 필요로 할까? 더 나아가 기계와 결합해 계속 신체를 교체하면서 영원히 죽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진정한 의미의 장수 시대를 앞두고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 책에서 소개하는 200살의 모습을 한 번 들여다 보도록 하자.
200세의 삶
200세 생일을 맞이한 당신의 모습을 한번 상상해보자. 온도와 산소가 최적화된 침실에서 눈을 뜬 당신은 몸이 딱 필요로 하는 만큼 수면을 취했다. 당신이 잠든 사이 혈액 속 나노 로봇들이 손상 부위를 확인하고 치유하며, 전신에 장착된 마이크로칩을 통해 영양소와 비타민, 약물을 운반한다. 체내외 진단 기기들이 꼼꼼하게 몸을 검사한 후 전 세계 사람들의 데이터와 비교해 그 결과에 따라 식단의 분자 구성을 세심하게 조정한다. 손상된 조직과 세포가 모조리 치유된 당신은 젊은 시절의 건강상태 그대로 잠에서 깨어난다.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하던 당신은 잠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본다. 당당하게 미소 짓는 얼굴은 200세 생일을 맞이한 오늘도 영락없이 25세로 보인다. 그렇게 보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당신은 생물학적 나이를 25세로 되돌리기로 선택했고, 이제 그 시절의 활력과 건강한 육체미를 만끽한다. 물론 지난 200년 동안 지구에서 축적한 경험과 지혜는 그대로 간직한 채로 말이다.
이제 아침을 먹으러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생김새, 움직임, 목소리 할 것 없이 인간을 꼭 닮은 가정용 로봇들이 당신을 맞이한다. 이 로봇들은 당신의 기초대사량에 딱 맞춰 만든 맛있는 음식을 식탁에 차려 놓는다. 심심풀이로 그날의 뉴스를 읽는 때도 있지만, 오늘은 생일파티 전에 할 일이 많으니 간편하게 전 세계 최신 지식을 몸속 메모리로 곧장 다운로드한다. 한번 들어온 지식은 영구히 저장된다. 간단한 명령 하나면 전 세계 모든 뉴스부터 복잡한 수학 공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데이터를 흡수할 수 있다.
이 미래에는 유전병이 존재하지 않는다. 태아 때부터 유전병을 검사하고 치료하는 동시에 각종 신체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기 때문이다. 전염병이나 정신병도 없다. 슈퍼컴퓨터, 인공지능이 모든 치료법을 이미 오래 전에 개발한 터다. 새로운 유행성 질병이나 바이러스의 최초 감염자가 확인되면 즉시 치료법을 내놓는다. 체내 이식된 전극 특수 마이크로 칩과 혈액 속을 떠다니는 나노 로봇이 완벽한 건강을 유지하도록 인체를 감시하고 각 시스템을 보존해준다. 덕분에 당신은 초인적인 힘과 시력, 청력을 누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몸 안에 심장, 폐, 신장, 간, 췌장 기능을 대체하는 체내 기계장치를 설치할 수 있다. 이 기계들은 정기적인 점검을 거쳐 50에서 100년 주기로 교체된다. 사실상 원하는 만큼 몇 번이고 새로운 몸으로 교체할 수 있다.
이 모든 기술 발전은 세상의 모든 천재들의 지능을 합친 것보다 더 똑똑한 인공지능과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양자 컴퓨터 덕분에 실현 가능하다. 이 미래 세계에서는 위험한 활동을 로봇과 기계가 대신하기 때문에 사고가 매우 드물다. 설사 사고가 일어나 죽더라도 그 사람과 영영 이별한다는 느낌은 없다. 죽은 이의 외모, 목소리, 움직임, 체취, 사고방식까지 그대로 빼다 박은 실리콘 아바타가 있기 때문이다. 그가 사망하기 전에 자신의 뇌를 디지털화해 클라우드에 백업해 놓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의 뇌를 두 번째 몸에 다운로드하는 것은 손쉬운 작업이다.
미래 세계에서 이 같은 기술은 오늘날의 자동차나 에어컨, 각종 의학적 치료법과 마찬가지로 필수 기술이 될 것이다. 질병, 쇠약, 죽음은 과거에나 존재하던 개념이 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걱정하는 노화, 시간 부족, 사랑하는 이와 사별하는 일은 사라질 것이다. 말 그대로 시간 제약 없이 무엇이든 배울 수 있고, 무 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이런 미래가 터무니없이 느껴지는가? 장담컨대, 이 미래는 실현 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실상 필연적이다. 그런 세상은 이미 다가오고 있고, 여러분의 생각보다 더 빨리 도래할 것이다.
노화로부터의 자유
1900년대 인간의 기대수명은 전 세계 평균이 31세였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75세까지 늘었고, 많은 나라에서 기대수명이 80세를 넘었다. 최근 추세로 보면 10년마다 인류의 기대수명이 1~2년씩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는 그 이상도 가능하다. 더욱 강력한 컴퓨터, 인공지능, 가까운 미래에 새롭게 등장할 혁신기술들은 그 과정을 가속화해 기하급수적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류의 기대수명이 매년 1년씩 늘어나 150세나 200세, 혹은 그 이상까지 살게 될 것이다. 이처럼 장수 과학의 발전으로 노화의 속도보다 역노화의 속도가 더 빨라지면 건강과 젊음을 온전히 되찾게 될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선지자로 통하는 구글의 엔지니어링 부문 이사인 레이 커즈와일은 10년에서 12년만 있으면 기술적으로 이런 단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커즈와일을 비롯한 여러 전문가들의 예측이 맞아 떨어진다면 과학 기술의 발전속도는 점점 빨라져 종국에는 생물학적 역전 혹은 어쩌면 영생까지도 현실이 될 그날이 오고야 말 것이다. 우리가 앞으로 20~30년간 살아있기만 한다면 그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