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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40대에게 하고 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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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40대에게 하고 싶은 말
칼 융은 40대 이후의 삶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KOREAN LIFE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코칭경영원 파트너 코치 [email protected]

가장 힘들었던 나이
삶에서 가장 힘든 나이가 언제일까? 언제 가장 앞이 캄캄할까?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나이가 있다면 언제인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40대가 가장 힘들었다. 그야말로 앞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30대에 대기업 임원이 됐다. 그런데 내가 생각한 삶이 아니었다. 월급은 많았지만 자유는 제로였다. 직장은 그야말로 창살 없는 감옥이었다. 계속 탈출을 꿈꾸던 내게 마침 회사를 떠나야 할 일이 생겼다. 사실 버티면 되었다.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던 동료나 선배들은 그냥 버티면서 살았지만, 당시 40대 초반이었던 나는 다른 선택을 했다. 아니, 결단을 내렸다. 직장을 그만두는 게 아니라 아예 직업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타이밍이 문제였다. 회사를 떠나는 시점에 외환위기가 터졌다. 회사가 얼마나 안락하고 편안한 곳인지 깨달았지만 때는 늦었다.
대기업을 떠나 선택한 직업은 컨설팅이었는데 나를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몇 달간 무보수로 회사에 다녔고 몇 달 후 나온 월급도 겨우 200만원 정도라 가족을 부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런데 그 당시 경제적 어려움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두려움을 넘어 공포에 가까웠다. 이대로 처자식과 함께 길바닥에 나앉는 상상을 참 많이 했다. 지금은 힘들어도 머지않아 나아진다는 믿음이 있으면 좋았겠지만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래도 새로운 직업이 주는 설렘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곳에서도 잘하면 성공할 수 있겠다’, ‘의외로 내 성향과 잘 맞는다’, ‘여기 있는 사람들도 별거 아니네’ 같은 생각이 들었다. 답답한 심정에 꾸준히 글을 썼고 그걸 경제지에 실었는데 그 글로 인해 여러 기회가 생기면서 조금씩 앞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게 25년 전 얘기다.

아플 수도 없는 마흔
그런데 이렇게 힘든 40대를 보낸 건 나만이 아닌 듯하다. 주변을 봐도 그 나이에 가장 많은 갈등을 하는 것 같다. 지금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다른 일을 하기에는 걸림돌이 많기 때문이다.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라는 책은 그런 애환이 담긴 책이다. 책 내용의 일부를 소개한다.
“우선 회사 생활이 만만치 않다. 어렵게 들어왔고, 아직 애들도 어린데 회사 생활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때로는 원하지 않아도 어느 쪽엔가 줄을 서야 할 때도 있다. 어느 순간 회사에서 필수품이 아닌 소모품이 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주변에서는 뭔가 새로운 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충고한다. 인생 2모작을 이야기한다. 말은 맞지만 결코 쉽지 않다.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 해도 망설임 없이 그 길을 선택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도 어렵다. 용기가 나지 않는다. 나도 모르게 ‘이 나이에 뭘….’ 하는 생각이 든다. 일종의 조로현상이다.
이런 사고방식에 익숙해지면 무기력증에 빠지기 쉽다. 물론 이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조병화 시인의 ‘결국, 나의 천적은 나였던 거다’라는 말처럼 자신이 변화의 가장 큰 걸림돌일 수 있다.”

변화의 마지막 기회
40대는 변화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다. 그때 무언가 변화를 주어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변화하라고 말해줄 수는 없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이때 도움이 될 질문은 다음과 같다.

“당신이 칠순잔치에서 40대의 당신으로부터 무슨 얘기를 듣고 싶은가?
반대로, 절대 듣고 싶지 않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미래의 당신으로부터 칭찬을 들을 수 있겠는가?”

가장 힘든 나이, 뭔가 결단을 해야 하는 나이, 이때를 놓치면 다시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줄어드는 나이가 40대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40대는 너무 아름다운 나이다. 본인들은 많은 나이라고 생각하지만 내일모레 칠십인 내가 보기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다.
마지막으로 힘겨운 40대를 보내고 있을지도 모르는 당신에게 박우현 시인의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를 전한다.

이십 대에는
서른이 두려웠다
서른이 되면 죽는 줄 알았다
이윽고 서른이 되었고
싱겁게 난 살아있었다

삼십대에는
마흔이 무서웠다
마흔이 되면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다
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난 슬프게 멀쩡했다
쉰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예순이 되면 쉰이 그러리라
일흔이 되면 예순이 그러리라

죽음 앞에서
모든 그때는 절정이다
모든 나이는 아름답다
다만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