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 (법학박사, 변호사)

경호, 보안 및 정치적 이유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회담이 판문점에서 싱가포르로 변경되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사적 업적을 만들려는 의욕 때문에라도 판문점을 세기의 회담 장소로 선택하려고 했었다. 그런 그의 의중은 아래의 4월 30일자 트윗에서도 읽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판문점 회담 장소 언급은 레이건 대통령과 직접 연관이 있다. 미국에서 레이건 대통령은 민주당 지지자들도 인정하는 훌륭한 대통령이다. 마치 공화당 지지자들이 민주당 케네디 대통령을 인정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

특히 공화당에서 레이건 대통령은 더욱 특별하다. 그래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들은 누구나 예외 없이 자신이 더 레이건답다고 강조한다. 이번 남북 평화회담의 대역사와 1990년 동서독 통일의 대역사는 수평적으로 비교되는 사건이다. 레이건 대통령은 1987년 6월 12일 당시 서 베를린에서 그 유명한 “Mr. Gorbachev, tear down this wall!”을 외쳤고, 그 후 동서독은 1990년에 통일이 되었다. 히틀러 정권에 대한 징벌로 미국과 구 소련이 독일을 분단시킨 후 40여 년이 지나서야 다시 미국과 소련이 독일을 통일시켜 준 것이다.

여기서 레이건 대통령의 베를린 연설이 6월 12일이란 점이 이번 트럼프-김정은 싱가포르 6월 12일 회담과 겹친다. 여러 가지 역사적 상징성, 즉 공화당, 레이건 대통령, 분단, 공산주의 대 민주주의 등의 키워드가 6월 12일 트럼프-김정은 회담에 담겨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원이 좋아하는 레이건 대통령처럼 판문점에서 2018년 6월 12일 휴전선을 평화선으로 전환시키려는 구상을 하였으나 경호, 통신보안, 편리성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싱가포르에서 ‘베를린 6월 12일’ 역사를 재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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