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숙
국민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코칭경영원 대표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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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행운
대학생 때 아버님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그때부터 장남인 자신이 집안을 책임지고 동생들을 다 뒷바라지했던 지인이 있다. 이제는 중년의 사업가가 되었고, 고생담은 다 지난 옛날 얘기다.
그런데 최근에 뜬금없이 마을금고에서 표창장 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마을금고에 전화해보고서야 의문이 풀렸다. 그의 어머니가 가장 역할을 떠맡은 아들을 위해 붓기 시작한 적금이 40년이 다 되어 3억원이 넘는 거액이 된 것이다. 뜻밖의 행운이 아닌가.
살림이 빠듯했을 어머님이 큰 돈을 저축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다만 그게 복리로 불어나고 시간이 축적되자 어마어마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 얘기를 듣고 복리에 대해, 더 정확히는 ‘축적’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인슈타인은 복리를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하며, ‘복리야말로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했다고 한다. 록펠러도 ‘복리는 세상의 8번째 불가사의’라고 했단다.
복리(複利)란 무엇일까? 잘 아시다시피 원금에 일정기간 이자를 축적하여 가산하고 이를 새로운 원금으로 해서 거기에 이자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단기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지만 기간을 늘려보면 차이는 급속도로 늘어난다.

시간 속에 축적되어가는 것들
그렇다면 지식이 쌓이는 것도 복리로 작용하지 않을까? 책을 열 권 더 읽었다고 티가 나지 않는다. 논문을 몇 편 더 읽는 것도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을 3년, 5년 꾸준히 하면 남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차이가 생긴다. 한 분야를 정해 관련 책과 논문을 읽고 공부한 사람의 내공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시간이라는 변수가 개입되기 때문이다. 누구도 금방 흉내낼 수가 없는 진정한 차이가 축적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공부할 때는 분야를 정해 일정 기간 몰입하는 것이 좋다.

한 분야에 3년 정도 투자
몇 가지 분야에서 거의 전문가 수준의 실력을 갖춘 분이 있다. 그는 일본 역사에 대해서는 강의를 할 정도로 해박하고, 석유 관련 국제 정세와 역사도 꿰뚫고 있다. 와인이라면 거의 전문가 수준이고, 베드민턴은 가장 치열하다는 사회인 리그에서 선수로 나갈 정도다.
하나도 쉽지 않은데, 여러 분야에서 어떻게 그런 실력을 갖추게 되었을까? 시간은 그나 나나 똑같이 하루 24시간이고, 생업을 위한 일을 해야 하는데 말이다.
이분의 비결은 관심 있는 분야가 생기면 한 3년 투자할 생각을 한다는 거다. 와인을 공부하고 싶으면 와인에 관한 만화책부터 찾아서 읽고, 와인 강좌에 등록해서 배운다. 와인 애호가들의 커뮤니티에도 들어간다. 휴가도 가능하면 와이너리에 갈 수 있는 곳으로 간다. 이렇게 한 3년 하고 나면 전문가까진 아니라도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된다는 것이다.
국제 유가 문제도 읽어야 할 책을 찾아서 몇 권 공부한다. 책을 한 열 권 읽고, 관련 강의 찾아 듣고 뉴스를 클리핑하다보면, 어느 순간 눈이 트인다고 한다. 더 나가다보면 다른 뉴스에서도 맥락이 읽히는 훤해지는 단계가 온다고 한다. 와 부럽다! 이게 지식이 복리로 작용하는 순간이 아닐까.

어떤 대상을 사랑하는가?
이분의 얘기를 들으며 진짜 사람들의 잠재력이 크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자기가 관심있고 사랑하는 대상에 꽂혀서 몇 년을 즐겁게 몰입하는 시간이 부러워졌다. 이런 관점을 가지면, 과정을 즐기게 된다. 자격증 취득이나 시험 합격이라는 결과가 아니라, 쌓이는 지식과 관점을 중시하게 되고, 다른 전문가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된다.
당신은 어떤 대상을 사랑하는가? 하나의 관심사에 한 3년 동안 시간과 관심을 투자한다면 어느 분야에 하고 싶은가?
돈이 복리로 불어나는 마법처럼, 시간을 들인 축적이 마술처럼 수확될 날이 있기를 기원해본다.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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