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 3년차 32살 남자입니다.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집사람의 이기심 때문입니다.

결혼 전 집사람은 배려심 많고 어른 잘 챙기고 자신보다 저에게 더 헌신적인 그런 여자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이 여자라면 결혼해도 행복하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고요. 그런 모습이 이뻐서 결혼 준비는 원하는 대로 해줬습니다. 처가와 5분 거리에 집을 얻었고, 집사람이 모은 돈이 얼마 없었기에 혼수도 저렴하게 했어요. 사람이 좋으니 그런 건 신경 안 쓰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결혼을 하고 생활하는데 6개월 정도는 제 생각과 다르지 않은 행복한 생활이었습니다. 가깝다고 자주 오시는 장모님과 장인어른이 불편하긴 했어요. 평일이고 주말이고 말씀도 없이 찾아 오십니다. 오셔서는 ‘저녁 먹으러 가자, 점심 먹으러 가자, 벚꽃 구경가자, 어디 가자’ 하시며 심심하면 오시더라고요.

반대로 저희 부모님은 결혼생활 3년 동안 저희집에 5~6번 정도 오셨나? 1년에 1~2번 오세요. 같은 지역의 30분 정도 거리에 사시는데도요. 그런데 그렇게 자주 오시는 장모님은 저희를 또 처가에도 자주 부르십니다. 아니, 주당 2~3번 저희집에 오시는데, 제가 굳이 또 가야 합니까? 그게 쌓이다 보니 나중에 터지더라고요.

처가는 그렇게 자주 왕래하니 결혼하고 첫명절에 본가에서 2일 자고 오자고 했더니 집사람이, “조금 부담스럽다. 우리 부모님도 만나야지.” 하더라고요. 평일이고 주말이고 일주일에 못해도 2~3번은 보는 부모님을 명절이라고 또 보고 싶나 봅니다.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닐까요?

그동안 본가는 한 달에 1~2번 방문했어요. 처갓집 식구는 한 달에 10번쯤 보는 편이었고요. 그래서 얘기했죠. “처갓집 식구들 우리집에 그렇게 자주 오는데 내가 불평불만 내색한 적 있어? 너 이기적인 건 알아? 니 생각만 해? 니 부모님은 편하겠지? 그런데 내 부모님은 불편하지? 나도 마찬가지야. 입장 바꿔 생각해봐. 그럼 이해가 되지?” 그랬더니, 자기 부모님은 편하게 해주지 않느냐 합니다. “그럼 우리 부모님은 불편하게 해주시냐? 결혼 전부터 모든 걸 맞춰 주시는 그런 분들이신데? 니가 생각이 있는 사람이야?”

그렇게 싸워서 명절은 항상 제 본가에서 2일씩 자고 옵니다. 그렇게 6번의 명절을 보냈죠. 3년이 지난 지금도 장모님 장인어른 엄청 자주 오십니다. 가정을 꾸린 자식집에 일주일에 2~3번 오시는 게 말이 됩니까? 게다가 한번씩 잔소리도 하세요. 그래서 저도 며칠 전에 참다참다 한마디 했어요.

“결혼한 자식집에 왜 이렇게 자주 오세요? 가깝다고 쳐도요, 저희 부모님은 1년에 2번 오실까 말까입니다. 가까운데도요.” 그랬더니 ‘저게 왜 저러나’ 이런 표정이시더라고요. 그래서 내친 김에 다 말씀 드렸습니다. 아무리 부모자식 관계라도 결혼하고 가정을 꾸렸으면 배려라는 걸 해 주셔야 한다고, 앞으로 오시고 싶으실 땐 전화나 문자로 먼저 물어보고 오시라고. 집사람과 얘기 다 했는데, 자기는 착한 것만 하고 싶어서 얘기 자체를 안 하니 제가 이렇게 말씀 드린다 했어요.

결혼한 자식집에 일주일 2~3번씩 가는 집이 과연 있기나 할까요? 아이를 낳은 것도 아니고요. 아마 저희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그리고 그 자리에서 집사람에게 얘기했어요. 처가 본가 모두 가까우니까 똑같이 방문하자고요. “내 부모님도 심심하실 테니 일주일에 2~3번 놀러 오셔서 식사도 하고 놀러도 다니자고 얘기할게.” 하고는 그 자리에서 부모님과 통화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부모님이 분양받은 아파트에 저희가 들어가도 되냐고 여쭤 봤어요.(부모님 댁과 10분 거리, 처갓집과 40분 거리) 이 집 전세 연장은 했는데 집주인이 나가 줬으면 한다고 얘기하고요. 그랬더니 저희 부모님이 흔쾌히 그러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집에 자주 좀 오시라고, 집사람도 부모님 자주 오셨으면 한다고, 놀러도 다니고 식사도 하고 그러자고 했어요.

그렇게 얘기해 버리니, 장모님 얼굴을 봤어야 하는데, 집사람이랑 둘 다 사색이 돼서 아무말도 못하고 장인어른은 둘이 꼬라지 보라면서 “잘했다. 그럴 줄 알았다.”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두 분이 가시고 집사람이 그제야 사태파악이 됐는지 뭐라 하는데, 제가 그랬습니다. “됐고, 내가 처가에 한 만큼만 시댁에 해.” 제가 3년 참고 지냈으니 집사람도 고생 좀 해 봐야죠. 시댁 식구들 일주일에 2~3번씩 보면 자기가 얼마나 이기적이었는지 알게 되겠죠.

오늘 저희 아버지, 어머니, 저, 집사람 카톡 초대해서 “오늘 저녁에 같이 식사해요. 제가 식당 예약할게요.” 이렇게 톡 보내 놨습니다. 저도 이제 부모님께 효도하는 자식이 되겠습니다.

출처 : 네이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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