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트럼프 대통령을 ‘evil (악마)’ 또는 ‘idiot (멍청이)’이라는 프레임으로만 바라보면 한미간의 외교와 무역 문제는 물론, 북한 핵문제와 남북평화, 중국과의 무역 문제 등에 있어 국익에 큰 해가 된다는 판단 아래,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1월에 쓴 『트럼프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전문을 연재한다.

“Not My President”
2016년 11월 8일 대선이 끝나고 다음날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캘리포니아를 필두로 대선 불복 시위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져 있던 언론들이 이를 앞다투어 보도하자 시위는 점점 전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시위대의 주장은 트럼프가 그들의 대통령이 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이번 대선이 미국 역사상 최악의 진흙탕 싸움이 된 데에는 양측 후보들의 막말과 흑색선전, 그리고 각종 스캔들이 가장 큰 원인이었지만, 두 후보와 양측 지지자들 사이에 싸움을 부추기고 자극한 언론의 영향도 컸다. 그 결과 마치 축구경기에서 열기가 과열되면 광팬들이 거리로 나와 폭력을 휘두르는 훌리건들과 비슷한 양상이 펼쳐졌다.
처음에는 피켓을 들고 민주적인 시위를 하던 시위대들이 점점 열기가 과열되자 길가에 주차된 차량이나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고 미국 국기를 불태웠다. 이어 건물 유리창을 무차별로 부수고 상점의 물건들을 훔쳐가는 폭도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1992년 LA 폭동을 연상시키며, 시위대가 외치는 대선 불복과 무고한 시민들의 차량에 불을 지르고 상점을 약탈하는 행위 사이에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알 수 없는 폭동으로 변질되었다.

트럼프 혐오증 (TDS)
특히 주류 언론들은 선거 기간 내내 힐러리가 트럼프에게 압승을 거둘 거라고 장담해 온 터라 선거 패배로 인한 실망과 분노, 허탈감, 모멸감 등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힐러리의 패배는 곧 자신들의 패배였다.
그런데 가장 똑똑하고 지적이라고 믿어온 미국의 주류 언론들이 마지막 순간에 트럼프에게 패배했다는 사실은 그들의 자존심에 너무도 큰 상처였기 때문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이들에게는 자신들이 공들여 쌓아온 탑을 하루 아침에 트럼프에게 도둑맞은 기분이었고, 그것이 너무나 분한 나머지 트럼프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트윗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이 ‘트럼프 혐오증(Trump Derangement Syndrome, TDS)’을 앓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혐오증 환자들은 트럼프에 관한 모든 것에 히스테리 반응을 보이고, 현실을 점점 부정하다가 나중에는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을 한다고 설명했다.

2016년 대선 이후 이슈가 된 ‘트럼프 혐오증(TDS) ©eblnews

실제로 주류 언론들은 트럼프 당선 직후 미국 경제가 망할 거라는 그들의 예측과 달리 주가가 폭등하자 이것은 트럼프 효과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의 기업들이 멕시코로 이전하려던 계획을 줄줄이 포기하고 미국에 남겠다고 발표하자 이것도 절대로 트럼프 효과가 아니라고 조목조목 심층보도를 하면서도, 동시에 이제 트럼프 때문에 멕시코 국민들이 가난과 슬픔에 빠지게 됐다고 트럼프를 비난했다.
그들은 실제로 현실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었다. 이런 증상은 정치권과 언론을 넘어 힐러리 지지자들에게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급기야 그들은 SNS로 정보를 공유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시점부터는 전문 시위대가 투입되어 전국적인 대규모 시위를 이끌어가기 시작했다. 이들에게 자금을 댄 사람은 민주당 측 해지펀드 갑부인 조지 소로스라고 알려졌다.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

이준길 법학박사(SJD, 금융법전공), 변호사(미국 North Carol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