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의 사주 제프 베조스와 트럼프 대통령은 앙숙관계이다. ©Daily Mail
이준길 변호사 (NC)
법학박사 SJD [email protected]

지난 호에서는 대표적인 반 트럼프 언론인 뉴욕 타임즈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뉴욕 타임즈와 더불어 미국을 대표하는 언론인 워싱턴 포스트에 대해 살펴보자.

민주당 언론으로 창간
워싱턴 포스트는 1877년 민주당 정치인 스틸슨 허친스(Stilson Hutchins)에 의해 창간되었다. 허친스의 창간 목적은 물론 민주당 선전지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로부터 12년 후 1889년 허친스는 워싱턴 포스트를 공화당 정치인 프랭크 해튼(Frank Hatton)과 민주당 정치인 베리어 윌킨스(Beriah Wilkins)에게 매도했다. 그리고 해튼이 사망하자 윌킨스가 해튼의 지분을 인수하였고, 윌킨스의 사후에 두 아들이 경영권을 물려받게 된다.
그러다가 1905년 민주당 정치인 존 롤 맥린(John Roll McLean)에게 다시 신문사를 매도하는데, 맥린의 사후에 그의 아들이 경영을 하다가 파산하고 만다. 결국 1933년 파산 경매를 통해 신문사는 전문 금융인 유진 마이어(Eugene Meyer)에게 소유권이 넘어간다.

공화당에서 다시 민주당으로
오늘날 워싱턴 포스트의 명성을 쌓아올린 전설적인 인물 캐더린 그레이엄(Katharine Graham)은 마이어의 딸이다. 마이어는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한 후 정파적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립 노선을 선언했다. 그러나 마이어가 공화당원이었기 때문에 신문은 공화당 성향에 가까웠다. 1946년 마이어는 사위인 필립 그레이엄(Philip Graham)에게 경영권을 넘겨주는데, 그레이엄 부부가 당시 케네디 가문과 친했기 때문에 워싱턴 포스트는 점점 민주당 성향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1961년에 워싱턴 포스트는 유명한 잡지사 뉴스위크(Newsweek)를 인수한다. 그리고 1963년 그레이엄이 사망하자 부인이자 마이어의 딸인 캐더린 그레이엄이 경영권을 이어받게 된다. 캐더린은 월남전에 반대하며 더욱 더 민주당 성향으로 기울게 된다. 1979년에 캐더린의 아들 도날드 그레이엄(Donald E. Graham)이 워싱턴 포스트의 신문 부문 사장으로 임명되었다. 그리고 2013년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워싱턴 포스트의 신문 부문을 사들여 새로운 주인이 되었다.

워싱턴 포스트와 워렌 버핏
캐더린은 1971년 워싱턴 포스트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시켰다. 그리고 상장 2년 후인 1973년 워렌 버핏이 워싱턴 포스트 주식을 10%나 매입하였고 이어 워싱턴 포스트의 이사가 되었다. 버핏이 2013년 그 주식을 매도할 당시에는 워싱턴 포스트 주식을 28%나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였다. 버핏은 소년 시절 워싱턴 포스트를 집집마다 배달하며 돈을 모았는데, 그 인연으로 신문사의 대주주이자 이사가 되었고, 무려 37년간 이사직을 유지했다. 그리고 1973년에 천만 달러에 구입한 주식이 40년 후인 2013년에는 100배인 십 억 달러가 되었다.
1971년 주당 $26에 공개된 워싱턴 포스트의 주식은 캐더린의 회장직 마지막 해인 1991년에는 무려 $888에 달했다. 특이하게도 학원으로 유명한 카플란(Kaplan)도 워싱턴 포스트의 소유이다. 1984년에 4천만 달러에 인수한 카플란은 20년 후에는 신문 부문의 수익을 추월하였고, 2010년에는 워싱턴 포스트 그룹사 전체 수익의 60%를 차지하였다.

민주당 기관지로 등극
워싱턴 포스트가 공화당과 완전히 척을 지게 된 계기는 워터게이트 사건이었다. 지금도 공화당원들은 공화당 출신인 닉슨 대통령이 민주당 기관지인 워싱턴 포스트 때문에 억울하게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클린턴 대통령의 지퍼게이트가 터졌을 때 워싱턴 포스트는 아주 다른 태세를 취했다. 그리고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자 과거 닉슨 대통령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중도하차시키기 위해 맹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다 최근 클린턴 대통령이 다시 소아성애 추문에 휩싸이자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한 민주당 언론들은 모두 눈과 귀와 입을 굳게 닫은 채 아무것도 못 보고 못 들은 척했다.

결론적으로 언론이란 사주의 정파적 성향에 따라 민주당 언론, 또는 공화당 언론의 성격을 띄게 된다. 따라서 미국 언론은 근본적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와 그의 생계를 장악하고 있는 사주의 개인적, 정파적 의견일뿐, 모든 국민을 위한 공평무사한 사회적 공기(公器)가 아니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고 독자들 개인이 행간의 의미를 깊게 들여다보며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