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상 유머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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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가까이 지내는 후배가 있습니다. 한번 자기 입에서 나온 말은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를 가진 후배에게 어느 날 칭찬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동생은 보면 볼수록 사람이 참 진국이야!”
그러자 그가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형님, 그거 아십니까? 형님은 그 진국을 우려내는 사골 같은 분입니다! 하하하.”
‘진국’이라는 말에 ‘사골’이라는 비유로 되돌려주는 그의 표현력과 순발력이 놀랍기만 했습니다.

비유의 천재
아리스토텔레스는 비유를 잘하는 사람을 천재라고 했습니다.
“비유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것은 남에게서 배울 수 없는 천재의 특징이다. 왜냐하면 비유를 능숙하게 다룬다는 것은 서로 다른 사물의 비슷한 점을 빨리 간파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전혀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두 사물, 두 개념간의 비유는 역발상과 같은 기발함으로 웃음을 만듭니다. 그래서 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비유적인 표현에 뛰어납니다.
제가 좋아하는 개그맨 지상렬은 타고난 말장난꾼입니다. 그는 사전에도 없는 말들을 만들어내며 아주 참신한 언어유희를 즐깁니다.
“말을 많이 하니깐 이빨에서 땀이 나네요.”
“말실수가 많아서 혀에 지팡이를 넣어줘야 할 것 같습니다.”
표현이 기발할수록 큰 웃음이 만들어지고 기억에도 오래 남습니다.
이런 기발한 표현을 만들려면 일상적으로 늘 하는 표현을 어떻게 비유적으로 표현해볼까 궁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제가 연습하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누구나 쉽게 배워서 쉽게 응용할 수 있는 방법들입니다.

스포츠로 표현하기
첫째, 감정표현을 스포츠 용어를 빌어 표현해 보세요.
예를 들어볼까요? 우리가 기분이 좋을 때 “아, 오늘은 정말 기분이 좋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표현을 자기가 좋아하는 스포츠 용어를 사용해 표현해 본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지요. “야, 오늘 기분 최고야! 9회말 홈런!!!”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오늘 기분 완전 홀인원 한 것 같아!”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요?
그러면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요? 농구를 좋아하시는 분은? 등산을 좋아하시는 분, 조깅하시는 분, 권투하시는 분, 테니스 치시는 분, 태권도 하시는 분, 탁구, 배구, 수영, 싸이클, 마라톤, 에어로빅, 요가, 필라테스 … 뭐든지 여러분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운동을 떠올리며 이렇게 끊임없이 다르게 표현하려고 궁리하다 보면 멋진 유머가 탄생합니다. 기분이 나쁘거나 평범할 때의 표현도 시도해 보세요.

정의하기 놀이
둘째, 정의하기 놀이를 해봅니다. 재미있는 비유표현을 만들 때 제가 습관적으로 하는 놀이가 있습니다. 바로 “~는 ~다.”라고 정의하는 놀이인데요, 종종 대박 비유가 만들어지곤 합니다.
“웃음은 똥배다. 왜냐하면 한번 나오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기 때문에!”
“유머는 와인이다. 왜냐하면 사람을 기분 좋게 취하게 해주기 때문에!”
“꿈은 KTX다. 목적지까지 번개처럼 우리를 데려다 주니까.”
“꿈은 우표다. 꿈에 붙어 있기만 하면 목적지까지 데려다준다.”
이런 연습을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어느 순간 기발한 비유가 떠올라 혼자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멋진 위트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행동 & 상황 비유
셋째, 행동과 상황을 비유해 봅니다. 이것은 정의하기 놀이보다 조금 더 고급스런 비유입니다.
예전에 어느 기업에 가서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회사 대표님께서 이런 인사말을 하셨습니다.
“여러분, 우리 회사 직원들끼리는 서로 비난하지 마세요. 우리 회사 직원들끼리 서로 비난하는 것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방귀를 뀌는 것과 같아요.”
순간 엘리베이터 안에서 방귀를 뀌고 난 상황이 떠오르면서 저 혼자 조용히 웃게 되었습니다.

같은 회사 직원들끼리 비난하는 것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방귀 뀌는 것 ©경향신문

이렇게 어떤 상황을 적절한 비유로 설명하면 한번에 딱 이해하기도 쉽고, 그 자체로 웃음을 유발하는 위트가 되어 듣는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그 메시지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러니 잔소리를 하고 싶을 때는 비유를 생각해보세요.
어느 날 아내가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하다가 저에게 말했습니다.
“여보, 냉장고가 작동을 안 하네. 어디가 고장났나봐.”
그때 제 머리속에서 단어 하나가 반짝 뛰어 올랐습니다.
“그래? 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속을 썩이는 걸 보니 아무래도 냉장고가 사춘기인가봐.”
사춘기라는 말에 아내가 기발한 표현이라며 재미있다고 웃었습니다. 이렇게 일상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다르게 표현하려고 노력하다보면 참신한 비유가 떠오릅니다.

비유 패턴 응용하기
넷째, 비유의 패턴을 따라 응용해봅니다. 기존에 활용했던 비유의 패턴을 따라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빅토르 위고가 책을 발간한 후, 한 팬이 빅토르 위고에게 물었습니다. “돈, 머리, 노력 이 3가지 중 성공에 가장 필요한 요소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러자 빅토르 위고가 이렇게 되물었습니다. “세 발 자전거를 탈 때 세 바퀴 중 어느 바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와 유사한 패턴의 비유가 있습니다. 철강 재벌 앤드류 카네기에게 한 기자가 물었습니다.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노동, 자본, 지식 중에 무엇이 가장 중요합니까?”
그러자 그는 이렇게 되물었습니다. “세 발 달린 의자의 세 다리 중에서 어느 다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두 유머의 비유 패턴이 거의 유사합니다. 우리도 따라해볼까요?
“안정적이지만 재미 없는 일과, 재미는 있지만 불안정한 직업 중에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까요?”
“그렇다면 당신은 돈은 많은데 매력 없는 사람과, 매력은 있지만 돈은 없는 사람 중에 누구를 배우자로 선택하겠소?” 어때요? 쉽죠?
많은 분들이 묻습니다. “어떻게 하면 고급스럽고 품위 있는 유머를 구사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비유 표현을 익혀보세요. 그러면 역도선수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 역도선수가 역기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것처럼, 청중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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