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단어를 외웠으면 그 단어를 작문과 회화에서 사용해봐야 한다. ©기억력매거진
대니얼 김
KoreanEnglish.org 운영자
영어 학습 프로그램 개발자 [email protected]

영어학습은 그 목적에 따라 두 방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해하는 영어와 사용하는 영어입니다. 성공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이들의 차이를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학습방법을 적용해야 합니다.

이해하는 영어
한국 공교육에서 배우는 영어는 이해하는 영어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교육의 목표는 영어를 한국어식 사고에 맞춰 받아들이고 이해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실제 대화에서는 오히려 방해가 되는 영어 문장 역순 해석법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영어시험에서도 다양한 표현이나 문장 작성 능력 대신, 원어민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적인 지문을 발췌해 그것의 이해 능력을 평가하곤 합니다.
이런 교육 방식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덕분에 한국의 보통 성인들은 영어로 말을 하거나 쓰지는 못해도 간단한 영어 문장을 읽고 그 뜻을 대충 파악할 수 있고, 나아가 영어로 된 전문서적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각 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학교에서 영어공부를 시작할 때 독해(읽기)의 기본이 되는 단어부터 외우기 때문입니다. 중학생 영단어 2000개, 수능 영단어 5000개를 외운 덕분에 영어 문장의 의미를 대충 파악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각 단어의 단편적인 뜻만 외우다보니 그 단어가 어떤 뉘앙스를 갖고 어떤 맥락에서 쓰이는지는 알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이해하는 영어는 읽기 학습에 많은 비중을 두며, 근래에는 듣기 학습까지 일정 부분 확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읽기 학습이 주가 되다보니 단어나 표현을 익힐 때에도 문단의 의미 파악에 매몰되어 발음보다는 철자에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나아가 직장생활에서 영어로 다른 사람과 소통해야 할 경우, 학교에서 독해나 듣기 위주로 배운 영어로는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데 뚜렷한 한계가 있습니다.

사용하는 영어
사용하는 영어와 이해하는 영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용하는 영어에는 자신의 생각이 표현된다는 것입니다. 이해하는 영어는 주로 다른 사람의 말과 글에 담긴 생각과 아이디어를 이해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반면, 사용하는 영어는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한국 학습자에게 사용하는 영어가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표현하고 싶은 생각이 한국어식 구조에 맞춰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국어식 생각을 영어식 문장으로 변환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것이 한국 학습자들이 넘어야 하는 커다란 장애물입니다.
자국어 문장의 어순이 영어와 유사한 언어를 사용하는 학습자들은 이 부분에서 큰 혜택을 보게 됩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평범한 중국 대졸자들은 서툴게라도 영어 말하기를 어렵지 않게 하는 반면, 한국의 대졸자들은 아예 입도 떼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해하는 영어에서는 정답을 고르는 것이 문법 이해의 척도였다면, 사용하는 영어에서는 이해를 넘어 다양한 상황에서의 실제 활용 여부를 그 척도로 삼게 됩니다.

학습 예시
읽기는 이해하는 영어의 대표적인 학습입니다. 듣기도 이해하는 영어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듣기 학습을 하며 따라 말해보는 쉐도잉 훈련은 사용하는 영어 학습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보편적인 듣기 학습은 이해하는 영어에 해당합니다.
문법 공부도 규칙이나 형태만을 익히는 것은 이해하는 영어 학습입니다. 예를 들어 가정법은 이런 형태로 써야 한다, to부정사는 저런 용법이 있다 등등의 방식입니다.
반면, 문법을 사용을 위해 공부한다면 사용하는 영어 학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관계대명사를 쓸지 생각해 보고 그것을 활용하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표현 익히기를 할 때도 뜻만 외우고 넘어가는 것은 이해하는 영어 학습으로 볼 수 있고, 익힌 표현을 어떤 상황에서 쓸지 생각해 보고 예문을 만들어보는 것은 사용하는 영어 학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올바른 학습 방향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영어에 익숙한 한국 학습자들에게 더 필요한 부분은 사용하는 영어 학습입니다. 사용하는 영어는 이해하는 영어보다 더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지만 많이 익힐수록 무한한 확장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쉬운 단어 OO개면 기초 회화를 할 수 있다” 같은 학습서들은 사용하는 영어의 장점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것입니다. 이 문구를 접한 학습자들은 단어 몇 개만 익히면 기초 회화가 바로 가능할 거라고 오해를 하는데, 그것은 이해하는 영어 측면에서 너무 쉽게 생각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해하는 영어는 필요가 없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영어를 배우는 동안에는 이해하는 영어도 끊임없이 접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사용하는 영어로 전환되는 것도 있고 이해하는 영어에서 끝나는 것도 있습니다. 다만 이해하는 영어에만 치중하다보면, 읽거나 듣고 이해하는데 그것을 전혀 사용하지는 못하는 반쪽이가 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해하는 영어를 기반으로 해서 많은 영어에 노출되며 사용하는 영어를 위해 집중 학습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학습 방향입니다.

실천 과제
여러분의 학습 방법을 되돌아봅니다. 다소 수동적으로 볼 수 있는 이해하는 영어 학습과, 보다 능동적으로 볼 수 있는 사용하는 영어 학습의 비중을 나름대로 가늠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자신의 영어 실력이 생각만큼 빨리 향상되지 않는 이유가 자신의 학습 방법이 이해하는 영어와 사용하는 영어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기 때문은 아닌지 점검해 봅니다. 만약 자신의 학습 방법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면 균형을 잡기 위해 반대쪽으로 조금 더 노력을 기울이며 전체적인 학습 시간을 안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형태의 영어 학습이든 여러분의 영어 실력 향상에는 궁극적으로 다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제한된 시간 안에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나는 영어를 못하나보다 하고 스스로 포기하기 십상입니다. 따라서 매일매일 영어공부를 하면서도 조금씩 자신의 발전을 체감할 수 있는 방법이 꼭 필요합니다.
이해하는 영어는 사용하는 영어의 바탕이 되고, 사용하는 영어는 이해하는 영어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만드는 영어 공부의 양 날개입니다. 따라서 하루하루 영어공부 계획을 세울 때 이해하는 영어 학습과 사용하는 영어 학습의 비율을 살펴보고 균형을 유지하는 가운데 보다 나은 성과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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