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딱 둘만 남은 것처럼, 서로 아끼며 살았으면 좋겠네. ©freepik

딱 둘만 남은 것처럼

이 세상에
딱 둘만 남게 된다면
하나의 고독은
하나가 덜어 주고
하나의 병고는
하나가 보살펴 주고
하나의 열매는
하나와 나누어 먹고
하나의 일은
하나가 도울 수밖에 없으니

하나는 하나가 아니요
둘이며, 둘은 둘이 아니고
하난데

이 세상에
딱 둘만 남았을 때
하나가 사라진다면?

새해에는
이 세상에 딱 둘만 남은 것처럼
그렇게 살았으면……

▶ 시인의 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지금 너무 험하고 힘들고 삭막합니다.
그런데, 만약 이 세상에 딱 둘만 남게 된다면 하나에게 있어 다른 하나는 얼마나 소중한 존재일까요?
하나의 고독은 하나가 덜어주고, 하나의 병고는 하나가 보살펴주고, 하나가 과일을 따오거나 사냥을 해오면 다른 하나와 나누어 먹고, 하나의 일은 하나가 도와야 하겠지요. 그러므로, 둘은 둘이 아니고 하나나 다름없겠지요.
그런데, 지금 이 지구별에는 자기 하나밖에 모르고, 제 이익, 제 욕심만 채우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것 같습니다.
새해에는 이 세상에 딱 둘만 남은 것처럼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임문혁
시인, 교육학박사, (전) 진관고등학교 교장
198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외딴 별에서』, 『이 땅에 집 한 채…』,
『귀.눈.입.코』, 『반가운 엽서』 등이 있다.
[email protected]
임문혁 시인의 새 시집 <반가운 엽서> ©시와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