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16세, 17세 소년들이 카재킹을 하면서 차주를 매달고 끌고가 사망하였고,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하였다. ©wgno.com

한인들 카재킹 사고

볼티모어에 사는 한인 권씨는 이른 아침 출근길에 뒤따라오던 차에 뒷범퍼를 받히는 사고들 당했다. 그런데 뒤차는 권씨의 차를 지나쳐 앞을 가로막고 멈춘 뒤 운전자가 차에서 내리며 권씨에게 나와 보라고 손짓을 했다. 권씨는 차량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차에서 내려 차량 뒤편을 살펴보았다. 그러자 상대편 차량의 조수석에 있던 사람이 내려 권씨의 차를 탈취해 달아나 버렸다.
권씨에 따르면 범인들은 10대 흑인들이었으며, 이른 새벽이라 주변이 어두워 범인들의 차량과 동승자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한적한 곳에서 혼자 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가 발생할 경우, 차에서 내리지 말고 문을 잠근 뒤 먼저 경찰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워싱턴에 사는 한인 여성 최씨는 자신의 집앞에서 카재킹을 당했다. 아침에 차고에서 차를 꺼내 시동을 걸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한 남성이 최씨를 밀쳐낸 후 차를 몰고 달아나 버렸다. 범인은 동유럽 액센트가 섞인 영어를 구사했으며, 최씨가 빼앗긴 차량은 흰색 벤츠 차량이었다.

카재킹 범죄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경우도 있었다. 시카고에 사는 남성 박씨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나와 도로변 주차장에 세워둔 차에 타기 위해 문을 열었는데, 갑자기 달려든 흑인 남성의 총격을 받고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결국 사망하였다.
LA에 사는 50대 한인 남성 이씨는 자신의 차를 강탈하려는 라틴계 남성을 저지하려다가 안전벨트에 묶인 채 끌려가는 바람에 전신에 심한 부상을 입고 사망하였다. 범인은 차를 강탈해 과속으로 달아나며 우회전을 하다가 중심을 잃고 전신주와 부딪힌 후 붙잡혔다.

급증하는 카재킹 범죄
국가보험범죄국(NICB)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카재킹 범죄 증가율은 뉴욕 286%, 필라델피아 238%, 시카고 207%, 워싱턴 200% 이며, 이 범죄의 거의 절반이 10대 청소년에 의해 자행되었다. 이 중에는 11살 어린이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훔친 차를 이용한 강도, 살인 범죄율도 49% 증가했다.
과거에는 카재킹 범죄가 대도시를 중심으로 일어났지만, 최근에는 SNS의 영향으로 10대들 사이에 ‘챌린지’라는 이름 아래 유행처럼 번지면서 미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테네시주 멤피스에서는 한 목사가 자신의 집앞에서 카재킹을 당하면서 총격으로 사망하였다. 범인은 15세 소년이었다. 워싱턴에서는 14세 소년이 6대의 카재킹 범죄를 저지르고, 7번째 범죄를 저지르다가 체포되었다.

갤럽이 지난달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강력범죄가 활개를 치면서 범죄에 두려움을 느끼는 미국인들의 수가 지난 50년 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코로나 이후 아시안을 타겟으로 하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아시안이 좋은 차를 탄다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에 카재킹 범죄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우리 한인들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카재킹은 범인들이 주로 총으로 위협하며 순식간에 벌어지는 범죄이기 때문에 총격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매우 높다. 따라서 카재킹을 당할 경우 무엇보다 생명에 대한 안전을 최우선으로 놓고 대처해야 한다.
그럼, 카재킹 범죄를 사전에 피하는 방법과 카재킹을 당할 경우 어떻게 해야 최대한 자신의 신체적 안전을 지킬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카재킹을 피하는 행동수칙
먼저 범인들이 주로 카재킹을 시도하는 곳이 어디인지 알고, 이런 곳에서는 더욱 신중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 신호등이나 스탑 사인(Stop sign)이 있는 사거리에 차량이 정지해 있을 때
• 쇼핑몰, 식품점 등의 주차장에서 차에 타고 내릴 때
• 셀프 주유소나 세차장
• 은행 등의 ATM (drive thru)
• 집 차고나 길거리에서 차에 타고 내릴 때
• 고속도로의 진출입로에서 차량이 속도를 줄이거나 정지할 때
이런 장소에서 카재킹 가능성을 줄이는 행동수칙은 다음과 같다.

1. 운전을 하기 전에 미리 경로를 확인하고, 운전할 지역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어떤 지역은 밤이든 낮이든 안전하지 않다.

2. 항상 차를 깨끗하게 관리하고 연료를 충분히 채우고 다니며, 위험해 보이는 주유소는 그냥 나온다.

3. 차에 탈 때는 열쇠를 미리 준비한 채 차에 접근하며, 차에 타기 전에 차 안을 한 번 살펴보고, 차에 탄 후에는 신속하게 문을 잠근다.

4. 주변에 엔진이 켜 있는 상태로 주차된 차량이 있으면 주의한다.

5. 이동거리가 짧고 안전한 지역에서도 창문을 올리고 문을 잠근다.

6. 운전 중에도 지갑, 가방, 기타 귀중품은 보이지 않는 곳에 둔다.

7. 다른 차량이 당신을 따라오는 것처럼 보이는지 확인한다.

8. 범죄를 감지하고 달아나야 하는 경우를 대비해 앞차의 타이어가 보일 정도의 공간을 확보한다.

9. 되도록 혼자 운전하는 것을 피하고, 가능하면 누군가와 함께 다닌다. 특히 밤에는 더욱 주의한다. 혼자 운전하는 경우, 비상시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를 항상 가지고 다닌다.

10. 차가 고장난 낯선 사람이나 돈을 요구하는 사람 등을 돕기 위해 멈추지 않는다. 대신 필요한 경우, 전화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다.

11. 절대, 절대, 절대!!! 히치하이커를 태우지 않는다.

12. 차에서 내릴 때는 조명이 밝은 곳, 보도, 보도 근처에 주차한다.

13. 숲이나 쓰레기 수거함, 대형 밴이나 트럭, 또는 시야를 제한하는 그 밖의 물건 근처에 주차하지 않는다.

14. 주차시 귀중품은 반드시 트렁크에 넣거나 보이지 않는 곳에 둔다.

15. 차고에 주차해야 할 때는 주차 안내원과 동행하고, 신분증 없이 키만 남겨둔다.

카재킹을 당했을 때
우리가 최대한 주의를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카재킹 범죄를 당할 수 있다. 따라서 카재킹을 당했을 때를 대비한 준비도 해두어야 한다. 먼저 평소에 자기 차에 대한 정보를 집의 안전한 장소에 보관하고 사본을 휴대한다. (자동차 출고년도, 제조사, 모델, 색깔, VIN number, 타이틀 번호, 번호판, 보험회사, 보험증서 번호 등)
만약 총을 든 사람이 당신에게 접근해 지갑이나 가방, 자동차 키 등을 내놓으라고 하면 아무 저항하지 말고 그냥 넘겨주라. 당신이 무엇을 잃게 되든, 그 순간 당신의 목숨을 살리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이어서 가능한 한 빨리 그 곳을 벗어나 가장 안전한 곳으로 간다. 그리고 범인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해낸 후(성별, 인종, 나이, 머리 색깔, 눈 색깔, 옷, 특징 등) 즉시 경찰에 신고한다.
만약 운이 좋다면 경찰이 범인들을 추적해 자동차와 지갑 등을 무사히 돌려받을 수 있겠지만, 범인들이 도주 과정에서 다른 차와 충돌하거나 가로수 등을 들이받고 전복되는 등 차량이 폐차 수준으로 파손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또한 범인을 잡지 못했을 경우 훔친 차는 범행에 이용되거나 불법으로 판매되기도 한다.
자동차나 지갑 등을 빼앗긴 경우 그 억울함과 찝찝함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그마저도 살아 있으니 느끼는 감정임을 생각하며 천만다행이라고 위안을 삼는 편이 낫다.

카재킹 보험 처리
카재킹으로 차를 강탈당한 경우, 보험이 차량 도난을 보상하는 자차보험(comprehensive insurance)에 가입되어 있으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자기 차의 가치를 판단해서 필요한 보험에 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자차보험이 없는 경우에는 차량 보상은 불가하다. 그러나 카재킹으로 부상을 입은 경우 치료비 보상은 받을 수 있다. 물론 자신의 의료보험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각 주에 따라 카재킹으로 인한 인명피해 발생시 주정부에서 소정의 보상을 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State Crime Victims Compensation).

그 외에 카재킹에 대비하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다음과 같다. 먼저 가까운 경찰서에 문의해 경찰서 웹사이트에 자신의 차량을 등록해두는 것이다. 자신의 차량과 차주 정보, 서명 등을 입력하면 차량이 도난당했을 때 경찰이 차량을 추적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이에 더해 ‘경찰서 등록 차량’이라는 스티커를 발부해 차량에 부착하게 하는 도시도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자동차에 도난 방지 및 차량 추적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추가로 다음에 자동차를 산다면 어떤 차를 살지 고민해볼 필요도 있다.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색깔이나 차종을 고르는 것도 한 가지 보호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총에는 총으로?
총으로 위협하는 상대에게 나도 총으로 대응하겠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 8월 텍사스주 달라스에서는 40대 한인 남성 신씨가 퇴근길 고속도로에서 경미한 추돌사고 후 말싸움이 몸싸움으로 번지고, 몸싸움이 총격으로 번지며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평소 정의로운 사람으로 알려진 신씨는 미 해병대 출신으로, 달라스 한인 미용실에 흑인 남성이 들이닥쳐 13발을 난사한 혐오범죄 직후 “우리 직원들과 손님들을 보호하겠다”며 권총을 구입했다. 또한 달라스 모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총으로) 우리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며, 자신은 비상시를 대비해 6개의 총을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교통사고 현장에는 신씨 1명과 상대측 8명이 서로 총을 가진 상태였고, 차에 타려던 신씨는 뒤에서 쏜 총에 맞아 사망하였다. 안타깝게도 그는 가족으로 14살짜리 딸 하나를 남겨두고 떠났다. 따라서 총에 총으로 맞섰을 때, 내가 죽거나 상대를 죽이고 살인죄로 재판을 받을 수 있으며, 남겨진 가족들이 겪게 될 최악의 상황까지 신중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카재킹 범죄가 급증하는 배경
최근 10대들이 이처럼 무모하게 총이나 칼로 무장한 채 카재킹 범죄를 저지르는 비율이 급증한 데에는 일련의 배경이 있다.
지난 2020년 미네소타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대한 반작용으로 경찰 병력을 줄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졌고(“Defund Police”), 정치인들이 이에 편승하여 무분별하게 경찰 예산을 삭감함으로써 경찰력을 약화시켰다. 그 결과 집에 강도가 들어 신고를 해도 출동할 경찰이 없는 사태가 발생하게 되었다.
경찰 예산 삭감 바람은 미 전역에서 경찰들의 사기를 크게 저하시켰고, 이후 많은 경찰들이 자기 직업에 회의를 느끼고 경찰 조직을 떠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경찰 지원자도 대폭 감소하여 높은 연봉을 제시함에도 불구하고 경찰력 증원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이다.

이 상황을 더 악화시킨 것은 정치적 진영 논리에 빠진 지방 검사들이다. 카재킹 등 각 주에서 일어나는 범죄 업무를 담당하는 검사들은 대부분 선출직이다. 따라서 정치적인 편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 당시 전국의 수많은 시위대들이 길가의 자동차에 불을 지르고 상점에 난입해 물건을 훔쳐서 붙잡혀 왔지만, 당시 사회적 분위기와 정치적 진영 논리에 빠진 검사들은 오히려 이들을 두둔하며 기소를 하지 않거나 아주 약한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주의 정치인들이 펜데믹을 핑계삼아 범죄인들에 대한 보석금을 대폭 낮추거나 아예 없애 버림으로써 범죄자들이 쉽게 풀려나게 되었다. 그 결과 카재킹 같은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이 구치소에서 나오자마자 다시 똑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들 주의 정치인들은 미성년 범죄자(촉법소년)의 형사책임 연령을 14세에서 16세로 높이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 결과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들은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처벌이 약하고, 금방 풀려나기 때문에 더욱 거리낌없이 대담하게 범죄를 저지르게 된 것이다.